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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영업1부 박현숙 부장 역
"캐릭터 통해 원칙보다 사람이 1순위라는 가르침 받아"
"상 욕심 없던 제겐 지금이 로또…남편 진선규 격려도"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딸의 생일 케이크를 싣고 가다 걸려 온 회사 전화 한 통에 결국 차를 돌려야 했던 홍성인터내셔널 영업1부 박현숙 부장.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8회 쿠키 영상의 짧은 장면은 수많은 워킹맘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극 중 일터의 무게와 엄마로서의 미안함을 동시에 짊어진 박 부장의 애환은 현실에서도 두 아이를 키우며 일터를 지키는 배우 박보경의 삶과 고스란히 맞닿아 있었다.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박보경은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감독님께 '워킹맘이 너무 힘들고 지친 모습으로만 그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의 힘듦보다 그들의 위대함과 가치가 드러나는 장면이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감독님 역시 '박 부장은 모성을 잃지 않는 여성'이라고 화답해 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실제 제 첫째 딸도 어릴 때 새벽에 들어가면 제 옷을 붙잡고 울면서 잠들곤 했다"며 "오늘 아침엔 딸이 학교에 가며 '엄마도 수고해'라고 말해주는데 정말 뭉클했다"고 떠올렸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로또 1등에 당첨된 후에도 출근을 이어가는 영업 5팀 팀장 공은태(이준혁 분)와 동료들의 애환을 그린 오피스극이다. 박보경은 위기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직원들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박현숙 부장 역을 맡아 '워너비 상사'라는 호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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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경은 캐릭터에 대해 "원칙이 중요한 인물이지만 그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1순위로 두는 사람이었다"며 "박 부장을 연기하며 저도 캐릭터로부터 어른의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본을 읽자마자 작품에 단숨에 매료됐다는 그는 "평소엔 며칠 고민 끝에 작품을 결정하는데 이번엔 '꼭 해야겠다'며 처음으로 적극성을 띤 작품이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두고 두 수 앞을 내다보는 박 부장의 능력이 솔직히 너무 부러웠다"고 털어놨다.
카리스마 넘치는 박 부장의 리더십을 표현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권위는 부하 직원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생긴다고 생각했다"며 "그들에게 서늘한 대사를 뱉지만, 서로 상처받지 않을 만큼 긴 시간 쌓인 관계성이 밑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빛났다. 공은태 역의 이준혁에 대해선 "비주얼 자체가 이미 반칙"이라면서도 "전작 '레이디 두아'와 달리 서로 소리 지르지 않는 좋은 관계로 만나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장경철 차장 역의 이현균에 대해선 "그는 만성 피로와 적절한 짜증이 배어 있는 완벽한 직장인이었다"며 "첫 신부터 '어떤 말투로 얘기해도 서로 상처받지 않는 깊은 관계성을 그려보자'며 뜻을 모았는데 너무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남편인 배우 진선규의 격려도 든든했다. 박보경은 "남편과 함께 작품을 모니터링했다"며 "제게 '정적 속에서 나오는 리더십을 연기로 잘 보여준 것 같다. 좋은 작품을 만났다'고 격려해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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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육아로 10년에 가까운 연기 활동 공백기를 보낸 그는 한때 배우라는 직업을 다시 마주하지 못할 것이라 체념하기도 했다.
박보경은 "공백이 길어지다 보니 '어쩌면 나는 다시 연기를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대를 그리워하는 슬픈 감정이 아이들에게 흘러갈까 봐 일하고 싶다는 생각조차 차단하며 버텼다"고 진솔하게 털어놨다.
육아에 전념하던 중 우연히 '슬기로운 의사생활' 단역 제안을 받고 이틀에 걸친 촬영에 나서며 복귀 첫발을 뗀 그는 올해 '레이디 두아'로 청룡시리즈어워즈 여우조연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작품까지 연타석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는 "배우를 하며 상을 꿈꿔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큰 상을 받고 이번 작품까지 큰 사랑을 받았다"며 "제목처럼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의 '로또' 같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간 악역과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로 사랑받았지만, 그가 앞으로 바라는 것은 익숙함을 벗어난 낯선 도전이다.
그는 "제게 어울릴 만한 역할이 아니라 스스로도 '제가 할 수 있을까' 의심하게 만드는 낯선 역할을 만나고 싶다"며 "'인생은 아름다워'나 '빌리 엘리어트'처럼 누군가에게 희망과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작품 속에 머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의 직장인들을 향해 "매일 그 시간에 출근하는 것 자체가 이미 대단한 일"이라며 "원칙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해 주시는 수많은 박현숙 부장님들이 계속 멋진 사람으로 남아주시길 바란다"고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gahye_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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