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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대신 '포맷' 수출…'피지컬: 100'·'우영우' 등 해외로
글로벌 OTT로 IP 검증 빨라져…"기획·제작 노하우도 파는 나라"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한국에서 흥행한 드라마와 예능, 영화가 해외 현지 버전으로 잇따라 다시 제작되고 있다.
단순히 완성된 영상 자체를 수출하던 방식을 넘어, 작품의 틀과 제작 문법을 파는 '포맷 수출'이 K-콘텐츠의 새로운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4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의 주간 톱10 집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멕시코와 이탈리아 현지판은 각각 공개 첫 주 글로벌 비영어 쇼 4위와 5위에 올랐으며, 2주 연속 톱10을 지켰다.
'피지컬: 100'은 최강의 피지컬을 가진 100인이 최후의 1인을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2023년 시즌1 공개 당시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쇼 1위를 차지했던 작품이다.
멕시코·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스웨덴, 프랑스판까지 제작을 확정하며 세계관을 넓히는 중이다. 특히 프랑스판은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의 합류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원작을 연출한 장호기 PD는 "단순히 한국 프로그램을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나라의 문화와 스포츠, 미학이 더해지면서 '피지컬: 100'의 세계가 넓어지고 있다"며 "한국의 아이디어와 제작 방식이 현지 창작자들을 통해 새롭게 재창조되는 것은 창작자로서 꿈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애 리얼리티 역시 현지 정서에 맞춘 변주로 생명력을 넓히고 있다. 티빙의 대표 예능 '환승연애'의 일본 리메이크작 '러브 트랜짓'은 세 시즌 연속 흥행한 데 이어, 35세 이상 참가자와 이혼 남녀를 전면에 내세운 신작 '러브 트랜짓 35+'를 오는 22일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브라질판 제작까지 확정해 남미로 영토를 확장했다.
김도현 CJ ENM 콘텐츠유통 비즈니스유닛(BU)장은 "'러브 트랜짓'은 원작 포맷의 강력한 공감대에 각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접목해 글로벌 히트 포맷으로 자리 잡았다"며 "일본의 새 시즌 론칭과 브라질 리메이크 제작 확정은 K-예능이 언어와 국경을 넘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와 영화 부문에서도 현지화 바람이 거세다.
국내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하고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에서 7주 연속 1위에 올랐던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일본 현지 분위기를 입힌 '미나미다 미나미 변호사는 천재형'으로 재탄생해 오는 1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tvN '일타 스캔들'은 대치동 사교육 열풍 대신 현지 교육 환경을 녹여낸 태국판으로 지난 5월 방송됐고, 앞서 중국·일본·튀르키예 등에서 리메이크됐던 MBC '그녀는 예뻤다'는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쿠안도 푸이 보니타'로 다시 만들어져 지난달부터 방영 중이다.
이외에도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인도네시아에서 극장용 영화로 제작되며,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인도네시아 자체 속편이 다시 필리핀에서 리메이크되는 등 원작의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간사이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포맷 수출과 리메이크가 활발해진 배경에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한 흥행성 사전 검증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 동시 공개로 각국 시청자 반응과 데이터가 즉각 축적되면서, 해외 제작사는 흥행 잠재력이 검증된 지식재산권(IP)을 선별해 제작 리스크를 낮출 수 있게 됐다. 현지 배우와 언어로 다시 만들어 자막이나 더빙판 특유의 문화적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국내 제작사 역시 일회성 콘텐츠 판권 판매에서 벗어나 포맷 사용료와 시즌별 로열티, 속편 제작 권리까지 확보하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추세다.
한 글로벌 OTT 관계자는 "완성작 수출을 넘어 포맷 판매와 리메이크, 국내 제작진의 해외 진출, 국제 공동제작 등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의 사업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며 "이는 한국이 '인기 콘텐츠를 만드는 나라'를 넘어 '기획과 제작 노하우도 수출하는 나라'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gahye_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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