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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강제동원·디아스포라부터 오늘의 삶과 연대까지
11월 22∼28일 제4회 제주4·3영화제서 상영

[KMDb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4·3의 기억과 평화·인권의 가치를 잇는 제4회 제주4·3영화제 단편 경쟁 '불란지'에 강제동원과 디아스포라, 삶과 연대를 다룬 10편이 본선에 올랐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올해 불란지 공모에 역대 가장 많은 526편이 출품돼 예선 심사를 거쳐 본선 진출작 10편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출품작은 극영화 461편, 다큐멘터리 31편, 애니메이션 31편, 실험영화 등 기타 3편이다.
심사위원들은 526편 가운데 80편을 1차로 추린 뒤 추가 심사와 대면 논의를 거쳐 최종 10편을 선정했다.
본선 진출작은 '보물찾기'(김은서), '우리는 외계인을 기억하고 있었다'(이성만), '생존수영'(문성원), '포효하는 잿더미들'(안유리), '돈즈루보'(이원식), '꿈엔들, 정암'(김우식), '돌아온 자리'(김진국), '갱년기 소녀 투쟁기'(장서윤), '의주의 언어'(장주선), '돔-류비'(조정강)다.
'불란지'는 2024년 제2회 제주4·3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 단편 경쟁 부문으로, 첫해 295편에서 지난해 341편, 올해 526편으로 출품작이 꾸준히 늘어 도입 3년 만에 500편을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185편(54.3%) 늘어난 규모다.
제주4·3영화제는 4·3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영화·영상 콘텐츠를 발굴하고 창작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2024년 제2회 영화제부터 단편 경쟁 부문 불란지를 도입했다.
'불란지'는 반딧불이를 뜻하는 제주어로,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는 반딧불이처럼 제주4·3의 아픔을 넘어 평화와 인권, 희망의 가치를 이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주4·3을 직접 소재로 한 작품뿐만 아니라 폭력과 저항,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 이주와 단절, 회복과 치유 등 4·3의 역사와 가치에서 확장해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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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본선에는 제주4·3과 강제동원 등 근현대사의 상처와 기억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이름을 올렸다.
'보물찾기'는 제주 동광리에 사는 여덟 살 소녀가 '노래하는 돌'을 찾아 나서면서 제주4·3의 비극과 마주하는 이야기다. '돈즈루보'는 일본 나라현의 지하 군사시설에 남은 조선인 강제동원의 흔적을 추적한다.
'포효하는 잿더미들'은 홋카이도에서 사할린을, 제주에서 쓰시마를 바라보며 바다에 남은 죽음과 목소리를 통해 4·3의 기억을 동아시아 역사로 확장한다.
'우리는 외계인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1983년 전라도 시골 마을에서 사라진 누나를 찾아 나선 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감시와 통제, 침묵의 기억에 접근한다.
이주와 디아스포라(고국을 떠나 타국에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를 다룬 작품도 있다.
'꿈엔들, 정암'은 일제강점기 만주로 집단 이주한 조선인들이 일군 정암촌과 후손들의 삶을 기록했고, '돌아온 자리'는 팔라우로 강제동원됐다가 고향 여수로 돌아와 여순사건까지 겪은 한 개인의 삶을 담았다.
'돔-류비'는 카자흐스탄 우슈토베 고려인 공동체의 언어와 음식, 일상을 실제 촬영 영상을 바탕으로 그림을 덧입히는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그려냈다.
오늘을 살아가는 개인이 마주한 제도와 정체성, 이해와 연대를 다룬 작품들도 본선에 올랐다.
'생존수영'은 참사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학생과 재계약 압박에 놓인 기간제 교사를 통해 개인의 고통 뒤에 놓인 경쟁과 제도적 모순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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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주의 언어'는 제3국에서 태어난 의주가 탈북민 영어 말하기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언어와 정체성, 소속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갱년기 소녀 투쟁기'는 24살에 조기폐경 진단을 받은 감독이 자신의 신체적 변화와 삶을 유머를 섞은 자기서사로 풀어낸 자전적 다큐멘터리다.
심사위원들은 "제주4·3을 직접 다룬 작품을 넘어 식민과 분단, 이주와 차별,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문제까지 4·3의 가치를 확장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 고르게 눈에 띄었다"며 "서로 다른 형식과 시선으로 기억과 연대의 의미를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을 본선에 선정했다"고 평가했다.
본선 진출작은 오는 11월 22∼28일 제주콘텐츠진흥원 비인(Be:in) 공연장에서 열리는 제4회 제주4·3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본심을 거쳐 대상과 극영화상, 다큐멘터리상 등을 선정하고 관객 투표로 관객상도 가린다.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올해 불란지에는 역대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돼 더욱 다양한 이야기와 시선을 만날 수 있게 됐다"며 "관객들이 영화제를 통해 4·3의 기억이 오늘의 삶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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