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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들쥐', 시대 비추는 서늘한 이야기…현실일 수도 있죠"

입력 2026-09-02 18: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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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주연…사채업자 노자로 강렬한 연기 선보여


류준열과 브로맨스…"AI 무섭기도, 안전한 환경서 사람이 연기했으면"




배우 설경구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진리 기자 = 배우 설경구(59)가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에서 연기하는 노자는 불사조 같은 인물이다.


총에 맞고 땅에 묻혀도 기어코 다시 일어나는 노자를 연기하기 위해 설경구는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자동차 추격, 맨몸 난투극 등 거침없는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설경구는 "힘들어서 벅차거나 하지 않았다. 재미있었다"며 "액션과 나이는 상관없다"고 미소 지었다.


특히 '들쥐'의 장재욱 무술감독과는 이미 '길복순'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사이.


설경구는 장 무술감독에 대해 "제가 못하는 액션을 정확히 아는 감독"이라며 "할 수 있는 것을 극대화하고, 못하는 건 배제해서 오히려 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노자는 늘 도끼나 삽 같은 도구를 싸움에 동원한다. 캐릭터의 잔인함을 강조하는 이런 장면을 두고 설경구는 "제가 액션을 잘하는 배우는 아니라 장비를 들고 힘을 쓰고 뒤집어엎는 액션으로 노자의 무식함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들쥐'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모든 것을 잃은 은둔 소설가 제문재(류준열 분)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형사 박순용(이규형)이 들쥐의 정체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날 넷플릭스 사이트 투둠이 집계한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들쥐'는 시청수(Views·시청 시간을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 200만을 기록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본 비영어 쇼 5위에 올랐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4일 연속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톱 10 시리즈' 부문 정상을 지켰다.




배우 설경구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설경구는 제문재가 자신에게서 가로챈 돈을 찾기 위해 들쥐의 정체를 함께 추적하는 노자를 연기한다. 잘 나가는 조직의 중간 보스였던 그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새 삶을 살기 위해 인기 작가인 제문재에게 거액을 투자한 인물이다.


노자는 "저작권만 주면 영화든 드라마든 날개를 달아주겠다"고 제문재에게 약속했지만, 그의 잠적으로 모든 돈을 잃고 흥신소를 운영하며 사채업자로 살아간다.


하지만 제문재 역시 들쥐에게 모든 것을 잃은 상황. 노자는 돈을 돌려받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들쥐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라고 보고 제문재와 어쩔 수 없이 손을 잡는다.


이런 두 사람의 동행은 예상 밖의 '브로맨스'(남자 간의 우정)를 풍긴다.


설경구와 브로맨스 호흡을 맞추는 배우는 류준열이다. 두 사람은 '들쥐' 촬영 직전까지 같은 소속사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류준열에게 출연을 권했다는 그는 "(류)준열이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 같은 얼굴일 수 있다. 시청자들이 내 얘기라고 접근하기 쉬운 얼굴"이라며 "전 그런 얼굴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어 "류준열은 대본을 열심히 공부해 오고, 자기 것뿐만 아니라 다른 장면에 대해서도 분석을 많이 해오는 배우"라며 "작품 전체를 보면서 의견을 제시해주니 즐거웠다"고 떠올렸다.


'들쥐'는 '쥐가 손톱을 먹으면 사람이 된다'는 설화에서 출발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오래된 이야기와 신분 세탁이라는 현대적 방식이 만나 신분 탈취에 대한 현실적 공포를 자아낸다.


이름, 얼굴에 주민등록 기록까지 자신의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빼앗긴 제문재의 상황은 섬뜩함을 준다. "나를 찾아달라"고 외치는 제문재에게 "그래서 네가 가짜라는 거야? 진짜라는 거야?"라고 질문을 던지는 노자의 말은 작품 전체가 환기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배우 설경구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분 탈취는 지문과 얼굴 인식만으로 은행 계좌에 접속하고, 디지털 신분증 하나로 손쉽게 개인을 인증할 수 있는 오늘날 더 실감 나게 다가오는 소재다.


설경구는 "급격히 변하는 요즘 시대에 맞는 이야기 같았다.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피해도 엄청나지 않나"라며 "시대에 대한 경고까진 아니지만 서늘한 이야기다. '만약에'라고 하지만 실제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상을 언급하며 영상 제작환경에 빠르게 도입되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생각도 내놨다.


그는 "세상이 어디까지 갈진 모르겠지만 AI가 공포스럽긴 하다.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격투하는 AI 영상을 봤는데 어쩐지 끔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위험한 장면을 AI 제작으로 대체하지 않고, 최대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m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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