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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바이 코리아' 캣츠아이 미국서 통했다…"K팝 시스템, 외연 확장"

입력 2026-08-24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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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리'·'가브리엘라' 히트 이어 '와일드'로 '빌보드 200' 정상


세련된 팝에 K-댄스 접목…"과감한 콘셉트로 서구 댄스 팝 걸그룹 계승"

하이브·미국 게펜레코드 합작 다국적 팀…'K팝 DNA'로 세계화 성공




캣츠아이

[하이브-게펜 레코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김선우 기자 = 하이브의 한미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것은 'K팝 시스템'을 '팝의 본고장'에 이식해 거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캣츠아이가 대중적인 팝 음악에 K팝 퍼포먼스를 구현하면서도, 시대 정신이라 할 수 있는 다양성을 앞세워 현지 대중의 호응을 끌어냈다고 봤다.


또한 한국인 아이돌 그룹이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넘어 'K팝 DNA'를 현지에서 구현하는 '메이드 바이 코리아' 방식으로 K팝이 확장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 캣츠아이 '와일드' 英 2위 이어 美 1위…팝 양대 시장서 성과


24일 가요계에 따르면 캣츠아이의 세 번째 미니앨범 '와일드'(WILD)는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톱 100'에서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주 미국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다.


캣츠아이가 지난 2024년 데뷔 이후 이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와일드'는 타인의 시선에 상관 없이 본능과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캣츠아이의 면모를 담아낸 앨범이다.


앨범에는 관능적인 뮤직비디오가 화제를 모은 타이틀곡 '후티 프루티'(Hootie Frutti)를 비롯해 선공개된 '핑키 업'(PINKY UP)·'애니멀'(Animal)과 성숙한 보컬이 돋보이는 '벨 에어'(Bel Air), 쌉싸름한 이별의 감정을 그린 '댓 웨이'(That Way) 등 다양한 장르의 5곡이 수록됐다.


미국 빌보드는 '와일드'에 대해 "미니앨범 전반에 걸쳐 캣츠아이는 자유, 유혹, 가슴 아픔, 그리고 욕망을 표현했다. 멤버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불과 2년 반 만에 캣츠아이는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던 여섯 명의 소녀에서 팝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평했다.


◇ 글로벌 팝 음악에 K팝 댄스 접목…다양성 더해 폭발력


캣츠아이는 국내 1위 가요 기획사 하이브와 유니버설뮤직 산하 미국 게펜 레코드가 합작 법인 '하이브-게펜 레코드'를 설립해 선보인 다국적 글로벌 걸그룹이다.


소피아(필리핀), 다니엘라·라라·메간(미국), 윤채(한국), 마농(스위스·건강 문제로 그룹 활동 일시 중단)으로 구성됐으며, 2023년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데뷔 : 드림 아카데미'(The Debut: Dream Academy)로 결성돼 이듬해 데뷔했다.


이들은 미니앨범 'SIS'(소프트 이즈 스트롱·Soft Is Strong)와 '뷰티풀 카오스'(Beautiful Chaos)가 '빌보드 200'에서 롱런하며 팝 시장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 싱글 '날리'(Gnarly)와 '가브리엘라'(Gabriela)가 연이어 히트하며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진입에 성공했고, 캣츠아이는 기세를 몰아 올해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신인상 후보로도 지명됐다.




캣츠아이

[하이브-게펜 레코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정현 하이브-게펜레코드 수석 프로듀서는 "캣츠아이는 지역·인종·문화의 장벽을 낮춘 캐스팅과 현지 정서를 반영한 트레이닝을 기반으로 한 그룹"이라며 "음악은 글로벌 청취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팝으로, 퍼포먼스는 K팝의 강점인 수준 높은 댄스 중심으로 각각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K팝의 아티스트 육성·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했지만, 한국식 아이돌을 단순히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K팝에서 축적한 아티스트 발굴, 트레이닝, 콘텐츠, 팬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현지 환경에 맞게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인종과 국적으로 이뤄진 캣츠아이 특유의 다양성은 이에 관한 갈증이 커진 미국 현지 시대상과 맞물려 팀의 파급력을 더욱 키웠다.


대표적으로 캣츠아이가 지난해 출연한 패션 브랜드 갭(GAP) 광고는 '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현지에서 노출 수 80억회를 기록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멤버들은 이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 구글 '트렌딩 뮤지션' 2위와 틱톡 '2025 올해의 글로벌 아티스트' 1위를 기록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캣츠아이가 최근 과감한 콘셉트를 연이어 시도했는데, 이것이 현지 시장에서 통했다. 관능적인 콘셉트도 마다하지 않는 이러한 걸그룹을 향한 미국 현지의 목마름을 캣츠아이가 충족시켜 줬다"며 "이들은 스파이스 걸스, 데스티니스 차일드, 푸시캣 돌스 이후 한동안 끊긴 미국 댄스 팝 걸그룹의 계보를 이으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 같다"고 평했다.




화제를 모은 캣츠아이의 2025년 갭(GAP) 광고

[갭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 캣츠아이식 '메이드 바이 코리아', K팝 新 성공 공식 될까


캣츠아이는 세계 각지에 K팝 고유의 제작 시스템을 도입하되,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현지 가수를 육성하는 하이브의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의 결과물이다.


하이브에서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일본의 앤팀·아오엔, 라틴 아메리카의 산토스 브라보스·로우 클리카 등을 선보였지만, 이들 가운데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사례는 캣츠아이가 처음이다.


가요계에서는 이를 두고 K팝의 외연이 한국어 음악 혹은 한국인 멤버의 수출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음악 제작 시스템'으로 확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23년 이후 SM엔터테인먼트의 영국 보이그룹 디어앨리스(미국 감마·영국 문앤백과 협업), JYP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걸그룹 걸셋(미국 리버블릭 레코드와 합작 오디션으로 결성) 등 K팝 시스템을 접목한 현지 팀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캣츠아이

[하이브-게펜 레코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규탁 조지메이슨대학교 한국캠퍼스 국제학과 교수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등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였다면 캣츠아이는 K팝 트레이닝 시스템으로 만들어졌지만, 다양한 국적·인종 배경을 갖고 미국 걸그룹의 방식을 따른다는 점에서 '메이드 바이 코리아'(Made by Korea)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제작되지 않았더라도 한국의 시스템과 기획을 거쳐 해외에서 만들어진 콘텐츠가 성공했다는 것은 K팝이 이전보다 확장돼 진정한 세계화에 성공했다는 의미"라며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이 미국 애플 제품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이제는 노래와 춤이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느냐보다 누가 기획했느냐가 중요해진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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