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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 개설…"남편이 용기 줘 시작"
"초심으로 돌아가 대차게 해보고 싶어…임영웅, BTS 만나는 게 꿈"
北 김정일이 '연기 잘한다' 칭찬한 일화도…"연기는 인생이자 숙명"
작품 줄어들며 "서럽기도"…"아직도 여러분 눈에 띄려 열심히 해"

[스카이피플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진리 기자 = "전 지금 초심으로 돌아갔어요. 유튜브 신인으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성심성의껏 하겠다는 각오가 섰습니다."
여든을 훌쩍 넘긴 배우 사미자(86)가 용기 있는 도전에 나섰다. 1963년 동아방송 1기 성우로 데뷔해 1966년 연기를 시작한 그는 60년 만에 유튜브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
사미자는 21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많이 떨린다"며 "솔직한 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개인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를 개설했다. 첫 영상에는 남편과 함께 유튜브 채널을 직접 개설하는 과정을, 두 번째 영상에는 동료 배우이자 '유튜브 선배' 김영옥과의 반가운 만남을 담았다.
사미자는 올해 연기 인생 60주년을 맞았다. TBC 드라마 '상궁나인'(1966)을 시작으로 '아씨'(1969), '사랑이 뭐길래'(1991), '아들의 여자'(1995), '보고 또 보고'(1998), '인어아가씨'(2002), '왕꽃선녀님'(2004) 등 셀 수 없이 많은 히트작에 출연하며 유명 배우로 활약했다.
그러나 사미자는 "제가 말주변도 없고, 예전부터 인기가 있다는 생각도 못 하고 살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유튜브에 나가면 누가 날 보겠냐는 생각도 했는데, 남편이 '내가 도와주겠다'고 용기를 줬다. 남편의 도움이 있으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그가 유튜브를 시작한 데는 활동에 대한 갈증도 컸다. 최근 예능과 연극을 통해 종종 얼굴을 비췄지만, 드라마는 2016년 SBS 일일드라마 '당신은 선물'(2016)이 마지막이다. 이 작품을 찍으면서 "이제 드라마가 안 들어올 것 같다"는 예감이 불현듯 들었다는 그는 줄어든 작품 제안에 "서럽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2005년 심근경색과 2018년 뇌졸중을 겪으며 한때 연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스스로 "'탈지팡이' 했다"고 선언할 만큼 건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유튜브 '오미자 말고 사미자'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아파서) 다 죽어가는 마당에도 제일 겁난 건 '사미자는 아파서 이제 연기를 못한다'는 말을 듣는 것이었다"며 "그런 걱정을 하다 보니 우울증에 걸렸다. 출연할 작품이 없어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하면 통곡이 나왔다"고 회상했다.
괴로워하던 사미자를 마음속 수렁에서 건져 올린 사람은 남편이었다. 그는 "매일 울었는데 남편이 '작품이 안 들어오면 어때? 당신이 노력한 덕분에 우리가 이만큼 살 수 있었잖아'라고 말해줬다"며 "'걱정하지 마!' 그 한마디에 용기가 생기고 어디 가든지 웃고 얘기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떠올렸다.
70대에도 꾸준히 학원에 다니며 영어, 중국어를 공부할 만큼 배움에 열의가 넘치는 그는 미지의 영역인 유튜브 도전에 걱정만큼 설렘도 크다. "대차게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라는 그는 "'사람들이 날 잊었구나' 실망만 하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이렇게 주저앉을 사람이 아니더라. 난 배짱 있게 살아왔다"며 "아직도 배가 고프고, 여전히 일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오미자 말고 사미자'로 여러 사람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가수 임영웅, 방탄소년단을 유튜브로 만나보는 것이 꿈이다. 유기농 재료로 운영된다고 알려진 JYP엔터테인먼트 구내식당을 방문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그는 "임영웅은 '아침마당'에서 신인으로 나왔을 때부터 (스타가 될 재목임을) 알아봤다. 너무 깨끗한 음성에 '저 사람이 안 되면 누구도 안 된다' 싶었다"며 "방탄소년단도 평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RM의 연설을 보고서 '참 훌륭하더라'고 칭찬했더니 자식들이 '(만날)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고 밝게 웃었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과거 사미자는 김영옥이 "난 사미자 같은 미인은 아니었다"고 할 정도로 빼어난 미모로 손꼽혔다. 큰 눈과 오뚝한 코 등 젊은 시절의 그를 빼닮은 김태희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그의 연기력을 칭찬했다는 일화도 잘 알려져 있다. 1978년 납북돼 평양에서 8년간 살았던 영화배우 고(故) 최은희는 2007년 펴낸 자서전에서 "(김정일이) 방송에 사미자 씨가 나오면 '사미자 연기 참 잘합네다'라고 극찬했다"고 적기도 했다.
사미자는 평생을 배우로 살아온 삶에 사명감을 느낀다며 연기가 "내 인생이고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기억나는 순간을 꼽아달란 말에 그는 "나를 돌아보지 못했다"며 "늘 뭐에 쫓기듯 일과 가정만 생각했다"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그는 "어느 감독님이 '지금까지 본 연기 중에 사미자 씨 연기가 제일 마음에 든다'고 얘기하신 적이 있다"며 "또 TBC '임금님의 첫사랑' 감독님은 '사미자 씨 때문에 이 드라마가 대히트할 것'이라고 말해주셨고, 실제로 정말 대히트를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만약 당시 TBC가 전국에 나왔다면 '임금님의 첫사랑'이 더 유명한 작품이 됐을 것"이라며 "이런 걸 생각하면 (작품이 없는 것에) 슬펐다가도 삶의 의욕을 느낀다"고 뿌듯해했다.
사미자는 '오미자 말고 사미자'를 통해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와 꾸준히 소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여러분 기억에 사미자가 잊혀갈 수는 있어도 아직 사미자는 여러분 눈에 띄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저를 좀 봐달라"고 웃음 지었다.

[스카이피플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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