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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에 신곡 담은 솔로앨범…대표곡 오마주한 타이틀곡 '또 다시 마주친 그대'
"'희나리', 내 색깔 아니어서 걱정도…'영웅본색' 삽입돼 깜짝 놀라"

[똘배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제가 무대에 설 수 있는 한, 단 한 가지 직업을 말씀드린다면 단연 가수입니다. 노래가 제 천직이자 소명이거든요."
가수 구창모(72)가 14일 신곡을 담은 37년 만의 솔로 앨범 '메모리 & 퓨처'(Memory & Future)를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새 앨범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며 "기대에 부응하고자 들인 노력이 팬들의 마음에 드시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꼭 데뷔하는 것처럼 무척 설렌다"며 "20년간 중앙아시아에서 지내며 음악과 동떨어져 지냈지만, 노래와 무대에 대한 욕망은 계속 품고 있었다. 하지만 (신보 발매) 계획이 사람 뜻대로는 되지 않더라"고 웃음 지었다.
구창모는 밴드 송골매의 메인 보컬이자 솔로 가수로 소녀 팬들을 몰고 다닌 1980년대 슈퍼스타다.
지난 1978년 TBC 해변가요제에서 블랙테트라 멤버로 참여해 '구름과 나'로 인기상을 받으며 데뷔한 그는 송골매에 2집부터 합류해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 '처음 본 순간' 등을 히트시켰다.
구창모는 1984년 팀을 탈퇴한 이후로도 부드러운 외모와 미성을 앞세워 솔로 가수로 '희나리',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등으로 인기를 누렸다.
그는 그러나 1989년 솔로 5집을 마지막으로 1990∼2010년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에서 사업을 하면서 오랜 기간 마이크를 내려놨다.
그러다 2022∼2023년 배철수와 다시 뭉쳐 송골매로 전국투어를 펼쳤고, 1만여석 규모의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도 채울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똘배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구창모는 "송골매 전국투어가 앨범 발매를 결심하게 된 커다란 계기가 됐다. 노래해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객석에서 보내준 커다란 호응에 노래를 잠시 멈추기도 했을 정도로 감동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게는 가슴 벅찬 무대였다"고 떠올렸다.
송골매 전국투어는 설 연휴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송됐고, 앙코르 공연까지 열릴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감동은 '메모리 & 퓨처'라는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담겼다.
구창모는 "가수 생활과 노래에 얽힌 추억, 앞으로 그려나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동시에 하고 싶어서 앨범명을 이같이 정했다"며 "다른 일에 한눈을 팔아 가요계를 떠나있던 적도 있었지만, 늘 빨리 돌아오고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신보에는 신곡 2곡과 함께 송골매 시절과 솔로 활동 당시 히트곡 12곡 등 14곡이 수록됐다. .
타이틀곡 '또다시 마주친 그대'는 송골매의 대표 히트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오마주한 속편이다. 넘실대는 펑크 리듬과 구창모의 가창력이 어우러졌다. 색소폰, 트럼본, 트럼펫 등 브라스 밴드 연주가 흥을 돋운다.
이 노래를 만든 작곡가 태인은 중학교 1학년 때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처음 듣고 큰 감동을 받아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 태인은 당시 느낀 감정을 토대로 '또다시 마주친 그대'를 만들어 구창모에게 들려줬다.
구창모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1980년대 초반 유행하던 디스코 리듬을 바탕으로 했다. 신곡은 장르를 나누자면 시티팝"이라며 "다만 신곡에도 1절과 2절 한 군데씩 원곡과 똑같은 부분이 있는데, 예민하신 분들은 바로 알아채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곡 제목처럼 어쩌다 마주친 사람을 또다시 마주친다면 기분이 어떨지 생각하며 노래했다"며 "녹음에 정성을 상당히 많이 쏟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신곡 '지구별의 연인'은 CCM(현대 기독교 음악)을 연상시키는 성악풍의 노래다. 평소 잘 쓰이지 않는 '지구별'이란 단어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창모는 "우리의 사랑은 순수하고 단단하다는 메시지를 '지구별'이라는 단어로 강조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보에는 이 밖에도 '어쩌다 마주친 그대', '희나리', '이 세상에서' 등 그의 기존 노래들이 담겼다. 이 가운데 솔로 1집 수록곡 '희나리'는 그에게 KBS '가요톱텐' 골든컵(5주 연속 1위)과 MBC '10대 가수상'을 안겨준 명실상부한 대표곡이다.
구창모는 "'희나리'는 학생 때부터 제가 쭉 해 오던 밴드 음악과는 색깔이 달라 걱정도 많았다. 멜로디도 좋고 가사도 훌륭했지만 과연 대중이 반응할지 의문이었다"면서도 "하지만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았다. 과감한 음악적 변화가 대중의 기대를 충족한 게 아닐까 싶다"고 회상했다.

[똘배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곡은 홍콩에서도 리메이크돼 1986년 영화 '영웅본색'에 삽입됐다. 홍콩 영화가 전성기를 누리던 1980년대, 구창모 역시 영화관에서 '영웅본색'을 보다가 자기 노래가 나오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구창모는 "처음에는 몰랐는데, 같이 보던 친구가 '이거 형 노래 아니냐'고 했다"며 "홍콩 누아르가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큰 인기를 끌던 시절인데, '영웅본색'에 삽입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웃었다.
구창모는 신보 발매를 계기로 솔로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그는 "녹음실에서 쏟은 정성과 노력을 무대에서 팬들에게도 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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