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스포츠→공연 생중계로 확장…구독자수 정체·제작비 부담 등 타개책
세계가 동시에 보는 '글로벌 방송사' 행보…"K팝 공연 콘텐츠 늘릴 듯"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열고 있다. 2026.3.21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진리 기자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라이브 콘텐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OTT 기업 넷플릭스는 지난달 전 세계 190여개국에 K팝 슈퍼스타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성공적으로 생중계했다.
영화와 드라마 중심의 주문형 비디오(VOD)로 미디어 지형도를 바꿨던 OTT는 구독자 수 정체 등을 타개하는 활로로 실시간 콘텐츠 확대에 공들이기 시작했다.
◇ 스포츠가 시작…생중계 시험대 넘은 OTT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한 콘텐츠로 글로벌 시청자를 이끌었던 OTT는 2021년 스포츠 중계를 시작으로 라이브 콘텐츠에 발을 들였다.
애플, 아마존 등은 자금력을 앞세워 미국프로풋볼(NFL) 등 주요 경기 중계권을 확보해 생중계를 시작했다.
"스포츠 중계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던 넷플릭스도 2023년부터 이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넷플릭스는 미국프로레슬링(WWE), 미국프로야구(MLB) 등 각종 중계권을 쓸어 담으며 '큰손'으로 떠올랐다.
국내 OTT 상황도 다르지 않다. 티빙은 야구, 웨이브는 골프, 쿠팡플레이는 축구를 주력으로 중계하며 국내 점유율 확보에 힘쓰고 있다.
충성도가 높은 팬덤을 바탕으로 한 스포츠 생중계는 시즌 동안 경기가 계속돼 정기적으로 플랫폼에 접속하고, 자연스럽게 구독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이를 통해 생중계의 시장성을 검증한 OTT는 대형 행사와 공연으로 눈을 돌렸다.
디즈니+는 '2025 롤(리그오브레전드) 케스파컵'에 이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생중계했다. 티빙, 쿠팡플레이, 엠넷플러스는 임영웅, 트레저, 제로베이스원 등 K팝 인기 가수의 콘서트를 국내외 '안방 1열'에 전달했다.
넷플릭스가 생중계한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광장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은 24시간 동안 1천840만명의 글로벌 시청자가 지켜봤다. 넷플릭스가 단일 가수 공연을 생중계한 첫 사례였다.

[넷플릭스 앱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 구독자 수 정체·제작비 부담…OTT 시장 재편 움직임
OTT가 라이브 콘텐츠에 눈을 돌린 이유로는 구독자 수와 시청시간 정체, 제작비 부담, 광고 확대 등이 꼽힌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유료 가입자 수는 3억2천500만명이었다.
유료 가입자 수는 2025년 한해 2천300만명이 늘었으나, 전년 4천100만명이 유입된 것과 비교해 증가세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시청시간도 정체됐다.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모리스는 지난해 CNBC에 "2025년 상반기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거의 두 자릿수가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총시청 시간 증가율은 1%에 그쳤다"며 "사람들이 넷플릭스에 가입은 했지만 정작 가입했을 때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흥행을 담보할 수 없는 영화와 드라마에 투입하는 대규모 제작비도 부담이다. 넷플릭스의 '슈퍼 IP'인 '오징어 게임'은 시즌1 제작비가 약 290억원, 시즌2·3 동시 제작비가 1천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은 100억원대 제작비가 투입돼 비용 대비 큰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 1일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공연 전후인 지난달 16∼22일 넷플릭스의 주간 신규 앱 설치 건수는 13만6천400건이었다. 이는 전주(3월 9∼15일) 신규 설치 건수 7만322건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넷플릭스가 올해 들어 13만 건이 넘는 주간 앱 설치 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공연 생중계를 통해 짧은 시간에 가입자 유치를 극대화한 것이다.
광고 확대 측면에서도 수많은 시청자가 동시 접속하는 라이브 콘텐츠에 중간 광고가 본격화될 경우 높은 노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열고 있다. 2026.3.2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 선택적 시청 넘어 세계가 동시에 보는 미디어로…"라이브 콘텐츠 확대"
일부 전문가는 'BTS 컴백 라이브'를 비롯한 넷플릭스의 라이브 콘텐츠 도입을 '글로벌 방송사'로 나아가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한국 OTT포럼 회장인 안정상 중앙대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넷플릭스가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못한 게 공연 생중계였다"며 "방탄소년단과 손잡고 음악 플랫폼의 역할과 능력을 보여주면서 전 세계 공연 생중계까지 독점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OTT는 방송사가 하던 방식을 깨고 선택적 시청을 하는 형태를 만들었지만 이제 그것만으론 구독자 수 정체 등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측면이 있다"며 "그래서 지상파들이 했던 '같이 경험할 수 있는 것', 즉 생중계까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들 OTT는 로컬에 국한됐던 생방송 포맷을 넘어 글로벌 개념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선택적 시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같이 보는 동시간 시청까지 장악해 말 그대로 지금 시대의 미디어가 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OTT 라이브 콘텐츠가 K팝 대형 그룹을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이후 넷플릭스의 연간 콘텐츠 투자 규모는 약 20조 원 내외 수준으로 유지되는 데 반해, 라이브 콘텐츠 투자 비중은 1% 내외 수준에서 올해 7∼9%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 역시 이 같은 계획을 언급했다. 브랜든 리그 넷플릭스 논픽션 시리즈 및 스포츠 부문 VP(부대표)는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 전날 취재진과 만나 "라이브 콘텐츠를 위한 인프라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투자 규모 역시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에서 열릴 다른 이벤트 생중계에 대해서도 "현재 여러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대규모로 의미 있는 라이브를 계속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ari@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