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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 성공…"강렬함과 귀여움 사이 서정성으로 차별화"
"지나간 일은 지나간 것,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 배워…잘 되리라는 믿음 있어"

[이해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K팝 아이돌 오디션 열풍을 이끈 '프로듀스 101'과 '아이돌 학교' 출연자이자 걸그룹 아이비아이(I.B.I) 멤버. 그리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두각을 드러낸 신인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보이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프로듀서.
이 눈에 띄는 이력의 주인공은 가수 출신 프로듀서 이해인이다.
여러 차례 오디션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렸지만 안타깝게 데뷔 문턱을 넘지 못했던 그는 이제는 프로듀서로 신인 아이돌의 개성 있는 '밑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이해인은 지난해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젝트 7'에 디렉터(심사위원)로 출연했고, 이를 통해 데뷔한 신인 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프로듀싱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이해인은 "사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행이라는 마음과 부담이 반반"이라며 "나 같은 직장인은 회사를 옮기면 그만이지만, 이 친구들(멤버들)은 인생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1∼4집까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대중이 계속 작품이 괜찮다고 느끼게 하는 게 필요하다"며 "세 번째 미니앨범까지는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다. 가능하면 연내에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노랫말을 앞세워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닌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첫 활동곡 '내 안의 모든 시와 소설은'으로 데뷔 9일 만에 지상파 TV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 엑스(X·옛 트위터). 재판매 및 DB 금지]
이해인은 "데뷔 멤버가 정해지지 않은 시점부터 팀을 기획하며 시장을 분석했다. 4세대 보이그룹 이후 지금의 타이밍에 비어 있는 노선을 열심히 연구했다"며 "그리고 그 빈 곳을 좁히고 좁혀 나가며 다른 팀과 차별화하는 지점을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주목한 지점은 바로 클로즈 유어 아이즈가 들고나온 '서정성'.
이해인은 "이미 강렬한 이미지의 보이그룹은 많았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현역 그룹은 강렬한 힙합 베이스의 음악을 하고 있었다"며 "청량하거나 귀여운 이미지를 보자니 대형 기획사에서 나온 분들이 이미 많더라"고 짚었다.
이어 "이를 통해 빈 지점을 생각한 결과 너무 강렬하지도 않고 귀엽지도 않은 '중간 지점', 즉 자연스러운 느낌을 추구하게 됐다"며 "여기에 더해 요즘은 세계관이 없는 게 일반적이니 반대로 조금은 이를 넣어보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구성을 위해 오디션 출신 그룹이 으레 앨범에 경연곡을 넣는 것과 달리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데뷔 미니앨범 전곡을 신곡으로 구성했다. 키스오브라이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사임한 이후 작년 11월 떠난 베트남 푸꾸옥 여행에서 겪은 편안하고 나른한 감정을 시각·청각화 하고자 노력했단다.
이해인은 "아이돌 팬덤은 아무래도 여자가 많지 않으냐. 나는 여성 프로듀서로서 소비자도 돼 본 것이기 때문에 팬덤의 니즈 파악이 원활한 장점이 있다"라며 "여러 차례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좋은 스태프를 많이 알게 됐다. 그런 사람들을 데려와 함께 일한 것도 빠른 성장을 가능케 한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경남 마산 출신인 그는 어린 나이에 상경해 여러 기획사를 거치며 연습생 생활을 했다. 그룹·솔로 활동을 통해 결국 데뷔의 꿈은 이뤘지만 가수 생활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이해인은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걸 배웠다. 긴 연습생 기간 '너는 이것이 부족하다'는 말을 늘 듣다 보니 성격도 바뀌었다"며 "나는 메타 인지(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해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판단하는 것), 쉽게 말해 주제 파악을 잘하는 편"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해인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그러면서도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일 뿐이다. 과거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편이 아니다"라며 "지금 하는 일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 재미있기에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살아가면서 내 삶의 한 줄 같은 문장을 꼽자면 '믿음이 이끌어 줄 테니'다"라며 "어찌 되든 잘 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당장은 좋은 성적이 나지 않더라도 경험이 쌓인다면 이후에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러한 경험은 'K팝 꿈나무'들이 가진 서로 다른 능력을 객관적이면서도 재빠르게 찾아내고, 이를 적재적소에 섞어 시너지를 내는 프로듀싱 작업에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키스오브라이프와 함께 할 때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멤버 선정 과정과 콘셉트·프로모션·곡 작업 등 다방면에 의견을 개진했고, 지금은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프로듀서로서 콘셉트와 곡 선정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이해인은 "아이돌 멤버마다 가진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 특히 클로즈 유어 아이즈 같은 경우는 연습생 생활도 거치지 않고 출연해 데뷔한 친구들이 있기에 '날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있다"며 "그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본연의 매력을 잘 살려주고 싶다"고 짚었다.
프로듀서로 성과가 나면서 직접 회사를 차려 제작자로 뛰어들고픈 생각이 있을 법도 하지만 그는 "직접 제작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키스오브라이프의 나띠를 만난 것이나 클로즈 유어 아이즈 멤버들처럼 훌륭한 인재를 만난 것은 다 운일 따름이기에 그 운이 매번 찾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 꿈은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을 때 하는 겁니다. 그걸 지금 하고 있으니 복 받은 거지요. 지금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태도로 열심히 살다 보면 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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