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서 8년 만에 내한공연 시작…한국어로 "함께라서 행복" 감사 인사
팬과 '즉석 무대' 꾸며…BTS 인연 언급하며 "내 친구들 군대 있어"
트와이스 오프닝 무대…6일 공연에 총 30만 관객 동원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양=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노래를 완벽하게 불러줘서 고마워요. 혹시 콜드플레이에 합류하는 건 어때요?"
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 스탠딩 객석에서 한 젊은 남성 관객을 무대로 불러올리더니 즉석에서 노래 '업&업'(Up&Up)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무대에 오른 팬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가사를 정확히 가창했고, 마틴은 미소를 지은 채 팬의 목소리에 맞춰 화음을 넣으며 하나뿐인 무대를 만들었다.
16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에서 콜드플레이와 관객들은 단순한 밴드와 팬을 뛰어넘는 호흡을 보여줬다.
2017년 콜드플레이의 첫 내한공연 이후 8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밴드와 팬은 여전히 음 하나, 손짓 하나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공연을 만들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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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는 데뷔 이후 9장의 정규음반 등으로 1억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세계적인 밴드다. 2017년 첫 내한 당시 10만명을 동원했던 이들은 이날 공연에서도 5만 관객이 경기장을 가득 채워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했다.
이들은 첫 번째 곡 '하이어 파워'(Higher Power)부터 시각효과와 풍성한 음향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전주가 시작되자 관객의 손목에 채워진 발광 밴드가 갖가지 색으로 빛나며 황홀한 광경을 연출했고, 베이스 드럼이 쿵쿵대는 떨림은 2층 꼭대기 좌석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어지는 무대에서 '파라다이스'(Paradise),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등 대표곡을 연주하기 시작할 때마다 경기장은 함성과 호응으로 가득 찼다.
'파라다이스'에서 마틴은 관객들이 후렴구를 따라 부르는 소리에 맞춰 돌출 무대를 전력으로 내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비바 라 비다'에선 무대에 누운 채 팬들의 노랫소리를 감상하기도 했다.
"한 팀이 되어 노래하자"며 호응을 유도한 마틴은 노래가 끝난 뒤 "한국어가 조금 서툴러도 이해해주세요. 여러분과 함께라서 행복합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하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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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콜드플레이는 밴드 사운드를 강조한 활동 초창기 곡부터 최근 발표한 신곡을 넘나들며 폭넓은 음악세계를 선보였다. '옐로'(Yellow)에서는 통기타 반주를 앞세워 경쾌한 사운드를 들려줬고, '클락스'(Clocks)에서는 관객을 몰입시키는 힘 있는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다.
최신 앨범 수록곡 '위 프레이'(WE PRAY)에선 콘서트의 오프닝 무대를 꾸민 가수 엘리아나와 걸그룹 트와이스가 함께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콜드플레이는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를 함께 불렀던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인연을 강조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마틴은 '마이 유니버스' 무대를 시작히며 BTS 멤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했고, BTS 멤버들은 공연장 스크린 속에서 춤을 추는 모습으로 등장하며 무대를 함께했다.
마틴은 '군 입대를 미루고 공연을 관람하러 왔다'는 팬의 팻말을 보고 "내 친구 BTS 멤버들도 다 군대에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 말미 콜드플레이가 전자기타 사운드가 강조된 '어 스카이 풀 오브 스타스'(A Sky Full Of Stars)를 연주하는 가운데 연신 폭죽이 터지자 관객들의 흥은 최고조에 달했다.
밴드는 이어 앙코르곡으로 감미로운 분위기의 '픽스 유'(Fix You) 등을 들려주며 추억을 선사했다.
"오늘 여러분은 저희가 만난 생애 최고의 관객이었어요. 한국에 돌아와 정말 기뻐요. 여러분이 제 꿈을 이뤄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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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경기장 인근에서는 축제 분위기가 느껴졌다.
지하철역에선 콜드플레이의 공식 의류 상품을 착용한 팬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카페에선 콜드플레이의 대표곡이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왔다.
팬들 또한 오랜만에 돌아온 콜드플레이의 공연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퇴근 후 공연장을 찾았다는 직장인 최모(32)씨는 "2017년 공연의 감동을 잊지 못해 어렵게 티켓을 구했다. 날씨도 공연을 즐기기에 딱 좋아 설레는 마음"이라며 오프닝 공연부터 관람하려 바삐 걸음을 옮겼다.
공연 한 시간 전 무대에 오른 트와이스는 'TT',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Dance the Night Away) 등 대표곡을 연달아 들려주며 분위기를 달궜다. '치어 업'(CHEER UP)에선 콜드플레이 팬들이 노래에 맞춰 '샤샤샤'를 떼창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화려하게 내한 공연의 막을 올린 콜드플레이는 같은 장소에서 오는 25일까지 다섯 차례 더 공연을 펼친다. 6일간의 공연 관람객은 총 30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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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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