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봉

이재명 대통령의 X 글을 보면서 느끼는 불편함

입력 2026-10-31 18: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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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국민을 가르치는 자리가 아닙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X에 올린 글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입니다.


자신의 정책과 판단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까지 평가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해외 순방을 비판하자 대통령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설명하면서 비판하는 사람의 시각을 문제 삼습니다. 다문화 정책에 대한 논란에서도 정책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동시에 진영논리와 내로남불을 지적합니다.

물론 대통령도 부당한 비판에 반박할 권리가 있습니다. 잘못된 주장이라면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판단이 왜 옳은지 설명하는 것이지,

자신과 다른 판단을 하는 사람의 수준이나 태도를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해외 순방이 정당했다면 그 필요성과 성과를 보여주면 됩니다.

대통령이 얼마나 피곤했는지,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정책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근거가 아닙니다.

다문화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부분이 불합리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개선하면 됩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부터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국민의 비판을 국정 운영에 필요한 의견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듯한 태도입니다.

대통령은 야당 대표도 아니고 정치평론가도 아닙니다.

자신을 지지한 국민뿐 아니라 반대한 국민까지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정치인보다 더 큰 언어의 책임과 절제가 요구됩니다.

대통령이 모든 비판에 동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비판하는 사람을 가르치려 할 필요도 없습니다.

정책을 설명하는 것과 국민을 훈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대통령이 국민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는 있습니다.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국민보다 높은 위치에서 국민의 생각을 평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대통령의 가르침을 받는 학생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판단을 검증하고 평가할 권한을 가진 주권자입니다.

대통령은 국민을 납득시켜야 하는 사람이지, 국민을 교정해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대통령의 언어와 태도에 대해서도 충분히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국민을 설득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국민이 자신의 판단을 받아들이도록 만들려는 것인지.

최근의 X 글들을 보면서 저는 그 차이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이해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에게 자신의 판단을 국민 앞에 설명하고 검증받을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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