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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답변 거지같네" 막말에 발언 독식… 원안위원 한 명에 '원전 연장' 발목

입력 2026-10-14 1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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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답변 거지같네" 막말에 발언 독식… 원안위원 한 명에 '원전 연장' 발목

두차례 회의에서 안건처리 제동


5:17

곽수근 기자

입력 2026.10.14. 05:00업데이트 2026.10.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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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3줄 요약

위원 1명 발언 52%…계속운전 심의 지연

막말·과도한 발언으로 원안위 기능 마비

원전 4기 가동 중단…전력 공백 우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설계 수명이 끝나 멈춰 선 원전 4기에 대한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을 두 차례 연기하면서 원전 재가동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15일 열린 올해 첫 원안위 회의 장면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와 한빛 원전 1·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를 심의한 지난달 30일 원안위 회의실.

최원호 원안위 위원장이 박종운 위원에게 말했다. “질문은 다른 위원님들보다 제일 많이, 길게 하셨습니다. 예의를 좀 갖춰주세요.” 그러자 박 위원이 답했다. “질문을 많이 했다고 그러시는데, 답변이 거지 같으니까 내가, 죄송하지만 답변이 미비하니까 내가 자꾸 질문하는 거 아닙니까?”

박 위원은 앞서 이날 회의에서 한국수력원자력 간부에게 “자리 내려놓으세요. 규제에 대응하는 능력이 없고”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인신공격이나 인격을 모독하는 말씀은 하지 말라”며 품위를 지켜달라고 했다. 하지만 박 위원은 “품위는 위원장이나 지키세요”라고 맞받았다.

◇혼자 다른 위원 7명 합계보다 더 많이 발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에 집중 투자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등으로 전력 수요 폭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원전 4기가 설계 수명이 끝나 일부는 2년 이상 멈춰서 있다. 재가동을 위해선 원안위가 사고관리계획서 승인과 계속 운전(수명 연장) 허가를 해야 하지만, 사고관리계획서 승인부터 벌써 두 차례 연속 지연된 상태다.

이런 와중에 원안위 특정 위원의 부적절한 언사와 과도한 발언 독점으로 원안위의 심의 기능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가 지난달 30일 원안위 회의록을 입수해 분석해보니, 출석한 8명의 위원 중 박 위원 한 명의 발언 분량(발언 글자 수 기준)이 위원 전체 발언의 52%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원호 원안위원장(13%), 진재용 위원(10.3%), 성게용 위원(8.6%)이 박 위원의 뒤를 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원전 사업자와 안전규제 전문기관의 설명과 답변을 포함한 전체 회의 발언에서도 박 위원의 분량이 약 3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원안위는 위원장과 사무처장 등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7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위원 중 4명은 여당(더불어민주당)과 야당(국민의힘)이 각각 2명씩 추천했고, 다른 3명은 원안위원장이 제청했다.

그래픽=정인성

◇“소설책만 쓰고 앉아 있잖아” 조롱·면박

박 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올해 원안위 위원이 됐다. 경북 경주시에 있는 동국대 WISE 캠퍼스의 원자력·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로, 한국수력원자력 책임연구원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론화 과정에서 건설 중단을 주장했다. 그는 원전 안전성 심사 과정에서 규제 기준과 사고 분석의 기술적 근거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아왔다. 지난달 30일 회의에서는 이것이 심사기관 관계자에 대한 거친 발언으로 이어졌다.

원전 안전성을 심사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관계자 설명을 듣던 박 위원은 “지금 계속 소설책만 쓰고 앉아 있잖아”라며 “근거가 없으면 소설이에요. 근거가 없으면 소설이라고, 알았어요?”라고 했다. 또 KINS 관계자가 자신의 설명을 이어가자 “참 대단한 아주 맷집을 가지고 계시네”라며 “차기 위원장 하시지 그래”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KINS가 마련한 사고관리 안전심사지침을 두고도 “근거도 없는 죄송하지만 사생아 같은”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과 자료를 활용한 것에 대해 “이제는 미국 것을 막 훔쳐다 쓰는 것에 모자라서 IAEA까지 다 훔쳐다 쓰는”이라고 했다.

◇“중대사고 분석 근거 부족”에 심사기관은 반박

박 위원은 이날 원전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주민이 얼마나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는지 평가하는 기준과 분석 방법을 문제 삼았다. 그는 미국의 규제 기준과 분석 자료를 적용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중대사고에 적합한 기준인지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NS는 이에 대해 ‘해당 미국 규제지침을 중대사고 피폭 평가에 직접 적용했다는 박 위원의 전제부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KINS는 국내 규제지침과 심사지침에 따라 심사했고, 주민의 피폭선량도 국내 기준인 유효선량 250밀리시버트(mSv)를 적용해 평가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이날 안건을 처리할지 표결에 부쳤지만, 위원 3명이 반대해 같은 안건을 다음 회의 때 재심의하기로 결정했다. 박 위원은 발언 독점과 막말 논란에 대해 “국회 토론장처럼 토의하다 보면 말이 격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위원장의 일방적인 회의 운영이 문제”라고 본지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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