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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는 그냥 한 사람이 망가져가며
조커가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영화 주인공 아서의 광기
불안한 분위기
폭력적인 장면들이 더 강하게 기억에 남았고
왜 사람들이 이 영화를 그렇게 불편하다고 하는지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어
그런데 나이가 들고 다시 보니까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상할 정도로 많이 보이더라∼
이번에는 조커보다 주인공 아서라는 사람이 먼저 보였어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사람
사랑받고 싶었던 사람
자기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웃으면서 살아가고 싶었던 사람
처음부터 괴물이었던 게 아니라
조금씩 세상에서 밀려나고 있던 사람이었어...
영화 속 사람들은 주인공 아서의 사정을 궁금해하지 않아
행동이 조금 이상하면 피하고
약해 보이면 함부로 대하고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그 사람을 바라보지...
예전에는 이런 장면들을 그냥 영화의 설정으로 봤던 것 같은데
지금 다시 보니 이상하게 현실과 많이 닮아 있었어
우리도 살아가면서 점점 사람을 조건으로 바라보게 되잖아...
무슨 일을 하는지
돈은 얼마나 버는지
어디에 사는지
남들보다 얼마나 잘 살아가고 있는지
SNS를 보면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데
그 화면 밖에서는 자기 삶이 뒤처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고...
힘들다고 말하면
“다들 힘들어”라는 말이 먼저 돌아오고
조용히 참고 있으면
괜찮은 줄 알고 그냥 지나쳐버려...
그래서 이번에는 아서의 웃음이 유독 슬프게 보였어ㅠㅠ
주인공 아서는 영화 내내 웃고 있는데
단 한 번도 정말 행복해서 웃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거든...
마치 웃음으로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 같았어
나 사실 괜찮지 않다고...
그런데 아무도 듣지 않아
어쩌면 사람은 고통 그 자체 때문에 무너지는 게 아닐지도 몰라...
내가 이렇게 힘든데도
아무도 내 고통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조금씩 무너지는 걸지도 모르겠어...
물론 영화에서 주인공 아서가 저지른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어
상처받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권리가 생기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조커가 정말 불편한 이유는
폭력 그 자체보다
그 폭력이 생겨나기 전의 시간을 너무 오래 보여준다는 데 있는 것 같아
한 사람이 조금씩 사람들 사이에서 지워지는 과정
무시당하고
조롱당하고
도움을 요청해도 외면당하고
결국 자기 존재가 아무 의미도 없다고 느끼게 되는 시간...
그러다 어느 순간 주인공 아서는 더 이상 세상에게 이해받으려고 하지 않아
자신을 받아달라고 애쓰던 사람이
이제는 자기를 외면했던 세상을 향해 웃기 시작하지...
그 장면이 이번에는 정말 무섭게 느껴지더라∼
화를 내는 사람에게는 아직 무언가 기대하는 마음이 남아 있을 수도 있어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다르니까
어쩌면 사람이 가장 위험해지는 순간은 분노할 때가 아니라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고 느끼는 순간인지도 몰라∼
어릴 때는 조커가 무서웠는데
지금 다시 보니까 오히려 고담이라는 사회가 더 무섭게 느껴졌어
한 사람이 눈앞에서 천천히 망가져가고 있는데도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계속 돌아가거든...
그리고 그 모습이 영화 속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았어
우리도 누군가 힘들어 보이면 지나치고
조금 이상하면 거리를 두고
결국 그 사람이 완전히 무너진 뒤에서야 묻잖아∼
“왜 저렇게 됐을까...”
참 이상하지...
살아가면서 보내던 수많은 신호에는 관심이 없었으면서
망가지고 난 뒤에는 모두가 그 이유를 궁금해하니까
아마 나이가 들면서 이 영화가 다르게 보였던 이유도 그거였던 것 같아
예전에는 조커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봤다면
이번에는
한 사람이 어떻게 세상에서 조금씩 사라져갔는지를 본 것 같아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에도 기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어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방식으로 계속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더 씁쓸한 건
나도 모르는 사이
그런 사람을 한 번쯤 지나쳐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야...
조커를 다시 보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건 광기도 폭력도 아니었어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괴물이 되는 게 아니라
아무도 자신을 사람으로 봐주지 않을 때
조금씩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건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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