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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여권 내부의 혼란을 단순한 계파 싸움으로 보지 않는다.
이재명은 기존 정치권의 조직과 인맥만으로 성장한 정치인이라기보다, 자신을 직접 지지하는 대중과 연결되며 힘을 키워온 측면이 크다고 본다. 온라인과 당원 정치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강한 지지층은 그에게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었을 것이다.
한때 나는 이것을 거칠게 ‘자신만의 홍위병이 필요했던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까지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고 본다. 정확히 말하면, 기존 언론·정당 엘리트를 거치지 않고 자신과 직접 연결되는 지지층의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정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힘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강력한 무기였지만, 대통령이 된 뒤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지지층만 상대할 수 없다. 중도층, 야당, 관료, 경제계와 노동계,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국민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 외교와 경제에서는 핵심 지지층이 원하는 것과 다른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나는 여기서 이재명 정치의 딜레마가 시작된다고 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른바 ‘문조털래유’로 묶이는 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같은 인물들이 중요해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들은 하나의 계파도 아니고 정치적 이해관계도 서로 다르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의 정치적 존재 이유가 이재명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각자의 정치적 역사와 지지층, 신념과 판단 기준이 있기 때문에 같은 진영에 있으면서도 필요하면 “그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이재명에게는 야당보다 더 불편할 수도 있다. 야당의 공격은 지지층을 결집시키지만, 같은 진영에서 신뢰를 얻은 사람의 비판은 내부에서 “누가 맞는가”라는 논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상황을 ‘이재명 대 반이재명’이라고 보지 않는다.
이재명을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된 강한 직접 지지 기반과, 민주진보 진영 안에서 오래전부터 독립적인 영향력을 가진 여러 세력이 서로의 경계를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본다.
앞으로 이재명이 중도층을 끌어안기 위해 타협하거나 정책 속도를 조절한다면 강성 지지층 일부에서는 “변했다”, “개혁을 포기했다”, “우리를 배신했다”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반대로 정책 성과와 지지율이 악화되면 지금 가장 강하게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람들 중 일부가 오히려 가장 날카로운 비판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지금까지 이재명에게 불편한 말을 해온 사람들이 위기 때 오히려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세력으로 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이재명 개인에게 충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민주주의의 절차, 정당의 역사, 자신이 믿는 정치적 가치처럼 이재명 개인보다 더 큰 것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보는 핵심은 이것이다.
자신을 위해 싸워주는 사람과, 자신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멈춰 세워주는 사람은 다르다.
정치인에게 전자는 당장의 힘이 되지만, 권력을 가진 대통령에게는 후자가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
세줄요약
이재명의 강성 지지층은 성장 과정에서는 힘이었지만, 대통령이 된 뒤에는 현실정치와 충돌하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같은 진영 안에서 독립적으로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재명에게 가장 불편하면서도 필요한 존재일 수 있다.
결국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지지보다,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멈춰 세워줄 내부의 견제라는 게 내 가설이다.
오늘도 자기전에 뻘글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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