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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 홍기원 통한 청부입법 의심...

입력 2026-07-16 14: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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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 페북


<민주당 홍기원 의원 대표발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독후감>

1.

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하 홍기원 의원안)을 정독해 보았다. 홍기원ㆍ모경종ㆍ문진석ㆍ고민정ㆍ민홍철ㆍ김남희ㆍ곽상언ㆍ박균택ㆍ이소영ㆍ박희승ㆍ주철현 의원이 발의에 참여했다.

2.

홍기원 의원안에 대한 독후감 총론은 이렇다.

이 법안은 대단한 전문가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한명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내 생각에는 법무부 검찰국 작품으로 보인다.

왜 전문가의 작품이라고 하는가? 마치 겉으로는 수사/기소 분리가 원칙인 것처럼, 사법경찰의 수사종결권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이를 전부 다 샅샅이 해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놀랐다.

내가 청와대 근무 중 법무부 검찰국이 만들어 온 검찰개혁법안을 검토하면서 “이 자들, 정말 검찰의 기득권 유지에 진심이구나”하고 경악한 적이 있는데, 이 법안을 보고 그때의 경악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3.

그러면 대체 무엇이 경악할만한가?

첫째, 송치 후 수사에 대하여 “보완수사”라는 용어를 안 쓰고 있다. 제196조 제1항은 본문에서만 “보완수사”라는 용어를 쓰고, 단서 조항에서는 “송치한 범죄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수사를 할 수 있다.”라고 하여 전면적 재수사를 할 수 있게 길을 열어 두었다(아래 그림 1).

그간 많은 사람들이 '보완수사라는 용어가 잘못이다, 송치후 수사를 검사들이 전면적으로 다시 할 것이다'라고 경고하였는데, 홍기원 의원안은 그런 경고가 “아! 맞아!”라고 확인해 준 것이다.

예전 검사들에게 검찰이 사건 말아먹는 것 지적하면 “뭐 어쩔건대?”하면서 오히려 꼬나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 법안에서도 그런 검찰조직의 안하무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4.

둘째, 송치 후 수사를 할 수 있는 사건 유형에 구속사건이 들어가 있다(아래 그림 2).

이건 경찰 구속 사건이라고 검사가 전면적 재수사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개 구속 사건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만한 일들이었다. 검사가 구속사건을 재수사한다는 것은, 여기에 친검언론까지 결합하면, 지금까지 검찰권력이 보여온 행태, 수사정보가 실시간으로 유출, 중계되는 지긋지긋한 행태가 앞으로도 쭉 계속된다는 의미다.

5.

셋째, 전건송치주의의 정교한 부활이다(그림 3).

기존에는 경찰이 수사하여 죄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들을 송치하고, 경찰이 불송치결정을 한 것 중에서 고소인 이의가 있는 경우에만 송치되도록 하였다.

그런데, ➀경찰이 수사하여 죄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에 더하여 ➁고발인의 이의가 있는 경우도 송치해야 하고, ➂고소ㆍ고발 외의 단서로 범죄를 인지하여 수사한 사건을 불송치한 경우, ➃불송치 사건이 일정한 유형의 사건인 경우도 송치하여 검사가 사건을 종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 정도면 거의 대부분의 사건들이 검사에게 송치된다. 경찰의 수사종결권은 이 정도면 허울만 남는다.

6.

넷째, 내가 이번 법안에 검찰국 검사들의 향기가 서린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 검사의 수사권 조항의 위치다. 종래 형소법은 제196조에서 검사의 수사가 먼저 나오고, 제197조에 경찰의 수사가 나온다.

그런데 수사/기소 분리 취지를 따르면, 검사의 수사권을 설령 인정한다고 하여도 그 위치는 경찰의 수사 다음에 나오는 것이 맞다. 그러나, 홍기원 의원안은 이를 가볍게 무시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검경간 지휘관계에서 협력관계로 전환된 상황에서 기존의 검사가 경찰을 지휘, 명령, 감독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다수 잔존해 있다. 그런데 홍기원 의원안은 이 조항들이 모두! 그대로 존치되어 있다.

7.

나는 이 법안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1) 이 법안 발의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님들, 이 법안 발의 명단에 진보적 법률가 의원님도 계시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근무하신 분도 계시던데, 죄송한 말씀이지만, 한심하고 불쌍했다. 이분들, 이 법안이 무슨 사회적 약자 보호 블라블라 하는 말씀들을 하시던데, 의원님들! 아닙니다요. 검사님들 숙원이 담긴 법안입니다요.

홍기원 의원님은 이 법이 이런 숨은 뜻이 있는 것을 아셨을까? 누군가 법안을 대표발의해달라는 청부입법 부탁으로 그러셨겠지? 정말 참......

2) 민주당이 TF 만들어서 공식적으로 발의한 형사소송법이 김한규 의원안이다. 이 법 만들 때 김용민 의원의 참여조차 거부하면서 만든 법안이다. 그런데 검사 기득권을 온존시켜주는 법안이 공공연하게 만들어지고 민주당 의원들이 사회적 약자 어쩌고 하면서 적통 법안을 너덜너덜 누더기로 만든다. 헛웃음만 나온다.

민주당의 공식 적통 법안을 누더기로 만드는 이런 법안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어제 유시민 작가가 말한 그런 상황들 때문이겠지?

3) 이 법안을 보면서 검사님들, 그리고 검사 출신 분들 정말 대단하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 어떤 상황에서도 검찰공화국의 그 꿈을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구나....... 2017년 청와대 가서 느꼈던 검사들의 집요함을 이번에 홍기원 의원안을 보면서 다시 절감했다.

4) 마지막으로 홍기원 의원 법안을 보면서, 이번에 형사소송법 개정이 안될 수 있겠구나, 아니 홍기원 의원 법안이 통과될 수 있겠구나 하는 절망적 생각이 들었다.

보완수사를 핑계로 검사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해 주고, 그래서 지난 내란의 밤을 꼬박 세우고 민주헌정체제를 수호하고자 노심초사한 국민들에 대한 민주당과 이 정부의 답이 이 홍기원 의원안이라면, 민주당과 이 정부는 정말 천벌을 받을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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