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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전당대회는 늘 치열했다. 계파 간 경쟁도 있었고, 후보 간 신경전도 있었다.
당대표 경쟁이 치열하면 계파 간 경쟁도 치열해졌고, 당대표 지지율이 일방적으로 기울 경우
최고위원 경쟁이 뜨거웠다, 그러나 치열함과 품격은 다른 문제다.
정당 민주주의는 경쟁을 통해 지도자를 선택하는 과정이지, 특정 후보의 출마 자체를 흔들어
경쟁의 장을 좁히는 과정이어서는 안 된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송영길 의원의 행보는 그런 점에서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송 의원은 정청래 전 당대표를 겨냥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등을 졌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가며
그의 정치적 정통성과 출마 명분을 정면으로 문제 삼고 있다. 이와 동시에 김민석 전 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사실상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송·김 연대' 구상을 노골화했다.
정치에서 연대나 단일화는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책과 비전, 가치의 접점을 국민과
당원 앞에서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정 후보의 출마를 압박하거나 명분을 깎아내리는 방식으로
경쟁 구도를 인위적으로 흔드는 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건강한 당내 경쟁과는 거리가 멀다.
민주당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후보 간의 치열한 경쟁은 늘 있어 왔다. 그러나 후보 등록 이후, 자신도
후보 신분을 유지하면서 다른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원하고 또 다른 후보의 출마를 견제하는
방식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후보가 중도 사퇴한 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사례는 있었을지언정,
현역 후보가 이토록 노골적으로 연대 구상을 밝히며 경쟁 상대의 입지를 좁히려는 장면은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다.
이런 모습은 오히려 지난 윤석열 정부 시절 국민의힘에서 벌어졌던 지도부의 노골적인 단일화 압박과 닮아 있다.
당시에도 특정 후보를 향한 공개적인 압박은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고 지지층의 피로감을 키웠다.
민주당이 그 모습을 비판했다면, 지금은 스스로 같은 방식을 답습하지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더욱 아쉬운 점은 송영길 의원이 당대표를 역임한 민주당의 대표적인 6선 중진이라는 사실이다.
6선의 무게는 단지 선거에서 여섯 번 승리했다는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당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고
후배 정치인들에게 정치의 품격을 보여주어야 할 무거운 책임이다. 승패보다 과정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유불리보다 당의 문화를 앞서 고민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 위치의 본질이다. 그런 원로 정치인이
경쟁 상대의 과거를 소환해 출마 명분을 흔들고, 결선 연대를 앞세워 구도를 압박하는 모습은 그 체급에 걸맞지 않는 처사다.
결선투표제는 유권자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지, 단순히 후보를 걸러내기 위해
존재하는 수단이 아니다. 후보들이 각자의 철학과 비전을 당원들에게 제시해 평가받고, 그 결과 필요에 따라
결선에서 자연스럽게 연대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이 제도의 본래 취지다. 시작도 하기 전에 연대를
기정사실화하며 경쟁의 폭을 좁히고 압박하는 행위는 제도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정치는 결국 경쟁이다. 그러나 경쟁이란 상대를 출발선에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출발선 위에서
오직 실력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그동안 자랑해 온 당내 민주주의 역시 바로 그러한 공정한
경쟁을 토대로 성장해 왔다.
송영길 의원은 그 누구보다 민주당의 역사를 깊이 체득한 정치인이다. 그렇기에 더욱 당당하게 비전으로 승부해야 한다.
경쟁자의 출마 명분을 흔들고 결선 구도라는 정치공학적 셈법에 매몰된 모습은, 6선 중진의 체급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민주당이 오랫동안 지켜온 성숙한 경쟁의 문화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당대표라는 자리는 전략으로 꿰찰 수 있을지 몰라도, 그 권위만큼은 오직 정당한 과정에서 비롯된다.
당원은 특정 정치인의 계산에 따라 선택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를 지도자로 세울지는
오직 당원의 몫이다. 민주당 이름을 걸고 당대표 후보들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경쟁자의 출마를 흔들어
흠집을 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비전으로 당원을 설득해 내는 것이다. 부디 당원과 국민이 기대하는
최소한의 '경쟁의 품격'만큼은 끝까지 지켜주길 바란다.

김민서기의 큰 그림이구나…
알…정…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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