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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사우디 자금 앞세워 디섐보 등 세계적 선수들 끌어모은 투어
PIF 지원 중단으로 휘청…재정 지원과 선수 확보 실패하며 청산 결정
'코리안 골프 클럽'도 해체…안병훈 DP월드투어 큐스쿨 출전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금력을 앞세워 골프계 지형을 흔들었던 LIV 골프가 5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LIV 골프는 6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사업을 질서 있게 종료하는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미국 파산법 11조에 따른 회생 절차를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추진하려 했으나 투자자들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콧 오닐 LIV 골프 최고 경영자는 "전 세계 젊고 다양한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며 "LIV 골프는 즐겁고 도전적인 여정이었으며, 무엇보다 보람 있었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앞서 LIV 골프 법률 대리인은 이날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 파산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슈 윌리엄스 변호사는 "채무자들은 현재 새로운 사업 모델인 'LIV 2.0' 계획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모두가 최선을 다했지만, 재정적 지원과 선수들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사업을 정리하는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LIV 골프는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기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대항하는 새로운 골프 투어로 출범했다.
더스틴 존슨(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42명이 총상금 2천만 달러가 걸린 LIV 골프 초대 대회에 출전했고, PGA 투어는 LIV 골프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회원 자격 정지 징계를 내리며 견제했다.

(서울=연합뉴스) 브라이슨 디섐보가 26일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 공식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5.26 [LIV 골프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photo@yna.co.kr
LIV 골프는 거액의 계약금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골프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브라이슨 디섐보, 브룩스 켑카, 필 미컬슨(이상 미국) 등 다수의 PGA 투어 스타 플레이어들이 LIV 골프로 이적했다.
이 과정에서 디섐보, 미컬슨 등이 PGA 투어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심화했다.
LIV 골프는 PIF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회마다 총상금 2천500만 달러 수준의 고액을 걸며 '머니 게임'을 이어갔다.
모든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는 샷건 방식, 컷오프 없이 모든 선수가 상금을 수령하는 방식, 개인전과 단체전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 등 파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또한 '골프의 엔터테인먼트화'를 전면에 내세워 대회장 곳곳에 신나는 음악을 틀고, 다양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2023년엔 전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까지 LIV 골프에 합류했다.
승승장구하던 LIV 골프는 지난 4월 PIF가 국제 정세 변화를 이유로 재정 지원을 중단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그동안 50억 달러(약 6조8천억원) 이상을 투자한 PIF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 등 국제 정세 변화와 수익성 문제 등으로 자금 지원을 중단했고, LIV 골프는 한 순간에 존폐 갈림길에 섰다.
LIV 골프는 선수 상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중계 수수료를 내지 못해 소송에 휘말리는 등 극심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다가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팀 챔피언십을 열지 못했고 조기 종료했다.
이후 LIV 골프는 사모펀드 운용사 BC 파트너스의 투자를 받아 재출범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욘 람, 가르시아, 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 다비드 푸이그(스페인), 아드리안 메롱크(폴란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많은 주축 선수가 잇따라 탈퇴를 선언하면서 리그 붕괴가 가속했다.
결국 BC 파트너스는 투자 계획을 철회했고 재정적 지원과 선수 확보에 실패한 LIV 골프는 재출범 대신 사업 종료를 선택했다.

(서울=연합뉴스) 26일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 공식 기자회견에서 안병훈(오른쪽 두 번째) 등 코리안 골프클럽 팀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5.26 [LIV 골프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photo@yna.co.kr
LIV 골프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LIV 골프는 2025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간판선수였던 장유빈을 영입했고, 그해 5월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LIV 골프 코리아 대회를 열었다.
올해 1월엔 아이언 헤즈 골프클럽의 이름을 코리안 골프 클럽으로 변경하고 PGA 투어에서 활약하던 안병훈을 비롯해 송영한, 김민규, 문도엽을 영입하며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LIV 골프는 PIF의 투자 중단 결정에도 지난 5월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LIV 골프 코리아를 열었다.
그러나 LIV 골프는 청산 과정을 밟으면서 한국과 인연도 매듭짓게 됐다.
코리안 골프 클럽도 해체 수순을 밟는다.
주장 안병훈은 6일 시작하는 DP월드투어 큐스쿨에 출전하는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파산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안병훈은 LIV 골프로부터 계약금 일부 등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한, 김민규, 문도엽도 LIV 골프와 결별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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