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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 4년 연속 최저 지명률…여자부는 사상 처음 30% 밑돌아
내년 외국인·아시아 쿼터 확대…기업은행은 6명 중 4명 해외 무대 출신 가능
육성 체계 약화에 대표팀 경쟁력도 위협…선수단 확대·육성 리그 등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1라운드 6순위 지명된 오세인(정관장), 3순위 지명된 정가영(현대건설), 2순위 지명된 김미주(SOOP), 1순위 지명된 오드리 박(IBK기업은행), 7순위 지명된 박은빈(GS칼텍스), 5순위 지명된 김아중(정관장), 4순위 지명된 유다은(한국도로공사). 2026.10.28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한 기자 =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남녀부 지명률이 나란히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좁아진 국내 신인의 취업문은 떨어진 국내 배구 경쟁력을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다.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신인 드래프트에서 남자부는 59명 중 18명(30.51%), 여자부는 57명 중 16명(28.07%)이 지명됐다. 수련선수를 포함해도 참가자 116명 가운데 82명이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남자부 지명률은 2023-2024시즌 47.62%에서 43.75%, 37.50%, 30.51%로 떨어지며 4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여자부도 같은 기간 52.50%, 41.30%, 36.21%, 28.07%로 3년 연속 하락한 끝에 처음으로 30%를 밑돌았다.
이날 드래프트 현장에서도 2라운드부터 지명을 포기하는 구단이 나오자 선수 가족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여자부 3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이름이 불린 나민지(선명여고)는 한국도로공사의 지명을 받은 뒤 눈물을 흘렸다.
지명률 하락의 원인으론 선수들의 기량 부족이 꼽힌다. 해마다 선수층에 차이가 있는 만큼 예년보다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적을 수도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하락세가 여러 해 이어지며 역대 최저치까지 경신하는 상황은 그해 선수들의 기량 문제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사실상 신인을 길러내야 할 한국 배구의 육성 체계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드래프트 이후 취재진과 만난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그동안 3∼4명씩 선발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구단 차원의 사정이 있었고, 외부 영입도 계획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많이 뽑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선수들의 기량에 대해선 "숨길 수는 없는 것 같다"며 "다른 감독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입장에선 후반 라운드에 선수를 뽑더라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진 SOOP 감독은 "기량 발전은 경쟁에서 온다고 보는데 선수가 부족하다"며 "야구처럼 몇백 명씩 경쟁하는 체제가 이뤄진다면 기량 발전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인 육성의 기반이 흔들리는 사이 구단들의 시선은 해외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자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여자부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지명된 재미교포 세터 오드리 박이 대표적이다.
미국 UCLA와 프로배구 콜럼버스 퓨리에서 뛰었던 오드리 박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구단들의 관심을 끈 최대어다.
국내 유망주들이 프로 입성을 기다리는 자리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이미 해외에서 프로 경험까지 쌓은 세터였던 셈이다.
더 나아가 2027-2028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정원이 한 명 늘어난다. 남자부는 외국인 선수 2명과 아시아 쿼터 1명, 여자부는 외국인 선수 1명과 아시아 쿼터 2명을 활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국내 선수와 동일한 대우를 받는 오드리 박을 보유한 기업은행은 외국인 선수·아시아 쿼터와 함께 코트 위 6명 중 4명을 해외 무대 출신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국내에서 성장한 선수에게 돌아갈 자리는 2개에 그칠 수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선수 육성 체계의 약화는 장기적으로 대표팀 경쟁력까지 위협한다.
2012 런던·2020 도쿄올림픽 4위를 기록한 여자대표팀은 김연경·양효진 등 황금세대가 물러난 뒤 세대교체의 진통을 겪고 있다.
남자대표팀은 김세진·신진식 등이 활약했던 2000 시드니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올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녀 대표팀은 7위, 4위에 그치며 나란히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한 실정이다.
이에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해선 신인 선발과 육성을 위한 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프로 감독 출신 지도자는 연합뉴스에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더 늘어나면서 구단들도 기존 선수들로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10명 중에 3명도 뽑지 않으면 과연 배구를 시키려는 부모님들이 더 있을까"라며 "현재보다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구단 엔트리를 늘리고, 정규시즌 전후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소규모 리그 등을 만들어 육성 시스템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마키[일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2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대한민국과 태국의 동메달 결정전.
세트점수 0-3으로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6.9.22 dwise@yna.co.kr
mov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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