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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내내 이어진 부상 밀물…온갖 묘수도 무용지물
막판 3위 싸움과 준PO서 KIA에 10연패로 '와르르'
홍창기·박동원은 FA로…외국인 구성도 새판 짤 듯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염경엽 LG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6.10.20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6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는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 2연패 가능성을 높게 바라봤다.
비시즌 전력 노출을 막아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력이 한층 강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마운드가 탄탄해 보였다.
LG는 지난 시즌 검증된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 앤더스 톨허스트와 재계약했다.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가 건재했고, 아시아 쿼터 선수 라클란 웰스와 군에서 전역하는 김윤식, 이민호까지 선발 자원이 차고 넘쳤다.
외야수 김현수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t wiz로 이적했으나 문성주, 박해민, 홍창기 등 리그 정상급 외야수들이 버티고 있었고, 거포 기대주 이재원이 전역해 전력 누수 우려는 크지 않았다.
LG는 2026시즌이 홈구장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시즌인 만큼, 팬들에게 우승의 선물을 주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그렸다.
변수를 최소화한 쌍둥이 군단은 기대처럼 시즌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갔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어린이날인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초 LG 1루수 문보경이 수비 중 다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026.5.5 ondol@yna.co.kr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부상이었다.
LG는 주전 선수들이 하나둘씩 이탈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핵심 선발 자원 손주영은 정규시즌 개막 전에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다가 팔꿈치 통증을 안고 돌아왔고, 4월까지 13경기에서 1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75의 특급 성적을 낸 붙박이 마무리 투수 유영찬은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일찍 시즌을 접었다.
4월 말엔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치리노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빠졌다.
야수진의 사정도 비슷했다.
주전 내야수 문보경은 WBC에서 허리를 다친 데 이어 5월 초 경기 중 공을 밟고 왼쪽 발목 인대를 다쳐 이탈했고, 주전 외야수 문성주는 복근 부상으로 사라졌다.
지난 시즌 11승을 올린 왼손 선발 송승기도 WBC 출전 여파 때문인지 왼쪽 등 담 증세 등에 시달렸다.
아무리 선수층이 두꺼운 LG라도, 밀물처럼 밀려오는 거듭된 부상 악재를 모두 막아낼 수는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4일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되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1로 승리를 거둔 LG 선수들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10.14 superdoo82@yna.co.kr
LG는 눈물겨운 버티기에 나섰다.
셋업맨 장현식을 마무리 투수로 활용했다가 부상에서 돌아온 손주영에게 뒷문을 맡겼다.
장현식은 다시 선발로 이동하는 등 마운드 운용에 온갖 묘수를 짜냈다.
치리노스의 부상이 길어지자 발 빠르게 움직여 새 외국인 투수 약셀 리오스를 영입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미국으로 날아가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고우석을 직접 만나 복귀를 요청하기도 했다.
LG는 7월 4일까지 선두를 지켰고,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1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뒤졌다.
LG는 후반기 들어서도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핵심 불펜 역할을 맡은 새 외국인 투수 리오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곧바로 스카우트팀이 움직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112승을 거둔 베테랑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영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2026.10.20 jieunlee@yna.co.kr
그러나 버티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전반기 내내 부상 악령에 고통받던 선수들은 후반기 들어 급격히 지쳐갔다.
마운드가 흔들리는 가운데 타격 사이클마저 하락하면서 투타가 동반 침체에 빠졌다.
LG는 후반기 이후 15경기에서 3승 1무 11패, 승률 0.214의 처참한 성적을 냈다.
특히 7월 9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자는 쉼 없이 나왔다.
여러 차례 보직을 바꿔가며 헌신한 장현식은 팔꿈치 부상으로 고꾸라졌고, 특급 성적을 내던 웰스마저 어깨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LG는 급하게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의 일본 출신 투수 오카다 아키타케를 아시아 쿼터 선수로 영입하려 했으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규정 검토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없던 일이 됐다.
LG는 겨우 호주 출신 좌완 존 케네디를 영입했다.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한 마감일인 8월 15일에 영입 절차를 극적으로 마쳤다.
MLB 등판의 꿈을 이룬 고우석은 뒤늦게 합류했다.
늦게 합류한 탓에 포스트시즌 출전할 수 없었지만, LG는 정규시즌만이라도 활용하겠다며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썼다.

고우석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계약한 뒤 차명석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LG 구단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하지만 추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송승기와 핵심 불펜 김진성이 쓰러지면서 마운드 전력은 바닥을 드러냈고, 팀 순위는 2위에서 3위로,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시즌 막판엔 KIA 타이거즈와 치열한 3위 싸움을 펼쳤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무너졌다.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잠실에서 열린 KIA와 막판 3연전에선 모두 9회에 결승점을 내주는 끔찍한 악몽 속에 모두 패했고, 10월 12일 KIA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3위 결정전에서는 8회에 KIA 김도영에게 결승 투런포를 얻어맞아 결국 4위로 시즌을 마쳤다.
호랑이 군단에 물린 LG는 치명상을 입었다.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승리했지만, KIA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하고 3연패로 무릎을 꿇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정규리그 7연패를 포함해 KIA에 10연패를 당하고 2026년을 허무하게 마감했다.
이제 LG는 잠실주경기장 임시 구장으로 안방을 옮겨 새 시대를 준비한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리그 두산 베어스 대 LG 트윈스 경기. 2회 말 2사 2, 3루 때 LG 홍창기가 삼진 아웃당한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6.5.7 mon@yna.co.kr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당장 내부 FA 단속이 급선무다.
올 시즌을 마치고 주전 포수 박동원과 주전 외야수 홍창기가 FA로 풀린다.
홍창기는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으나 가진 실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다시 짜야 한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은 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될 만큼 최고의 성적을 거둬 재계약이 유력하다.
반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카라스코와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지 못한 톨허스트의 재계약은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올 시즌 LG를 가장 괴롭혔던 부상 문제를 해결하고, 긴 시즌을 안정적으로 치를 수 있는 선수층과 마운드 운용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잠실구장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아쉬움 속에 마친 LG가 새 안방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까.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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