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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15세 '금빛 항해사' 최지운 "한국 가면 고기 엄청 사주겠죠?"

입력 2026-10-03 1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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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에서 역전 우승 일군 한국 요트의 미래…"상금 70%는 미래 위해 투자할게요"




15세 금메달리스트 최지운

[최지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고야=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어제까지만 해도 안 될 줄 알고 저 진짜 엄청 울었거든요. 그래도 끝까지 정말 이 악물고 했어요."


'15세 금메달리스트' 최지운(대천서중)의 장난기 가득한 입매와 초롱초롱한 눈빛은 영락없는 중학생 소년이었다.


하지만 바닷바람에 그을린 피부와 요트 줄을 당기느라 마디마다 굳은살이 박인 두 손은 거친 어른의 것과 같았다.


대화를 나눌 때도 어른스러움과 앳된 모습이 묘하게 교차했다.


성격이 참 씩씩하다는 칭찬에는 "그래야 어딜 가서도 예쁨받지 않겠습니까"라며 애늙은이처럼 능청을 떨다가도, 우승 소감을 물을 땐 "오늘 진짜 '레전드'였어요"라며 딱 제 나이 또래다운 답변을 내놓는다.


최지운은 3일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가이요 요트 항구에서 열린 대회 요트 소년부 딩기(ILCA 4) 경기에서 12차 레이스까지 치른 결과, 최종 25점을 기록해 1위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했다.




요트 소년부 15세 최지운, 금빛 물살

(나고야=연합뉴스) 최지운이 3일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가이요 요트 항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요트 소년부 딩기 경기에서 12차 레이스까지 치른 결과, 최종 25점을 기록해 1위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진은 이날 최지운이 환호하는 모습. 2026.10.3 [대한요트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eephoto@yna.co.kr


15살의 나이에 아시아 최정상에 올라서는 짜릿함을 맛본 순간이다.


경기를 마친 뒤 통화로 만난 최지운은 전화 너머로도 기뻐서 방방 뛰는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는 "딱 경기 마치고 들어오는데 응원 와준 삼촌들이 제가 요트에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절 들어 올려 축하해줬다"며 "너무 좋았다. 정말 '레전드'였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가 말하는 '삼촌'은 다름 아닌 국가대표 선배들이다. 한국 요트의 전설이자 최지운에 앞서 먼저 금메달을 수확한 하지민(37)과는 실제로 삼촌과 조카뻘일 만큼 나이 차이가 크지만, 이들은 대회 내내 막내 최지운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줬다.


흔들리던 위기의 순간에도 맏형들의 굳건한 격려가 빛을 발했다.




최지운 AG 요트 출전

(가마고리[일본]=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일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가이요 요트 항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요트 남자 청소년 딩기 경기를 앞두고 한국 최지운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2026.10.2 image@yna.co.kr


최지운은 대회 초반 꾸준히 1위권 페이스를 유지했으나, 지난 2일 열린 8∼10차 레이스에서 거센 추격을 허용하며 단숨에 전체 4위까지 미끄러졌다.


당시 강풍이 불어 체격이 큰 선수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는데, 162cm로 출전 선수 중 가장 체구가 작은 편인 최지운으로서는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당일 경기를 마치자마자 코치진과 선배들에게 달려가 펑펑 눈물을 쏟았다는 최지운은 "점수 차가 너무 벌어져 역전은 힘들 줄 알았다. 그런데 주변에서 '내일은 미풍이 부니까 네가 다시 드라마를 쓸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고 돌아봤다.




최지운 AG 요트 출전

(가마고리[일본]=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일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가이요 요트 항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요트 남자 청소년 딩기 경기를 앞두고 한국 최지운(왼쪽)이 출전을 준비하며 협회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10.2 image@yna.co.kr


바람과 파도 등 자연의 변수가 절대적인 요트 종목 특성상, 그가 할 수 있는 건 간절한 기도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신이 기회를 주신 것처럼' 불어온 3일의 바람을 타고 그는 완벽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11차 레이스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맹추격했고, 최종 12차 레이스에서 2위를 기록해 경쟁자들을 단숨에 따돌렸다.




요트 소년부 15세 최지운, 금빛 물살

(나고야=연합뉴스) 최지운이 3일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가이요 요트 항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요트 소년부 딩기 경기에서 12차 레이스까지 치른 결과, 최종 25점을 기록해 1위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진은 이날 최지운이 환호하는 모습. 2026.10.3 [대한요트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eephoto@yna.co.kr


레이스를 마치자마자 역전 우승을 직감했다는 최지운은 이날은 응원와 준 부모님 품으로 달려가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최지운은 "워낙 뒤처져 있어서 '최선을 다하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겠지' 하고 마음을 비운 덕분인 것 같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보령 대천 해안가에서 나고 자라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권유로 요트를 시작했다는 최지운은 이제 '동네 유명 인사 예약'이다.


학교 담임 선생님이 이미 수업 시간에 최지운 선수의 실시간 위치가 떠 있는 GPS 화면을 띄워주며 중계를 해준 탓에 매일 레이스가 끝나면 반 단체 대화방이 시끄러웠다는 최지운은 "이제 한국 가면 주변 사람들이 고기 엄청 사줄 것 같다"며 입맛을 다셨다.


이어 우승 상금과 포상금은 어떻게 쓸 거냐는 질문에는 "30%는 엄마 아빠한테 드리고, 나머지 70%는 나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겠다"고 야무지게 답했다.




한국 요트의 '미래' 최지운

[최지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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