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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보다 값진 '특별한 완주'…춘천연합마라톤 빛낸 러너들

입력 2026-10-03 12: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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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40주년 부부 나란히 첫 완주…82세 최고령도 10㎞ 거뜬


3대 가족 5명 첫 동반 레이스…학교 공동체 70명도 함께 달려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3일 강원 춘천시 강촌 일원에서 열린 2026 춘천연합마라톤 출발선에는 저마다의 특별한 사연을 품은 러너들이 섰다.


결혼 40주년을 맞아 생애 첫 마라톤에 도전한 부부부터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 82세 최고령 참가자와 3대가 함께 달린 가족까지 다양한 사연을 지닌 참가자들이 북한강변을 힘차게 내달렸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출전한 학교 공동체도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며 기록을 넘어 도전과 추억을 나누는 특별한 레이스를 펼쳤다.


나이와 달리는 이유는 달랐지만 완주의 기쁨만큼은 모두 같았다.




결혼 40주년 맞아 참가한 민성숙·성일경씨 부부

[촬영 박영서]


◇ 결혼 40주년, 첫 데이트 추억의 장소서 나란히 완주


결혼 40주년을 맞은 민성숙(62)·성일경(63)씨 부부는 대학 시절 첫 데이트를 했던 강촌에서 생애 첫 마라톤을 나란히 완주했다.


1982년 대학 새내기 시절 강촌에서 연애의 싹을 틔운 두 사람은 1986년 10월 3일 부부의 연을 맺었다.


결혼한 지 꼭 40년이 되는 이날 다시 강촌을 찾은 부부는 5㎞ 코스에 함께 도전해 약 30분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민씨는 출발선에 섰던 순간을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기다리던 때처럼 설레는 기분이었다"라고 회상하며 40년 전 결혼식 날에 빗댔다.


평소 3㎞가량을 달려온 부부에게 5㎞는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힘에 부칠 때면 서로 손을 잡고 걷다가 다시 뛰기를 반복하며 끝까지 함께했다.


민씨는 "조금 숨이 차면 둘이 손잡고 걷다가 다시 뛰어서 힘든 줄도 몰랐다"며 "강촌을 달리니 첫 데이트했던 때의 기억도 떠올랐다"고 웃었다.


완주한 두 사람이 다시 확인한 약속은 '건강하게 함께 달리기'였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함께 힐링하면서 건강을 챙기고 즐겁게 지내자고 이야기했다"며 "더 연습해서 다음 대회에서는 10㎞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완주에 성공한 최고령 참가자 전화자씨

[촬영 박영서]


◇ 허리 통증에 시작한 달리기…82세 최고령 러너 10㎞ 완주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인 전화자(82·여)씨는 10㎞ 코스를 1시간 15분 만에 완주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전씨가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는 뜻밖에도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힌 허리 통증이었다.


7∼8년 전 척추협착증 진단을 받은 그는 수술 대신 운동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경기 가평군 대성리 자택 인근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걷던 중 심한 통증을 느껴 몇 발짝 뛰어본 일을 계기로 조금씩 달리기 시작했고, 이후 꾸준히 운동하면서 통증이 크게 줄었다.


현재도 이틀에 한 번씩 4∼6㎞를 달리고 수영도 꾸준히 한다는 전씨에게 이번 춘천연합마라톤은 생애 세 번째 마라톤 대회였다.


전씨는 "나이가 있으니 욕심내지 않고 평소 페이스대로 뛰겠다"던 다짐대로 북한강변을 달린 끝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완주 직후 "너무 좋고 상쾌하다"며 "내년에도 다시 도전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곁에서 아내의 도전을 지켜본 남편 이종만(85)씨도 "계속 이렇게 뛰어주는 게 고맙다"며 손을 꼭 잡았다.


전씨는 "척추협착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처럼 용기를 갖고 운동에 도전해봤으면 좋겠다"며 "뛸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화자씨와 이종만씨 부부

[촬영 박영서]


◇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3대 가족 5명 첫 동반 레이스


경북 청송에서 온 신학균(73)씨 가족에게도 이날 레이스는 특별했다.


신씨를 비롯한 두 아들과 두 손자까지 3대에 걸친 가족 5명이 처음으로 한 대회에 출전해 각자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달렸다.


평소 마라톤을 즐기는 신씨였지만 가족이 한데 모여 달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과거 운수업에 종사하며 강촌 일대를 수없이 오갔던 신씨에게 이날 레이스는 옛 기억을 되새기는 시간이기도 했다.


신씨는 "겨울에 얼어붙은 위험한 도로를 수없이 달렸는데, 오랜만에 다시 와 직접 뛰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들 신현길(41)씨도 "아버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더 열심히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손주 신주원(11)군은 "처음에는 추워서 죽을 것 같았는데, 뛰다 보니 더워서 죽을 것 같았고, 그다음에는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배고파서 죽을 것 같다"라는 솔직한 소감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가족과 함께 뛰어 좋았다"며 "아빠가 맛있는 닭갈비를 사 준다고 해서 얼른 먹고 싶다"고 했다.




첫 동반 레이스 마친 3대 가족

[촬영 박영서]


◇ 수업 전 함께 달린 학생·학부모·교직원 '보람찬 완주'


춘천 금병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70여명은 이날 5㎞ 코스에 함께 출전해 완주의 기쁨을 맛봤다.


이들의 도전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금병초 학부모회는 강원도교육청의 학부모 동아리 지원사업을 계기로 아침 체육 동아리를 꾸리고, 학생들과 함께 수업 시작 전 꾸준히 달리며 첫 마라톤을 준비했다.


50일간 매일 달리기는 챌린지에도 참여하며 체력을 기른 이들은 대회를 앞두고 직접 코스를 답사하며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참여한 학생들은 이날 각자의 달리기 속도에 맞춰 조를 나눠 출발했다.


동아리를 이끈 하소민(49·여)씨는 "아이들이 초반에 너무 빨리 뛰다가 지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모두 잘 뛰어줬다"며 "처지는 아이 없이 모두 무사히 완주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함께 연습하고 코스를 답사했던 노력이 빛을 발한 것 같다"며 "아이들이 목표를 이뤘다는 성취감을 얻고, 이번을 계기로 새로운 도전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러닝 크루장을 맡았다는 김태서(12)군도 친구들과 함께 결승선을 통과한 뒤 "다 같이 완주해서 뿌듯하다"고 웃었다.


이들은 코스를 달리며 만난 주민들의 응원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


하씨는 "달리는 동안 주민들이 곳곳에서 많이 응원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며 "강촌이 다시 살아나 예전처럼 활기가 넘치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2026 춘천연합마라톤, 어린이들도 뛰어요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개천절인 3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열린 2026 춘천연합마라톤에 단체로 참여한 금병초등학교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들이 강삼영 교육감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10.3 yangdoo@yna.co.kr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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