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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남편' 이건혁 "金 못 따면 현관 비밀번호 바꾼다는 아내에 서운할 뻔"
'36세' 송종호 "지금부터 시작…나이 상관없이 끝까지 도전할 것"
'사격 집안' 윤서영은 몸살감기 극복하고 "가문의 영광이라네요"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송종호(왼쪽부터), 이건혁, 윤서영이 시상대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10.1 hwayoung7@yna.co.kr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사격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마지막 날 '골든 데이'를 완성했다.
그 중심에는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빛 총성을 다시 울린 남자 25m 속사권총 대표팀 '삼총사'가 있었다.
송종호(36·IBK기업은행), 이건혁(27·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윤서영(23·KB국민은행)으로 꾸려진 대표팀은 1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의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1천749점을 합작하며 라이벌 중국(1천740점)을 9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되찾아온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이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송종호(왼쪽부터), 이건혁, 윤서영이 시상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 2026.10.1 hwayoung7@yna.co.kr
여기에 이건혁이 개인전 결선에서 2차 슛오프까지 가는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쑤롄보판(중국)을 제압하고 우승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12년 전 인천에서 김준홍이 달성했던 개인·단체전 석권의 영광을 재현한 것이다.
이번 대회 내내 유독 메달 운이 따르지 않아 애를 태웠던 한국 사격은 속사권총 대표팀의 맹활약으로 마지막 날 금메달 2개를 보태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경기 후 만난 세 선수의 얼굴에는 그간의 중압감을 털어낸 후련함과 함께 종목에 대한 굳건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한국 이건혁이 중국 쑤롄보판의 사격을 지켜보고 있다. 2026.10.1 hwayoung7@yna.co.kr
◇ "금메달 두 개라 무겁네요"…'2관왕' 이건혁의 감격
단체전과 개인전을 휩쓸며 목에 금메달 두 개를 건 이건혁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혼자 머릿속으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는 상상을 많이 해봤지만, 막상 목에 거니 이런 기분이 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벅차고, 메달 두 개라 진짜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이건혁의 어깨는 대회 전부터 무거웠다.
국내 선발전 당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큰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이건혁이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10.1 hwayoung7@yna.co.kr
이건혁은 "선발전 성적이 워낙 좋아 '이렇게 잘해놓고 정작 본선에서 못 따면 어쩌나' 하는 부담이 컸다"며 "더욱이 이번 대회에서 사격 대표팀이 어제까지 금메달 1개에 그쳐 장갑석 감독님도 마음고생하시는 게 보였다. 애써 괜찮은 척하시는 모습을 보며 꼭 2관왕에 올라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살 떨리는 개인전 결선 슛오프 당시에는 집에서 응원하고 있을 가족을 떠올렸다.
국가대표 사격 스타 김예지의 남편이자 16개월 된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슛오프 사대에 섰을 때 아내와 아이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이어 "아내가 '금메달 못 따면 집 비밀번호를 바꾸겠다'고 장난을 쳤는데 진짜 잠그면 서운할 뻔했다"며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빨리 귀국해서 뛰어다니는 16개월짜리 아기 목에 메달을 걸어주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이건혁, 윤서영, 송종호가 시상대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10.1 hwayoung7@yna.co.kr
◇ 1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선 맏형 송종호 "역시 속사권총"
대표팀의 맏형 송종호에게 이번 우승은 더욱 각별하다.
송종호는 12년 전인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막내로서 김준홍, 장대규와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주역이다.
12년이 흘러 서른여섯의 베테랑이 된 그는 이제 든든한 맏형으로서 두 동생을 이끌고 다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송종호는 본선 2일 차 첫 주자로 나서 292점의 고득점을 쏘며 단체전 우승의 결정적인 발판을 놓았다.
본선 4위(580점)를 기록하고도 국가당 결선 진출 2명 제한 규정 탓에 개인전 사대에는 서지 못했지만,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보다 후배들을 향한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이건혁, 윤서영, 송종호가 시상대에서 미소 짓고 있다. 2026.10.1 hwayoung7@yna.co.kr
송종호는 "대한민국 사격의 관점에서 보면 마지막 날 큰 쾌거를 이뤘다고 말하고 싶고, 속사권총 선수로서는 '역시 대한민국 속사권총'이라고 당당히 외치고 싶다"며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12년 전과의 차이를 묻는 말에 그는 "12년 전에는 대표팀 신입생이라 어떻게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열심히만 쐈다"면서 "지금은 맏형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동생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었다. 전성기가 20대 후반∼30대 초반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나는 지금부터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동생들의 힘을 얻어 앞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개인전 결선. 한국 윤서영이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2026.10.1 hwayoung7@yna.co.kr
◇ '지독한 감기' 딛고 팀 지켜낸 막내 윤서영의 투혼
대표팀의 막내 윤서영은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6위라는 값진 성적을 남겼다.
특히 그는 대회 나흘 전부터 찾아온 지독한 몸살감기로 경기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대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했다.
윤서영은 "경기 전부터 열이 펄펄 끓고 팔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며 "하지만 단체전은 나 혼자만의 경기가 아니지 않나. 형들에게 절대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부모님과 형도 사격 선수인 '사격 가문'에서 자랐지만, 국가대표로 메달을 딴 건 내가 처음"이라며 "단체전 금메달을 따고 집안의 큰 자랑거리라며 축하를 많이 받았다. 형들 덕분에 귀한 경험을 쌓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이건혁이 관중을 향해 엄지를 치켜올리고 있다. 2026.10.1 hwayoung7@yna.co.kr
◇ '두 동강 난 쇄골'과 '각막 부상'…상처 딛고 쏜 기적
이들의 금빛 총성이 유독 눈부신 이유는 상처와 역경을 이겨낸 인간 승리의 드라마 그 자체여서다.
이건혁은 고교 시절 사격을 시작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쇄골이 골절됐다.
이건혁은 "엑스레이를 보니 뼈가 완전히 두 동강이 나 있었다"며 "속사권총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된 시점이라 운동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포에 시달렸다. 잘 치료받고 버텨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자체가 다행이고 감사할 뿐"이라고 회상했다.
맏형 송종호 역시 선수 생명이 끝날 뻔한 위기를 겪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각막이 찢어진 것이다.
송종호는 "그때는 눈앞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눈앞이 캄캄했고, 제발 보이기만 하면 좋겠다는 실낱같은 희망뿐이었다"면서 "기적처럼 시력을 되찾았고, 지금은 총을 겨눌 수 있는 건강한 신체를 갖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매 순간 감사하며 사대에 선다"고 고백했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개인전 시상식에서 김현식 대한사격연맹 부회장이 시상자로 나서고 있다. 금메달은 이건혁. 2026.10.1 hwayoung7@yna.co.kr
◇ 시선은 이제 2028 LA로…"삼세판, 그리고 압도적 金"
아시안게임 정상 탈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세 선수의 시선은 벌써 2년 뒤 열릴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올림픽 속사권총은 단체전 없이 오직 개인전만 열리기 때문에, 본선 사대에 함께 서는 순간 동료이자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된다.
이에 대해 송종호는 "국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며 "'삼세판'이라는 말처럼, 세 번째 도전이 될 다음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값진 결실을 보아 그 의미를 증명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개인전에서 슛오프 끝에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이건혁이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6.10.1 hwayoung7@yna.co.kr
2관왕에 오른 이건혁 역시 "이번 결선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스스로 부족한 점과 실수를 명확히 느꼈다"며 "다가오는 11월 카타르 세계선수권대회부터 LA 올림픽까지 철저히 보완해 아슬아슬한 승부가 아닌 압도적인 실력으로 금메달을 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막내 윤서영도 형들의 뒤를 따르겠다는 각오다.
윤서영은 "이제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고 앞으로 성장할 기회가 훨씬 많다"며 "형들과 함께 훈련하며 더 단단해져서 올림픽 시상대 맨 위에 서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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