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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일본 하늘에 태극기 띄운 허미미…할머니 만나러 갑니다

입력 2026-10-01 17: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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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적 선택해달라던 할머니 유언…금메달 따서 영전에 바치겠다는 약속


어깨 수술 여파 극복하고 나고야 AG서 감격스러운 금메달




어린 시절의 허미미

[허미미 본인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나고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3·경북체육회)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다.


2002년 12월 19일 일본 도쿄도 하치오지시에서 태어나 데이코 고교와 명문 와세다대를 졸업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허미미가 일본 대신 한국 국적을 택한 건 2021년의 일이다.


한국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태극기를 가슴에 품었다.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한국 국적을 유지했던 할머니와 아버지 허부숙 씨를 따라 허미미는 한국에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인 허미미에게 태극기는 더 특별했다.


그는 대한민국 선수로 한국 유도의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2022년부터 각종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보인 허미미는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1995년 여자 61㎏급 정성숙, 여자 66㎏급 조민선 이후 무려 29년 만에 한국 여자 선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선 결승에서 크리스티 데구치(캐나다)에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석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결승 경기 펼치는 허미미

(나고야=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전. 한국 허미미가 몽골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를 상대하고 있다. 2026.10.1 mon@yna.co.kr


올림픽 이후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루한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도 금메달을 할머니 영전에 바치겠다는 일념으로 꿈을 향해 뛰었다.


재활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어깨가 더디게 회복되면서 평소처럼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허미미의 소속 팀 감독인 경북체육회 김정훈 감독은 1일 "미미는 회복 과정에서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감각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떨어진 경기 감각을 되찾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고 말했다.


대표팀 내부에서도 허미미를 금메달 후보로 보진 않았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통해 감각을 끌어올리고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허미미는 일본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의 의미를 남다르게 생각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꼭 금메달을 따서 할머니 묘비에 가져가겠다"고 다짐했다.


애국가 연습도 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 메달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따라 부르겠다며 애국가를 외웠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애국가를 다시 외우며 심기일전한 허미미는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목표를 이뤘다.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몽골)를 업어치기 유효승으로 꺾고 나고야 하늘에 태극기를 띄웠다.


금메달을 목에 건 허미미는 이제 할머니 영전을 찾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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