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대만, 태국에도 골고루 발목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3일 일본 아이치현 스카이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단체 준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일본에 0-3으로 패하며 동메달을 따낸 대한민국 대표팀 석은미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2026.9.23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국 탁구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노 실버'라는 최악의 성적을 낸 원인으로 '세계랭킹 끌어올리기'에 매몰된 준비 과정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27일 대한탁구협회의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규정을 보면 혼합복식 아시아권 4위 이내의 상위 1조, 남녀 단식 50위 이내의 상위 최대 3명에 해당하는 선수들을 자동 선발토록 했다.
엔트리 남녀 각 5명 중 각 4명의 선수가 이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 자격을 확보했다.
혼합복식 랭킹 1위인 임종훈(한국거래소), 신유빈(대한항공)을 비롯해 남자 장우진(세아), 안재현, 오준성(이상 한국거래소), 여자 주천희(삼성생명),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 이은혜(대한항공)가 상위 랭커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들은 랭킹을 올리거나 유지하기 위해 국제대회 시리즈인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대회에 지속해서 출전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훈련에 집중할 시간은 부족했다. 최영일 대표팀 총감독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 부분을 인정한 바 있다.
최 총감독은 지난 7월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국제대회를 너무 많이 나가다 보니 훈련할 시간이 부족해서 보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3일 일본 아이치현 스카이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단체 준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석은미 감독이 주천희에게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다. 2026.9.23 dwise@yna.co.kr
너무 잦았던 국제대회 출전은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 후보 1순위였던 혼합복식 임종훈-신유빈 조가 준결승에서 탈락한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혼복조의 중심축인 신유빈은 이번 대회 눈에 띄게 지쳐 보였다.
다만, 랭킹을 사실상 국가대표 선발의 최우선 조건을 삼은 현 규정에 특별히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랭킹이 높다면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시드를 받아 '최강' 중국을 늦게 만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3일 일본 아이치현 스카이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탁구 혼합복식 3라운드 대한민국 임종훈-신유빈과 카자흐스탄 하르키 이스켄데르-사르비노즈 미르카디로바와 경기.
대한민국 임종훈-신유빈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6.9.23 dwise@yna.co.kr
중국을 늦게 만난다면, 8강 진출에 만족할 선수가 동메달을 노릴 수 있고, 동메달을 목표로 잡았던 선수가 결승 진출을 기대할 수 있는 게 탁구 종목이다.
2023년 항저우 대회에서 한국은 신유빈과 전지희(은퇴)를 앞세운 여자복식에서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때 신유빈-전지희 조는 중국 조가 8강에서 모두 탈락하면서 이들을 만나지 않는 행운을 누렸다.
랭킹으로 선수를 뽑는 현 방식에는 '일장일단'이 있는 셈이다. 결국, 근본적인 부진의 원인은 국가대표 선발, 운영 제도보다는 선수들의 '실력'에서 찾아야 한다는 인식을 탁구계는 공유하고 있다.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에도 밀린 지 오래인 한국은 이번 대회 다양한 국적의 선수에게 덜미를 잡혔다.
예년엔 '만리장성'까지 다가가 메달권 성적을 낸 선수가 여럿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선 대다수 선수가 거기까지 가지도 못했다.
한국은 남녀 단·복식에서 아예 모든 선수가 8강 이하 단계에서 탈락하는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남녀 단체전과 혼합복식에서 동메달 3개를 따내는 데 그쳤다.
항저우 대회에서는 남녀 단식 동메달 2개를 포함해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 등 총 8개의 메달을 수확했던 한국 탁구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3일 일본 아이치현 스카이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단체 준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장우진이 일본 마츠시마 소라에게 두 세트를 연거푸 내준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6.9.23 dwise@yna.co.kr
탁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1958년 이래 한국이 이 종목에서 은메달도 따내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유빈-주천희(삼성생명) 조는 여자 복식 8강에서 태국의 수타시니 사웨타붓-오라완 파라낭 조에 역전패했고, 기대를 모은 오준성-임종훈(이상 한국거래소) 조 역시 남자 복식 8강전에서 일본의 마쓰시마 소라-도가미 스케 조에 1-3으로 졌다.
남자 단식에서 8강에 한 명도 올려보내지 못한 건 특히 뼈아프다.
오래 한국 남자 에이스로 활약해온 장우진(세아)이 16강전에서 대만의 펑이신에게 0-4로 완패하면서 남자 단식 주자들은 전멸하고 말았다.
한국 탁구의 약해져 가는 '단식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남자 대표팀의 부진을 두고는 대회를 석 달 앞둔 6월 오상은 남자 대표팀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오준성의 부친이기도 한 오 감독이 사퇴하면서 남자 대표팀은 최 총감독과 윤재영·황성훈 코치의 지도 체제로 전환되는 혼란을 겪었다.
ahs@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