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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AG는 WT 체계, 북한은 ITF…같은 뿌리서 갈라진 '두 태권도'
금메달 11개 놓고 각축전…2014년 교류 물꼬에도 경기 통합은 아직

(항저우=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김유진이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57kg 이하급 8강 경기에서 카자흐스탄 세보스티아노바를 상대로 머리 공격을 펼치고 있다. 2023.9.26 hihong@yna.co.kr
(나고야=연합뉴스) 김동한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14개 종목에 선수 107명을 내보낸 북한의 출전 명단에는 뜻밖에도 종주국 무예인 태권도가 없다.
북한은 축구와 역도, 레슬링, 탁구, 사격, 복싱은 물론 일본을 대표하는 무예인 가라테에도 선수를 출전시켰다.
하지만 정작 한반도에서 탄생해 한국이 주도하는 태권도에는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한반도에서 태어나 법률상 대한민국의 국기(國技)로 지정된 태권도는 해방 이후 여러 도장의 무술을 통합·표준화해 오늘날의 틀을 갖췄다.
1988년 서울·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시범 종목을 거쳐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자리 잡아 200여개 나라에 보급됐다.
세계화로 각국의 실력이 평준화하면서 종주국 한국도 더는 독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겨루기 8개, 품새 2개, 처음 도입된 버추얼 태권도 1개 등 금메달 11개가 걸려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그런데 북한은 1972년 뮌헨 하계올림픽과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 각각 데뷔한 뒤 여러 차례 종합대회에 선수단을 보냈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태권도엔 지금까지 한 명도 출전시키지 않았다.

(오사카 교도=연합뉴스) 북한 축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6.9.11 photo@yna.co.kr
북한이 태권도를 외면해서가 아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태권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 규정으로 치러지지만, 북한은 국제태권도연맹(ITF) 체계에서 선수들을 키워왔다.
ITF는 최홍희 전 육군 소장이 1966년 서울에서 창설했다.
박정희 정부와 갈등을 빚은 최홍희가 1972년 캐나다로 망명한 후, 한국에서는 이듬해 현재의 WT가 세계태권도연맹(WTF)이란 이름으로 출범했다.
최홍희가 1980년 ITF 시범단과 평양을 찾아 태권도를 전수한 후 북한은 ITF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2002년 최홍희 사망 뒤 ITF는 여러 계열로 갈라졌고, 현재 북한은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계열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달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열린 제11차 ITF 아시아태권도선수권에는 24개국 선수와 감독 1천320여명이 참가했으며, 북한은 금메달 75개를 포함해 메달 99개와 부문별 종합우승컵 3개를 차지하기도 했다.
수십 년 동안 달리 태권도를 발전시켜온 결과 경기 방식도 달라졌다.
WT의 올림픽·아시안게임 겨루기는 전자호구를 활용하지만, ITF 대회는 손으로 얼굴을 공격할 수 있는 '맞서기'와 품새에 해당하는 '틀', 위력 격파 등을 함께 치른다.

(평양=연합뉴스) 3일 태권도 시범단 일행이 북한 태권도성지관에서 나오고 있다. 2018.4.3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photo@yna.co.kr
남북 태권도가 교류가 없었던 건 아니다.
두 기구는 2014년 중국 난징에서 서로를 인정·존중하고 ITF 선수의 올림픽 참가 기회를 모색하는 내용의 의정서를 맺기도 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던 2017년 무주 세계선수권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엔 WT와 ITF 시범단이 합동 공연을 펼쳤다.
하지만 북한 선수의 종합대회 출전이나 경기·육성 체계의 통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남북 관계가 다시 멀어진 지금, 북한 선수가 WT 방식의 아시안게임 태권도 무대에 서는 날도 당분간은 요원해 보인다.

(로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북한 선수로 구성된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 올림픽박물관에서 태권도 시범 공연을 하고 있다. 2019.4.11 minor@yna.co.kr
mov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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