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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첫선' 테크볼 "우리가 1세대…새 길 연다"

입력 2026-09-04 0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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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하는 탁구'…헝가리서 시작된 신생 스포츠


한국, 남자 단·복식과 혼합복식 출전해 메달 도전




태크볼 국가대표팀.

3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벨로드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한 테크볼 대표팀. 왼쪽부터 장은서, 김은준, 이용섭 감독, 이태빈, 이준석.
[대한테크볼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축구와 탁구를 결합한 '테크볼'(Teqball)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역사상 첫선을 보이는 종목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홈페이지에는 테크볼을 축구, 탁구, 프리스타일 기술의 요소를 결합한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역동적인 스포츠라고 소개한다.


테크볼은 2012년 헝가리에서 고안된 신생 스포츠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2017년 3월 창립된 국제테크볼연맹(FITEQ)이 약 150개 회원국을 두고 있을 만큼 이미 전 세계에 널리 보급됐다.


종종 외국의 축구 선수들이 훈련이나 놀이로 테크볼을 하는 영상이 공개돼 관심을 끌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2018년 테크볼이 도입됐다. 이듬해에는 규칙을 알아가며 처음으로 국제대회에도 출전했다.




테크볼 경기 모습.

[신화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테크볼 경기는 양쪽 끝이 아래로 휘어진 곡선형 테이블을 놓고 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은 세 번의 터치 안에 상대 진영으로 넘겨야 한다.


손과 팔을 제외한 머리, 가슴, 허벅지, 발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한 선수가 동일한 신체 부위로 두 번 연속 공을 건드리면 안 된다.


같은 신체 부위로 두 번 연속 상대에 공을 넘겨도 안 돼 순간적인 판단력이 요구된다.


테이블이나 상대 선수와 접촉해도 안 된다.


복식에서는 두 선수가 반드시 한 차례 이상 공을 주고받아야 한다.


한 경기는 3세트로 구성되며 2세트를 먼저 따내는 쪽이 승리한다. 각 세트에서 먼저 12점을 따내면 이긴다.


이번 아시안게임 테크볼에는 남녀 단·복식과 혼합복식에 총 5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한 국가에서는 3개 종목만 참가할 수 있다.


주장 이준석(27)을 비롯해 이태빈(25), 김은준(23), 장은서(21)로 대표팀을 꾸린 우리나라는 남자 단식(이준석)과 복식(이준석·이태빈), 혼합복식(김은준·장은서)에 출전한다.


테크볼은 축구는 물론 족구, 세팍타크로와도 닮은 구석이 있다.


프랑스, 헝가리, 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와 함께 아시아에서는 세팍타크로 종주국인 태국이 테크볼 강국인 이유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기간 훈련 중 테크볼을 하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선수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도 테크볼을 시작하기 전 축구와 족구, 세팍타크로를 먼저 경험했다.


축구 선수였던 대표팀 주장 이준석은 축구 4부 리그 격인 K4리그 이천시민축구단(해체)에서 뛰었고 족구도 했다.


김은준도 축구로 시작해 족구 실업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이태빈은 초등학교 때부터 족구 선수로 활동했다.


장은서는 현재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세팍타크로 선수다.


이용섭(45) 대표팀 감독도 20여년을 축구 지도자로 일해왔는데 대한테크볼협회 사무국장으로 행정을 돕고 테크볼 보급에 힘써오다가 이번에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휘봉까지 잡게 됐다.


지난 2월 테크볼의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소식이 전해지자 선수들은 모든 걸 걸었다.


대기업 생산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이준석은 정규직 전환을 기대할 수 있었던 시기에 테크볼 국가대표가 되려고 퇴사했다.


이태빈도 족구 선수로 뛰며 함께해온 보석 디자인 관련 일을 그만뒀다.


제약회사 족구팀에서 뛰었던 김은준 역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가 되자 회사를 나왔다.


대한테크볼협회는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으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대한체육회 인정단체에서 준회원 단체로 승격했다. 하지만 정회원 단체가 아니라서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할 수 없고 훈련비도 지원받지 못한다.


대표팀이 꾸려진 뒤 선수들은 경기도 하남에서 모여 훈련하다 지금은 이천에서 숙소를 잡고 담금질을 이어가는 중이다.




태크볼 국가대표팀.

지난 6월 '테크볼 투어 더저우 2026'에 참가했던 한국 대표팀, 왼쪽부터 김은준, 이태빈, 장은서, 이준석.
[대한테크볼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열악한 여건이지만 지난 5월 선발전을 통해 구성된 대표팀은 바로 6월 중국에서 열린 '테크볼 투어 더저우 2026'에서 남자복식 8강, 혼합복식 16강에 오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달 중국 루산에서 열린 2026 비치 테크볼 인터내셔널 컵에서는 남자복식과 혼합복식 모두 8강에 진출했다.


우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전 종목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특히 양발 공격이 모두 능한 이준석이 나서는 남자 단식에서 내심 금메달도 바라본다.


테크볼 대표팀은 3일 진천 선수촌 벨로드롬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했다. 이천에서 진천이 아주 먼 거리는 아니지만 대한체육회에 요청한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모처럼 국가대표임을 실감했다. 선수촌에 발을 들여놓은 게 처음인 선수도 있다.




왼쪽부터 김은준, 장은서, 이태빈, 이준석.

[대한테크볼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물론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이후'를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다.


이용섭 감독은 "선수들은 모두 간절하다"면서 "특히 개인적 영광보다도 우리나라에 테크볼을 알리고 활성화하기 위해선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다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우리는 어떻게 하죠'라고 물을 때도 있다"며 씁쓸하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고는 "우리가 테크볼을 선택했다. 우리는 아시안게임에도 최초로 출전하는 1세대다. 새 역사를 쓰는 것"이라면서 "선수로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내든 못내든 훗날 지도자나 다음 단계로 가는 길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 길을 함께 만들어 가는 중"이라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대표팀은 오는 14일 결전지인 나고야로 떠나 17일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대회 개회식 다음 날인 20일, 5개 종목의 동메달 결정전과 결승전이 열려 대한민국 선수단의 대회 첫 메달이 테크볼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


경기는 나고야시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얼린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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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4 09: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