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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니폼 입은 고우석 "후회 없다면 거짓말…팀에 힘 보탤 것"(종합)

입력 2026-09-03 17: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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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도전 접고 LG 복귀…계약 기간 1년·연봉 5억원 중 1억5천만원 수령


"현재 1위와 뒤집을 수 없는 격차 아냐…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크다"




포즈 취하는 고우석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3년 만에 친정팀 LG 트윈스로 복귀한 불펜 투수 고우석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9.3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3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LG 트윈스를 상징하는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28)의 눈빛은 복잡했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기쁘다는 마음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 앞으로 LG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책임감이 섞여 있었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고우석은 훈련에 앞서서 미국 생활의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친정팀 LG로 오게 돼 기쁘다고 말한 고우석은 1위 삼성 라이온즈에 5.5경기 뒤처진 3위인 팀 순위를 놓고 "결코 뒤집을 수 없는 격차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팀에 힘을 보태는 게 팬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202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애미 말린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미네소타 트윈스 등 많은 팀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던 그는 올해 7월 미네소타에서 꿈꾸던 빅리그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4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9.00의 성적만 남기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최근 방출 대기 통보를 받은 뒤 LG 복귀를 결심했다.


계약 기간 1년에 연봉 5억원이며, 잔여 시즌 3개월분인 1억5천만원을 받는다.


구광모 LG 그룹 회장은 구단을 통해 "미국에서의 용기 있는 도전 인상 깊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고우석에게 전했다.


다음은 고우석과의 일문일답이다.




기자회견하는 고우석

[촬영 이대호]


-- 오랜만에 LG 트윈스로 돌아온 소감은.


▲ 친정팀 LG로 오게 되어 기쁘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 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 복귀를 결심하게 된 과정은.


▲ 미네소타에서 두 번째 방출대기(DFA) 처리가 된 후 마이너리그로 이관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선택할 수 있었다. 3일 동안 기다렸지만, 영입을 제의하는 팀이 나오지 않았다. 미네소타 구단은 마이너에 남기를 바랐지만, FA를 신청했다. 다른 메이저리그 팀의 제의가 왔다면 당연히 가서 열심히 던졌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남은 시즌 미국에 남는 게 도움이 될지, 한국에 돌아가는 게 나을지 고민한 끝에 결국 한국 복귀를 결정했다.




잠실야구장으로 돌아온 고우석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3년 만에 친정팀 LG 트윈스로 복귀한 불펜 투수 고우석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9.3 jieunlee@yna.co.kr


-- 한국 복귀를 결정한 가장 큰 계기를 꼽자면.


▲ 가족의 존재가 가장 컸다.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고 첫째도 많이 컸다. 마침 5월부터 LG 구단에서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계속해 주기도 했다.


--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4경기를 치른 소감은 어떤가.


▲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면 그 무대에 걸맞은 선수로서 즐길 수 있었을 것 같다. 기회라는 걸 모르지 않았고, 그 기회가 바늘구멍에 실을 넣는 것만큼 어렵다는 것도 알았다.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은 결국 내 실력 부족이다.


-- 현재 몸 상태와 등판 계획은.


▲ 지난주까지 공을 던졌기 때문에 몸에 이상은 없다. 당장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태다. 다만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등판 시점은 코치진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




고우석, 3년 만에 LG 복귀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3년 만에 친정팀 LG 트윈스로 복귀한 불펜 투수 고우석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3 jieunlee@yna.co.kr


-- 다시 LG 유니폼을 입은 기분이 남다를 텐데.


▲ 오자마자 바로 경기 준비를 하다 보니, 계속해서 시즌을 치르는 연장선에 있는 기분이다.


-- 염경엽 감독은 KBO리그의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던데.


▲ 마이너리그팀에 있으면서 투수는 결국 타자와 대결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많이 배웠다. 우선 KBO리그에 다시 빨리 적응하는 것이 먼저다.


-- 짧았던 미국 생활을 정리하는 소회가 있다면.


▲ 후회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내가 좀 더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후회를 앞으로 시즌을 치르고 발전해 나가면서 좋은 스토리로 만들어가고 싶다.


--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


▲ 미국 무대를 피부로 직접 느꼈다. 그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오늘 경기, 내일 경기를 어떻게 뛸지가 더 큰 고민이다.




3년 만에 LG 복귀한 고우석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3년 만에 친정팀 LG 트윈스로 복귀한 불펜 투수 고우석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3 jieunlee@yna.co.kr


-- 직접 겪어본 미국과 한국 야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아직 그런 차이를 논할 만한 경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험하기 전에는 마이너리그라고 하면 '약간 부족한 선수들'이 뛰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부딪혀보니 그 생각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직접 보고 느끼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수준이었다. 담금질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는 점에 좌절하고 실망하기도 했다.


-- 미국 경험을 통해 어떤 부분에서 성장했다고 느끼나.


▲ 한국에 있을 때는 성적이 좋았던 시즌과 안 좋았던 시즌이 있었는데, 왜 좋았고 왜 나빴는지를 명확히 알지 못했다. 미국에 머물면서 그 해답을 찾고 싶었고, 그런 생각으로 올 시즌을 보냈다.


-- 마이너리그에서 글러브 이물질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 그때는 정말 황당했다. 계속 쓰던 글러브였고, 이물질을 쓰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 매일 하던 일상적인 검사 절차였다. 제가 손에 땀이 많은 편인데, 땀과 로진이 섞이면 끈적이는 상태가 된다. 그게 글러브에 조금 묻었는데 심판이 손톱으로 긁어내더니 끈적인다고 하더라. 말이 안 된다 싶어 무조건 소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판정이 뒤집힌 사례가 없다고 해서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다행히 소명이 받아들여져 징계가 (10경기 정지에서 8경기로) 경감됐다.




활짝 웃는 고우석

(서울=연합뉴스) 고우석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계약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9.2 [LG 구단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징계 이후 컨디션 난조로 성적이 떨어졌는데.


▲ 복귀 후 첫 2경기는 괜찮았다. 하지만 등판 간격이 길어지면서 컨디션이 크게 떨어졌다. 잘하고 싶은 욕심에 계속 던지다 보니 성적이 나빠졌다. 메이저리그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오버 페이스를 했고, 컨디션 저하로 성적이 떨어지면서 그 여파가 2주 정도 가더라.


-- 미국 생활 중 영어 소통은 어땠나.


▲ 처음 미국에 갈 때는 걱정이 많았는데 지내다 보니 언어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


-- 이정후 선수와는 연락을 자주 주고받았나.


▲ 평소엔 자주 안 하고 큰 이벤트가 있을 때만 연락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둘 다 그런 이벤트가 많아서 자주 연락했다.




계약서에 사인하는 고우석

(서울=연합뉴스) 고우석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계약하고 있다. 2026.9.2 [LG 구단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photo@yna.co.kr


-- LG 복귀 소식을 전했을 때 동료들의 환영이 컸을 텐데.


▲ 복귀 사실을 널리 알리지 않고 조용히 왔다. 꼭 말씀드려야 할 선배들에게만 연락했는데, 다들 너무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했다.


-- 미국에서도 LG 경기 결과를 꾸준히 챙겨봤나.


▲ 미국 진출 첫해부터 꾸준히 챙겨봤다.


--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 미국행을 선택하는 선수들은 좋은 미래를 꿈꿀 텐데, '내가 왜 미국에 왔는지' 그 초심을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길인 것은 맞지만, 오로지 왜 미국에 왔는지 잊지 않는다면 괜찮을 것이다.


-- 곁에서 아내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 아내가 가장 많이 고생했다. 제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순간도 직접 보지 못해 마음에 많이 걸린다. 사실 아내가 (둘째 출산 준비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 제 빅리그 승격 여부가 나오는 날이었다. 현실적으로 함께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아내에게 장난으로 '네가 비행기를 타면 극적인 상황이 생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꿈에 그리던 빅리그 마운드에 선 고우석

[AP=연합뉴스]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경험이 빅리그 도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나.


▲ WBC에서 잘 던진다고 해서 빅리그 승격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곤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약간은 기대했는데 소속팀에서는 제가 어떻게 던졌는지조차 잘 모르더라. 그때 좀 힘들었다.


-- 짧았지만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은 순간은 어떤 의미인가.


▲ 주변에서는 데뷔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들 한다. 물론 그 순간 자체는 좋았지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쫓기는 마음이 더 컸다.


-- 남은 시즌과 앞으로의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


▲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과정을 겪으며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껏 겪었던 모든 순간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팀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위와 결코 뒤집을 수 없는 격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에 힘을 보태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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