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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핑 간판 팔미아노 카노아 희재 "목표는 金…제 감을 믿어요"

입력 2026-09-03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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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필리핀계 캐나다인…태극마크 선택 "한국인이니까"


나고야 AG 첫 정식종목 출격 "초대 챔피언으로 올림픽 무대에 서겠다"




경기 시흥의 인공 서핑장 웨이브파크에서 훈련을 마친 팔미아노 카노아 희재

[촬영 오명언]


(시흥=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저기 있네요. 우리나라에서 파도 위를 저렇게 날아다니는 선수는 카노아 딱 한 명뿐이에요."


뜨거운 뙤약볕이 일렁이는 수면에 반사돼 눈조차 제대로 뜨기 힘든 경기도 시흥의 인공 서핑장 웨이브파크.


대여섯 명의 서퍼 사이에서도 한국 서핑의 '간판' 팔미아노 카노아 희재(18)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동행한 훈련장 관계자의 말대로였다. 얼굴을 분간하기 힘든 먼 거리였지만, 보드와 한 몸이 된 듯 유려하게 파도를 타고 오르내리는 압도적인 기량은 단연 시선을 사로잡았다.


훈련을 마치고 물 밖으로 나온 팔미아노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피하는 영락없는 18세 소년이었다.


그러나 서핑 이야기로 주제가 넘어가자 이내 눈빛부터 달라졌다.




경기 시흥의 인공 서핑장 웨이브파크에서 훈련하는 팔미아노 카노아 희재

[카노아 희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핑 외에는 딱히 좋아하는 것도, 다른 취미도 없다"는 그는 다가오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서핑의 초대 챔피언 자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궁극적인 목표는 올림픽에서 한국 서핑 사상 첫 메달을 따는 것인데, 전 세계를 통틀어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 선수가 20명 안팎이라 경쟁이 몹시 치열하다"며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는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카노아 희재'라는 그의 독특한 이름은 하와이 원주민어로 '자유'를 뜻하는 카노아와 '기쁨'이라는 뜻을 담은 한국식 이름 희재를 합쳐서 만들었다.


이름은 이국적이지만, 그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이다.




한국 서핑 '간판' 카노아 희재

[카노아 희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퍼 출신인 필리핀계 캐나다인 아버지(멜빈 팔미아노) 밑에서 자란 그는 네다섯살의 어린 나이부터 바다를 놀이터 삼아 파도와 한 몸이 됐다.


아버지를 따라 캐나다나 필리핀 국가대표를 선택할 수도 있었고, 실제로 어릴 적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지만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겠다"는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는 "아무래도 훈련 인프라나 코칭 시스템이 해외가 훨씬 잘 갖춰져 있고 병역 의무도 있다 보니 아버지의 만류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한국에서 계속 살았고 한국이 가장 편하다. 큰 고민 없이 당연히 한국을 선택했다. 부상으로 1년 넘게 쉬는 경우도 있는데, 군대도 다녀오면 될 일"이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무대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다.




한국 서핑 '간판' 카노아 희재

[카노아 희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5살의 나이에 한국 서핑 역사상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지난해 월드서프리그(WSL) 시흥 코리아오픈 롱보드 QS 1000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같은 해 아시아서핑챔피언십에서는 대회 역사상 첫 2관왕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팔미아노는 "한국이나 아시아 선수들 사이에서 내 위치를 굳이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며 "해외에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훨씬 많기에 그들을 뛰어넘는 것이 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앳된 얼굴 뒤에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철 같은 승부사 기질이 숨어있다.


스스로 꼽은 가장 큰 강점 역시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조급해하지 않고 기회를 기다릴 줄 알며, 그 기회가 왔을 때 실수 없이 살려내는 것"이다.




한국 서핑 '간판' 카노아 희재

[촬영 오명언]


대다수 종목이 한 번의 실수로 치명타를 입는 것과 달리, 서핑은 주어진 시간 동안 여러 파도를 탄 뒤, 가장 높은 두 번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른다.


앞서 거듭 넘어지더라도, 결정적인 두 번의 파도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치면 얼마든지 판을 뒤집을 수 있다.


"바다에서는 언제, 어떤 파도가 올지 알 수 없어요. 어떻게 보면 인생과 똑같죠."


어른스러운 통찰을 내비친 팔미아노는 "좋은 파도를 기다렸다가 더 훌륭한 파도를 만날 수도 있고, 끝까지 기다렸는데 아예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적당한 파도와 타협할지, 심리적으로 쫓기더라도 최고의 기회를 기다릴지 선택해야 하는데 결국 자신의 감을 믿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각하는 순간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 내 감을 굳게 믿고, 대회에 나가서도 후회 없이 모든 것을 보여주고 오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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