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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백하나도 31년 만에 여자복식 정상…한국 배드민턴 금메달 2개 수확 쾌거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배드민턴 '퀸' 안세영(삼성생명)이 부상을 털고 화려하게 날아오르며, 3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21-17 21-14)으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년 코펜하겐 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 단식 사상 첫 세계선수권 우승 대업을 달성했던 안세영은 이로써 3년 만에 다시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되찾았다.
무엇보다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온전치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대회 내내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우승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P=연합뉴스]
지난달 일본 오픈에서 왼쪽 발 통증을 호소해 거침없던 우승 행진을 잠시 멈춘 안세영에게 이번 대회는 약 한 달 만의 복귀전이었다.
안세영은 준결승에서는 세계 3위 왕즈이(중국)를 잡아내며 최근 14차례 맞대결 13승 1패의 절대 우위를 이어갔고, 결승에서도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야마구치를 상대로 최근 6경기 전승 행진을 이어가며 적수 없는 '최강자'의 위용을 단단히 뽐냈다.
세계 1, 2위의 맞대결답게 이날 결승전은 마치 남자 복식 경기를 방불케 할 만큼 빠르고 공격적인 랠리로 전개됐다.
1게임 초반 치열한 접전을 펼치던 안세영은 7-7에서 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타기 시작해 11-8로 인터벌을 맞이했다.

[AP=연합뉴스]
15-15 상황에서는 야마구치의 비디오 판독(챌린지) 요청이 성공하며 잠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위기는 거기까지였다.
17-17 팽팽한 동점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안세영은 막판 4점을 내리 쓸어 담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게임 초반에는 절치부심한 야마구치가 거세게 몰아붙이며 먼저 주도권을 쥐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5-6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연속 득점으로 전세를 엎은 안세영은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대각 스매시를 꽂아 넣으며 7-7 동점에서 내리 4점을 따내 11-7로 앞선 채 인터벌을 맞이했다.

[AP=연합뉴스]
휴식 후 야마구치가 11-10 턱밑까지 추격해 왔으나, 안세영은 침착하게 점수를 쌓으며 금세 16-11로 격차를 벌렸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33차례나 셔틀콕이 오간 숨 막히는 랠리였다.
기가 막힌 수비로 상대의 맹공을 막아내던 안세영은 허를 찌르는 절묘한 드롭샷으로 야마구치를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경기 내내 흔들림 없는 페이스를 유지한 안세영은 끝까지 코트를 여유롭게 지배했고, 마지막 매치 포인트에서 야마구치의 범실을 유도해 내며 49분 만에 승부를 매조지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여자 복식 세계랭킹 3위 이소희와 백하나는 세계랭킹 1위 류성수-탄닝(중국) 조를 2-0(21-15 21-15)으로 꺾고 이 대회에서 무려 31년 만에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 여자 복식 조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은 1995년 스위스 로잔 대회의 길영아-장혜옥 조 이후 31년 만의 쾌거이자 역대 두 번째다.
한때 12주간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수성했던 '전직 챔피언' 이소희-백하나는 이번 승리로 현재 세계 1위 조를 상대로 이어지던 최근 4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이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은 지난해 연말 배드민턴 '왕중왕전' 격인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AFP=연합뉴스]
올 시즌 슈퍼 1000 대회인 말레이시아 오픈 은메달, 인도 오픈 동메달, 전영 오픈 은메달 등 굵직한 메이저 무대마다 꾸준히 시상대에 오르며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입증해 온 이들은, 마침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까지 정복하며 결실을 보았다.
두 선수가 짝을 이뤄 이 대회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소희는 앞서 2014년과 2021년에 신승찬과 호흡을 맞춰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어, 이날 금메달을 더하며 세계선수권대회의 세 가지 색깔 메달을 모두 수집했다.
세계 1위인 중국 조는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였으나, 이날 한국 조는 시종일관 경기를 압도하며 빈틈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백하나가 네트 앞을 든든하게 지키며 상대의 흐름을 끊어내면, 이소희가 후위에서 폭넓은 수비와 날카로운 공격으로 코트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AP=연합뉴스]
한국 조는 첫 게임 시작과 동시에 내리 5점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이후 단 한 차례의 동점도 허용하지 않는 여유로운 경기 운영으로 첫 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 초반에는 반격을 노린 중국 조의 거센 공세와 맞붙었으나, 4-4 상황에서 3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금세 흐름을 되찾았다.
7-5에서는 이소희의 기습적인 하프 스매시가 코트에 꽂히며 내리 3점을 추가, 10-5로 달아났다.
경기 후반 13-12까지 턱밑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무려 67차례나 이어진 기나긴 랠리에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득점을 따내는 등 5연속 득점을 쓸어 담아 18-12로 승기를 굳혔다.
집중력이 흔들린 중국 조는 범실을 연발했고, 결국 중국의 마지막 타구가 네트에 걸리면서 한국 조의 우승이 확정됐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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