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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트 시리즈 섭렵…2024년 유럽 진출 뒤 GB3 챔피언십서 활약

[지피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앞으로 3∼4년 안에 한국인 최초의 포뮬러원(F1) 드라이버가 되는 게 꿈입니다!"
6살 때 자전거보다 모터바이크 안장에 먼저 오르고, 만 17세의 어린 나이 때문에 아직 국내 운전면허조차 딸 수 없지만 유럽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누구보다 능숙하게 머신을 몰며 '한국인 최초 F1 드라이버'의 꿈을 향해 질주하는 유망주가 있다.
2008년 12월생 드라이버 이규호의 이야기다.
국내 카트 시리즈에서 6시즌 연속(2018∼2023년) 챔피언을 차지한 이규호는 2024년 유럽으로 건너가 국제자동차연맹(FIA) 카팅 월드 챔피언십 OK-N 부문 한국인 최초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2025년 포뮬러카로 전향해 FIA 미들이스트 F4(1라운드 전체 9위·루키 2위), FIA 스패니시 F4(2라운드 전체 10위·루키 4위), FIA 사우스이스트 아시아 F4(4라운드 전체 2위)에 참가한 이규호는 전 세계 20명만 선발되는 FIA F4 월드컵에도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이규호는 내구레이스인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에 출전하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 멤버로 뽑히는 기쁨을 맛봤고, 올해부터 F1 진출의 등용문으로 손꼽히는 GB3 챔피언십서 활약하고 있다.

[MIK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9월 초 재개되는 GB3 챔피언십 도닝턴 파크 그랑프리(16∼18라운드) 출전을 앞두고 잠시 귀국한 이규호는 18일 연합뉴스와 만나 한국인 최초 F1 드라이버의 꿈을 이루기 위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규호의 모터스포츠 입문은 남달랐다. 자동차와 모터바이크에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 이재헌(45)씨의 영향이 컸다.
자전거를 타기도 벅찬 6살 때 오프로드 트랙에서 장애물을 넘는 모터바이크 크로스에 입문한 이규호는 만 9세 때 레이싱 카트에 데뷔해 독보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시니어 클래스 챔피언까지 섭렵한 뒤 망설임 없이 해외 도전을 결심했다.
이규호는 "카트의 속도감이 제일 재밌었다. 내가 주도하는 레이스 때 분출되는 아드레날린의 느낌이 좋았다"라며 "겁이 없었다. 바퀴 달린 탈 것들은 다 좋아했다. 주말마다 서킷으로 달려 나갔다"고 웃음을 지었다.
2024년 유럽 무대에 진출한 이규호는 나 홀로 지내면서 험난한 적응기를 겪어야 했다.
진출 첫해 벨기에 레이싱 카트팀 단장과 함께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생존 영어'를 익힌 이규호는 프랑스어를 주로 쓰는 벨기에의 환경 때문에 자연스럽게 프랑스어까지 배우며 빠르게 현지 적응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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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차세대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인 '트라젝토리 프로그램'에 선발된 이규호는 올해 엘리트 모터스포츠 소속으로 GB3 챔피언십에 데뷔했다.
15차례 레이스에서 성적은 31명의 드라이버 가운데 랭킹 포인트 134점을 쌓아 종합 10위를 내달리고 있다.
데뷔 시즌부터 순항하는 이규호의 꿈은 단연 한국인 최초 F1 드라이버로 이름을 남기는 것이다.
스코틀랜드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세용(영국명 잭 에이킨)이 2020년 12월 F1 사키르 그랑프리에 데뷔하면서 '한국계 최초 F1 드라이버'로 이름을 남겼지만 아직 '한국인'이 F1 무대에 오른 적은 없다.
이규호는 이에 대해 "GB3 챔피언십을 거쳐 FIA 리저널 챔피언십에서 기량을 완성한 뒤 앞으로 2년 안에 F3 무대에 오르는 게 1차 목표"라며 "F3에서 실력을 증명한 뒤 3∼4년 안에 F1 무대에 오르겠다"고 힘줘 말했다.
다만 이규호의 원대한 꿈에 가장 걸림돌은 재정적인 지원이다.
모터스포츠는 드라이버의 기량만큼이나 머신의 셋업과 소속 팀의 자본력이 성적을 크게 좌우한다.
이규호는 "드라이버 능력에 따른 랩타임의 차이는 솔직히 랩당 0.2∼0.3초 정도인데, 머신 셋업 등에 따라 랩타임이 0.5초 이상 더 벌어진다"라며 "현재 중하위권 팀 소속이라 최적의 셋업을 찾거나 엔진 트러블을 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상위권 팀에 합류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한 게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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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의 아버지 이재헌씨도 "모터스포츠는 돈을 아껴서는 안 되는 종목이다. 하다못해 연습 트랙을 도는 데도 많은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규호는 연습할 시간도 많지 않다"라며 든든한 스폰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실적인 어려움 앞에서도 이규호는 당당했다.
이규호는 "모든 드라이버의 최종 목표는 F1이다. F1 드라이버가 되려면 환경적인 조건도 중요하다. 그런 게 갖춰진다면 F3, F2도 자신 있다"라며 "F3로 직행하기보다는 FIA 리저널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먼저 완성형 드라이버가 된 뒤 좋은 팀으로 이적해 꿈을 이뤄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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