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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감과 싸운 '파리 사격 금' 삼총사 극과 극 스트레스 해소법

입력 2026-08-10 16: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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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진·양지인·반효진, 다가올 아시안게임도 '금빛 표적 조준'




미디어데이 참석한 사격 국가대표들

(진천=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사격 국가대표 선수들이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오예진, 양지인, 반효진. 2026.8.10 ksm7976@yna.co.kr



(진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사격은 0.1점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종목입니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죠."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대표팀 미디어데이.


장갑석 총감독의 말처럼 고도의 집중력과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 사대 위 선수들이 마주하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던 '사격 금메달 삼총사' 오예진(21·여자 10m 공기권총), 양지인(23·25m 권총), 반효진(18·여자 10m 공기소총)에게는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중압감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젊은 명사수들은 저마다의 톡톡 튀는 방식으로 숨 막히는 압박감을 이겨내고 있었다.


파리 대회 당시 "어차피 이 세계 짱은 나다"라는 패기 넘치는 메모가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막내 반효진은 금메달 이후 찾아온 극심한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격 자세 취하는 오예진-양지인

(진천=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사격 국가대표 오예진(왼쪽)과 양지인이 10일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미디어데이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6.8.10 ksm7976@yna.co.kr


반효진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압박감이 컸고, 극복하기 정말 힘들었다"면서도 "결국 중요한 건 '초심'이더라. 꼭 메달을 따야겠다는 생각보다 당장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집중하니 부담감이 사라졌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징크스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그는 "항상 경기 전 '오늘의 운세'를 챙겨보던 징크스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앴다"며 "대신 사주를 봤는데 '올해 후반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신기한 내용이 나오더라. 올림픽 때는 잃을 게 없어 패기 있게 말했지만, 지금은 늘 겸손해지려 노력한다"고 웃었다.


사소한 것에도 스트레스를 잘 받는다는 오예진과 양지인은 훈련장 밖에서 완전히 다른 매력으로 에너지를 발산한다.


오예진은 정적인 사격 종목 특성과 정반대로 '동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을 택했다.




반효진 '태극기와 함께'

(진천=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사격 국가대표 반효진이 10일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미디어데이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6.8.10 ksm7976@yna.co.kr


그는 "요즘에는 노래방에 가서 소리를 '악' 지르거나, 운전하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가끔은 시간을 내서 바다를 보며 머리를 비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둔감해진 미각을 깨우기 위해 '극강'의 신맛을 찾는다는 엉뚱한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오예진은 "'새콤달콤'을 하도 많이 먹다 보니 더 이상 신맛이 안 느껴지더라. 나를 자극할 무언가를 찾다가 더 신맛이 난다는 '쌔콤달콤'을 먹어봤는데 '아, 얘다' 싶어서 정착했다"며 유쾌하게 말했다.


반면 양지인은 '소확행'을 즐기는 조용한 스타일이다.


그는 "저 역시 스트레스를 잘 받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게임을 하거나 쉬는 날 숙소에서 빵과 쿠키를 굽는다"며 홈베이킹이 평정심 유지의 비결임을 밝혔다.


올림픽 챔피언의 부담감에 대해서도 "특별하게 생각 안 하고, 대회에서 금메달 땄던 좋았던 기억만 떠올리려 한다"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전했다.


젊은 금메달리스트들의 재기발랄한 해소법과 대비되는 베테랑들의 '관록' 넘치는 답변은 또 달랐다.




훈련하는 소승섭

(진천=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사격 국가대표 소승섭이 10일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미디어데이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6.8.10 ksm7976@yna.co.kr


사격 선수 데뷔 37년 만에 처음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는 소승섭(48)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느냐는 질문에 "스트레스는 사격으로 푼다. 총이 잘 맞으면 다 풀리더라"는 답을 내놨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라 최대한 덤덤하게 웃으며 사대에 서겠다는 그는 "아들 딸뻘인 어린 선수들과 훈련하며 나보다 어리다고 못하는 게 아니라는 걸 배운다. 상부상조하는 마음"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 산탄총의 맏언니 이보나(45) 역시 쿨한 답변을 내놨다.


이보나는 "저는 스트레스를 잘 안 받지만, 만약 받게 되면 장갑석 감독님을 찾아가 불만을 다 쏟아내고 장난을 친다"며 격의 없는 사제 간의 정을 자랑했다.


이처럼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진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건 지도자의 신뢰다.


장 감독은 "선수들은 칭찬과 격려로 자신감을 불어넣으려 한다"며 "파리 올림픽 이후 2년 동안 선수들이 감정을 조절하는 면에서 정말 엄청나게 성장했다. 2년 뒤 올림픽은 물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엄청난 결과를 낼 선수들"이라고 굳은 신뢰를 보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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