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월드컵] 아르헨 '검은 완장'의 비밀은…대표팀 '전설의 주장' 라틴 추모

입력 2026-07-13 01:19:22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1966년 월드컵 아르헨티나 주장 안토니오 라틴 89세로 별세


축구사에 남은 '10분의 항의'의 주인공…옐로·레드 카드 도입의 단초 제공




오른쪽 팔에 검은 완장을 찬 메시

(캔자스시티[미국]= AP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 리오넬 메시(39)가 스위스를 3 대 1로 격파한 뒤 두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메시의 오른팔에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전설 안토니오 라틴을 추모하는 검은 완장이 채워졌다. 보카 주니어스의 스타이자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라틴은 89세로 별세했다. 2026.7.13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스위스와의 8강전에서 검은 완장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 눈길을 모았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팔에 두른 검은 완장은 향년 89세로 별세한 아르헨티나 축구의 '전설의 주장' 안토니오 우발도 라틴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라틴은 아르헨티나의 명문 축구 구단 보카 주니어스의 스타이자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상징적인 주장으로, 1960년대 아르헨티나 축구를 대표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강인한 투지와 리더십으로 보카 주니어스를 4차례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팬들로부터 '보카의 영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의 업적을 기려 홈구장 라봄보네라에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라틴은 세계 축구사에서도 잊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 주장으로 출전했다가 독일 출신 주심 루돌프 크라이틀라인의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독일어를 하는 주심과 스페인어를 하는 라틴은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았다.


그는 퇴장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통역을 요구했고, 약 10분 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않아 세계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유니언 잭이 그려진 코너 플래그를 움켜쥐고,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위해 마련된 VIP석 앞 레드카펫에 앉아 항의하는 모습은 아르헨티나 축구사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여왕을 모욕하려던 게 아니라, 관중석 아래로 내려가기 싫어서 비어있던 그 자리에 앉아 경기를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심판의 경고와 퇴장 의사를 선수들에게 언어와 관계없이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성을 부각시켰고, 훗날 국제축구계에 옐로카드와 레드카드 제도가 도입되는 배경 가운데 하나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1937년 태어난 라틴은 1956년부터 1970년까지 선수 생활 전부를 보카 주니어스에서 보낸 대표적인 '원클럽맨'이다. 공식전 382경기에 출전해 28골을 기록했으며, 은퇴 후에는 보카 주니어스와 힘나시아 라플라타 등에서 감독을 지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는 아르헨티나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이날 스위스를 연장 끝에 3-1로 꺾고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선수들은 승리의 기쁨 속에서도 검은 완장을 끝까지 착용하며 자국 축구의 '전사'에게 마지막 경의를 표했다.




생전의 안토니오 우발도 라틴(오른쪽)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sunniek8@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7-13 03: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