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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전 1⅓이닝 무실점으로 감격의 프로 첫 승리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고교 시절 내야수로 방망이를 잡던 일본 소년이 일본 사회인야구와 대만 실업 야구를 거쳐 한국에서 프로 데뷔 첫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롯데 자이언츠 아시아 쿼터 오른팔 투수 이이무라 쇼타(28)는 한 편의 영화 같은 경력을 써 내려가는 주인공이다.
이이무라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 2-2로 맞선 9회말 2사 1, 3루에서 구원 등판했다.
팀이 2-1로 앞서가다가 마무리 최준용이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뒤라 분위기는 이미 상대 쪽으로 기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이무라는 강승호를 내야 땅볼로 가볍게 처리해 급한 불을 껐고, 팀 타선이 10회초 폭발한 뒤 스스로 10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 투수가 됐다.
이이무라의 본격적인 야구 인생은 일본 이바라키현 가스미가우라 고등학교 3루수로 시작됐다.
2015년 여름 고시엔 무대에도 '9번 타자 3루수'로 이름을 올렸던 그가 마운드로 자리를 옮긴 것은 그해 여름이 지난 뒤였다.
팀 사정에 따라 갑작스레 시작한 투수 전향 당시 그의 최고 구속은 고작 130㎞대에 불과했다.
오비린대에 진학해 투수로 완전히 길을 바꾼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프로의 문을 넘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아시아 쿼터 투수 쿄야마 마사야를 방출하고 우완 투수 이이무라 쇼타를 새로 영입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아시아 쿼터 투수 이이무라. 2026.6.18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일본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는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고, 대신 그가 향한 곳은 사회인 야구팀인 KMG홀딩스다.
그곳에서도 그는 초반 두 시즌은 부진에 허덕이다가 근력 운동에 매달려 구슬땀을 흘린 끝에 최고 153㎞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이이무라는 지난해 마지막 도전지로 대만을 택했다.
2025년 대만 실업리그 타이중 타이완 라이프 어룽 야구단에 입단해 춘계리그 29이닝 평균자책점 0.93, 부문 1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알렸다.
대만프로야구팀은 이이무라를 테스트 선수로 불렀고, 일본프로야구팀은 연습생 입단을 제의했으나 그의 선택은 한국이었다.
롯데는 부진했던 아시아 쿼터 쿄야마 마사야를 내보내고 총액 7만달러에 이이무라를 영입했다.
서른을 눈앞에 둔 그가 처음으로 '프로야구 선수'가 된 순간이다.
이이무라는 지난달 27일 부산 LG 트윈스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이튿날 첫 홀드를 기록했다.
그리고 1일 두산전에서 마침내 프로 데뷔 첫 승을 손에 넣었다.
이이무라는 두산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롯데가 프로 첫 팀이고, 이 팀에서 첫 승을 얻었다. 팀 투수들이 함께 축하해줄 때 야구했던 지난 시간이 생각났다.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난 세월을 떠올렸다.

[촬영 이대호]
힘겨웠던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주자가 깔린 상황쯤은 큰 위기로 느끼지도 않는다.
이이무라는 "타이트한 상황에 등판하는 것은 전혀 긴장되지 않는다. 지난 주말 경기, 오늘 경기도 긴장되지 않았고 타자와의 승부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팀은 좋은 팀이고,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팀이 후반기에 더 높은 위치에서 순위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맡겨주시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롯데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늦깎이 신인은 동료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롯데 투수들은 하나둘 손에 물통을 들고 이이무라를 그라운드로 불러낸 뒤 차가운 물로 뜨겁게 축하해줬다.
그는 "프로에서의 첫 경험이 롯데여서 감사하다. 팀 동료들이 따뜻하고, 좋지 않은 결과가 있더라도 옆에서 응원해준다. 오늘도 첫 승을 한 후 함께 기뻐해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이무라는 마지막으로 "팀 동료들과 팀 성적을 위해 언제든 등판할 수 있는 몸을 준비하겠다"며 다시 마운드에 오를 각오를 다졌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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