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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AA 기계체조 빅텐 콘퍼런스 신인왕 등 개인 타이틀 41회 수상
아버지 여읜 뒤 처음 찾은 한국…"문화 경험해 보고 싶어"
고향 LA 올림픽서 태극마크 다는 게 꿈…"뜻깊은 순간 될 것"

(수원=연합뉴스) 김동한 기자 = 29일 경기 수원북중의 체조장에서 한국계 미국인 2세 기계체조 선수 클로이 조(20·미국 일리노이대)가 인터뷰하고 있다. 2026.6.29 moved@yna.co.kr
(수원=연합뉴스) 김동한 기자 = "제 고향인 로스앤젤레스(LA)에서 아버지의 나라를 대표해 2028 올림픽에 나간다면 정말 영광의 순간이 될 것 같아요."
지난달 29일 경기 수원북중의 체조장에서 만난 한국계 미국인 2세 기계체조 선수 클로이 조(20)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체조장에는 중등부를 비롯 수원특례시청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고 있었고, 조도 그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여 훈련에 임했다.
조는 지난달 26일 생애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방학 동안 충남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수업을 듣고, 3일부터 사흘 동안 강원 홍천에서 열리는 제51회 KBS배 전국기계체조대회 번외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2006년생인 조는 미국 일리노이대 소속으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 무대에서 활약하는 체조 유망주다.
여섯 살 때 체조를 시작한 그는 입학 첫 시즌인 2025년 미 대학스포츠 주요 콘퍼런스인 빅텐 여자 체조 올해의 신입생으로 선정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조는 힘과 기술뿐 아니라 예술성과 감정 표현까지 담아내는 체조 선수를 꿈꾼다.
그는 "어릴 때부터 나스티아 류킨(은퇴·미국)을 롤모델로 삼았다. 류킨은 체조에 예술성과 춤, 감정을 더한 선수였고, 저는 그가 보여준 체조의 아름다움을 늘 존경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마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종목은 아니지만, 여서정(제천시청) 선수의 도마를 보면 정말 쉽게 해내는 것처럼 보여 큰 영감을 받는다"며 "힘이 넘치면서도 우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클로이 조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미국 대학 무대서 두각…개인 타이틀 41차례 따내
조는 미국 대학 체조 무대에서 이미 경쟁력을 증명했다.
전 종목을 소화하는 그는 이단평행봉을 비롯해 평균대와 마루운동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입학 첫해인 2025시즌 개인 타이틀을 16차례 차지했고, 빅텐 이주의 신입생에도 네 차례 선정됐다.
올 시즌에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조는 이단평행봉에서 10점 만점에 가까운 9.950점을 다섯 차례 기록했고, 개인종합 최고점도 일리노이대 역대 공동 6위에 해당하는 39.575점으로 끌어올렸다.
대학 2년 차인 2026시즌까지 쌓은 개인 타이틀은 41차례에 이른다.
지난 28일 조의 훈련을 지켜본 한윤수 경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기구와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주저하지 않고 기술을 수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좋고 자신감이 돋보인다"며 "마루와 도마 종목에서 기술을 선보일 때 보면 탄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파워풀한 미국식 체조의 강점을 지닌 선수"라고 평가했다.

[클로이 조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한국계 정체성 품고 성장…아버지 떠난 뒤 처음 찾은 한국
이날 인터뷰에서 조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조지윤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조지윤'은 할머니가 지어준 이름이다. '지'에는 '지혜', '윤'에는 '은혜' 또는 '우아함'의 뜻이 담겨 있다.
부산이 고향인 조의 아버지는 조부모의 손을 잡고 1977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가족은 하와이 오아후에서 8∼9년가량 지낸 뒤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했다.
조는 어린 시절 할머니 집을 오가며 한국 음식과 놀이 등 문화를 접하면서 한국계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조는 오랜 시간 한국에 오고 싶어 했다.
아버지가 태어난 곳이자 자기의 정체성이 있는 곳이었지만, 여건상 그동안 와보지 못했다.
아버지 역시 생전에 다시 한국에 돌아오길 바랐지만 소원은 이뤄지지 못했다.
2017년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이후 여러 합병증을 겪으며 병세가 악화했고, 결국 한국 땅을 다시 밟지 못한 채 지난해 5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죽음은 어린 조에게 큰 충격이었다. 3개월가량 체육관에 가지 않으면서 방황하기도 했다.
그래서 조의 첫 한국행은 그만큼 각별했다.
조는 "경기가 끝난 뒤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도 아버지에게 전화할 수 없다는 게 가장 아쉽다"면서 "아버지도 항상 저를 한국에 데려가고 싶어 했다. 예전부터 한국에 꼭 와보고 싶었는데, 일리노이대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찾아보다 충남대 프로그램을 알게 돼 신청했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김동한 기자 = 29일 경기 수원북중의 체조장에서 한국계 미국인 2세 기계체조 선수 클로이 조(20·미국 일리노이대)가 인터뷰하고 있다. 2026.6.29 moved@yna.co.kr
◇ 고향 LA서 올림픽…아버지 나라 위해 태극마크 꿈꿔
미국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도전해볼 만한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조는 태극마크를 달고 2028 LA 올림픽에 출전하길 원한다.
한국 대표로 국제무대에 서기까지는 복잡한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그에겐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도시에서 아버지의 나라를 대표해 뛰고 싶다는 꿈이 더 크다.
이에 이번 KBS배 대회는 조가 한국 체조 관계자와 선수들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조는 "(국가대표 선발을 위해) 앞으로 어떤 단계가 필요한지를 알아갈 것"이라며 "한국에 머물 수 있는 자격을 얻어 국내 팀에 들어가고 싶다. 아직 돌아갈 미국행 티켓을 끊지는 않았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어 "한국을 대표해서 LA 올림픽에 나간다면 정말 영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연합뉴스) 김동한 기자 = 29일 경기 수원북중의 체조장에서 한국계 미국인 2세 기계체조 선수 클로이 조(20·미국 일리노이대)가 훈련에 임하고 있다. 2026.6.29 moved@yna.co.kr
mov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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