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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 안양 '전설' 이돈구의 새로운 도전…플레잉 코치로 '1인 2역'

입력 2026-07-01 0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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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 첫 아시아리그 500경기 눈앞…"9회 우승에 더 큰 자부심"


수비 파트 맡아 후배들 멘토 자처…"시청각 자료 활용해 실전 팁 전수할 것"




새 시즌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이돈구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요람 HL 안양 수비 라인을 든든하게 지키는 이돈구(38)는 다가오는 2026-2027시즌에도 빙판을 지킨다.


이제는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로도 선수들을 지도하는 '1인 2역'을 소화해야 한다.


플레잉 코치로 새 시즌을 준비하는 이돈구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계를 짓지 않고 올 시즌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겠다"며 "플레이어로서 정확히 역할을 해내는 게 저를 믿어주신 분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돈구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HL 안양 이돈구

[HL 안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대표팀 주역으로 활약했고, 소속팀 HL 안양에서는 지금도 대체가 어려운 선수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통산 486경기에 나와 59골과 17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디펜스로는 뛰어난 포인트 능력까지 겸비했다.


이돈구는 다음 시즌 14경기에만 출전하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아시아리그 통산 500경기라는 금자탑을 달성한다.


대기록을 눈앞에 뒀지만, 이돈구의 시선은 개인의 영광이 아닌 팀을 향해 있다.


그는 "500경기도 대단하지만, 팀의 9번 통합 우승 순간을 함께 한 유일한 선수로 남아있다는 게 내겐 가장 큰 자부심"이라며 "나는 단 한 번도 경기 수를 목표로 뛴 적이 없다. 그저 매 시즌 우승한다는 생각으로 뛰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돈구는 하나라도 허투루 하지 않는 선수다.




혼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이돈구

[HL 안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플레잉' 쪽이 '코치' 쪽보다 더 무게가 있지만, 코치 임무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자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팀의 수비 파트를 맡게 된 그는 "플레잉 코치가 너무 복잡한 전술을 건드리기보다, 선수로서의 경험과 실전 팁을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수비수들의 고질적인 나쁜 습관을 짚어주고, 인공지능(AI) 프로그램 등 최신 툴을 활용해 시청각 자료를 곁들일 만큼 학구적인 면모도 보인다.


아울러 "선수로는 다소 직설적으로 후배들에게 말했던 예전과 달리, 선수들의 말을 많이 들어주고 하키에 전념하도록 돕는 코치가 되겠다"는 뚜렷한 방향성도 세웠다.


코치로 가장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백지선 HL 안양 감독의 '경기 전 미팅'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백지선 HL 안양 감독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돈구는 백 감독이 한국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한국을 사상 최초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톱 디비전까지 올려놓은 걸 지켜봤다.


백 감독의 말 한마디, 일거수일투족을 매일 기록했다는 이돈구는 그날 백 감독이 어느 쪽 발로 먼저 경기장에 들어왔는지까지 적었을 정도다.


이돈구는 "감독님은 '선수는 선수, 코치는 코치'라는 확고한 기조를 가지신 분"이라면서도 "당장은 선수 쪽에 포커스를 더 두라는 주문을 받았지만, 코치진 일원으로서 감독님의 세밀한 운영 철학과 리더십을 더 가까이서 체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시즌 HL 안양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레드이글스 홋카이도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우승 트로피는 놓쳤지만, 이돈구는 지난 시즌을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HL 안양 이돈구

[HL 안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베테랑들이 다수 빠진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거치며 다시 팀을 단단하게 가다듬은 시기였다는 것이다.


새 시즌 HL 안양은 선수 7명을 내보내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1라운드 지명 출신인 베테랑 수비수 조 모로(캐나다)를 영입하는 등 새판을 짰다.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대해 이돈구는 "팀 내 무한 경쟁이 펼쳐질 것 같아 오히려 기대된다"고 반겼다.


그는 "어린 선수들은 해볼 만하다고 덤빌 것이고, 기존 선수들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 쉽게 밀리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플레잉 코치로서 어린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팀 전체가 발전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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