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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3개월 전 세상 떠난 아버지 위해…35세 히메네스, 눈물의 첫 골

입력 2026-06-12 1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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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 크게 다쳐 선수 생활 위기도…안방 월드컵 개막전서 추가 골로 승리 견인




히메네스의 골 세리머니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12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


후반 22분 동료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은 멕시코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35·울버햄프턴)는 그라운드를 내달리다가 뛰어오르며 오른손을 하늘로 날린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그러고서 그는 양손 검지를 들어 올려 하늘을 가리켰다. 뒤따라온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받은 히메네스는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손으로 하트도 만들어 보였다.


2013년부터 멕시코 성인 국가대표로 뛰며 간판 공격수로 활약해 온 히메네스가 월드컵 본선에서는 처음으로 터뜨린 골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A매치 120경기 넘게 출전해 45골을 넣었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단 한 골도 없이 월드컵 지역 예선이나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네이션스리그, 친선경기 등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히메네스의 골 세리머니

[AP=연합뉴스]


국가대표가 된 이후 2014년 러시아 대회를 시작으로 빠짐없이 월드컵 본선에 나서고도 지독하게도 인연이 없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골 맛을 본 만큼 감격의 눈물이 흐를 수밖에 없었다.


히메네스는 2011년 멕시코 클루브 아메리카에서 프로 데뷔한 뒤 2014년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통해 유럽 무대에 진출해 꾸준히 활약해 온 공격수다. 그러면서 멕시코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뛰어왔다.


188㎝의 장신에 헤더뿐만 아니라 공격수로의 자질을 두루 갖춘 거로 평가받는 그는 프로 커리어를 통틀어 531경기에 출전해 150골 넘게 폭발했다.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과 잉글랜드 울버햄프턴에서 호흡을 맞춰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이기도 하다. 울버햄프턴에서 뛰다가 2023년 풀럼으로 떠났던 그는 최근 울버햄프턴으로 복귀해 다시 황희찬의 동료가 됐다.




히메네스의 골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생애 첫 월드컵 득점을 기록하기까지 그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2020년 11월 덮친 두개골 골절상은 선수 생활은 물론 인생의 위기였다.


아스널과의 EPL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머리를 부딪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그는 8개월여 재활에 매달린 끝에 복귀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그리고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건재한 채로 자국에서 또 한 번의 월드컵을 맞이했다.


히메네스가 생애 첫 월드컵 골 세리머니에서 하늘을 가리키고 하트를 보낸 건 석 달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인사였다.


히메네스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 온 것으로 알려진 아버지 라울 히메네스 베가는 암으로 투병하다가 올해 3월 62세에 세상을 떠났다.




히메네스의 골 세리머니

[AP=연합뉴스]


멘토 역할도 하며 축구 선수 히메네스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버지와의 이별은 월드컵을 향한 그의 꿈을 더욱 키웠고, 월드컵에서 골을 넣겠다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자국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지켜냈다.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대표팀 감독은 "히메네스가 이번 월드컵은 본인의 대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아주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는 누군가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그는 오늘은 팀의 주전이었고.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아기레 감독은 "그가 개인적인 어려움도 겪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더 큰 동기가 됐을 것"이라면서 "오늘 골까지 넣었으니 그에겐 완벽한 하루가 됐다"고 격려했다.


이 골로 A매치 46골을 기록한 히메네스는 1997∼2008년 국가대표로 뛴 하레드 보르헤티와 멕시코 A매치 최다 득점 공동 2위에 오르며 '살아있는 전설'로 가는 발판도 마련했다.


히메네스는 1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차전에선 황희찬이 있는 한국과 격돌한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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