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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극심한 더위 있는 날엔 경기 시간대 바꿔야"
파리보다 고온다습한 미국 플로리다주 출신에겐 기회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한 기자 = 2026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6천172만3천유로) 초반 판도를 뒤흔든 최대 변수는 우승 후보도, 신예 돌풍도 아닌 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이다.
30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파리의 롤랑가로스에는 최고기온이 섭씨 33도에 달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파리 평년 기온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대회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폭염은 대회 양상과 결과까지 바꾸는 변수로 떠올랐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는 물론, 클레이 코트를 더 단단하고 빠르게 만들어 공의 속도를 높이고 바운드를 키우면서 경기 운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대회 초반 유력한 우승 후보들이 잇따라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는 28일(현지시간)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후안 마누엘 세룬돌로(56위·아르헨티나)에게 2-3(6-3 6-2 5-7 1-6 1-6)으로 역전패했다.
공식전 30연승을 달라던 신네르는 이번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지만, 쓴맛을 봤다.
낮 12시에 시작한 경기는 3시간 36분 동안 이어졌고, 기온은 경기 중 32도까지 치솟았다.
신네르는 승리를 눈앞에 두고 급격히 무너졌다.
3세트 게임스코어 5-1로 앞서다 추격을 허용했고, 5-4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한 뒤 코트를 떠나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이후 얼음주머니와 휴대용 선풍기까지 동원했지만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인 25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39세 노바크 조코비치(4위·세르비아)도 폭염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29일(현지시간) 남자 단식 3회전에서 19세 신성 주앙 폰세카(30위·브라질)에게 2-3(6-4 6-4 3-6 5-7 5-7)으로 졌다.
오후 3시 30분 시작한 경기 역시 기온이 섭씨 29도 안팎을 기록했고, 최고 기온은 33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조코비치는 체인지오버 때마다 얼굴에 얼음주머니를 대며 몸을 식혔다.
마지막 5세트에선 의자에 몸을 기대고 머리에 수건을 올린 채 지친 기색을 보였다.
결국 그는 두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4시간 53분 혈투 끝에 역전패했다.
폭염에 시달리는 건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남자 단식 야쿠브 멘시크(27위·체코)는 4시간 41분 동안 이어진 마리아노 나보네(38위·아르헨티나)와 2회전을 마친 뒤 경련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고, 휠체어를 타고 라커룸으로 이동했다.
두 번이나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2022, 2023)한 카스페르 루드(16위·노르웨이)도 남자 단식 1회전에서 3시간 56분 접전 끝에 승리했지만, 경기 도중 몸이 과열되는 증세를 겪었다.
조코비치는 2회전 경기 후 "그랜드슬램은 코트가 많고 조명도 있다. 극심한 더위가 이어지는 날에는 경기 시간을 늦추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일부 선수들에게는 무더위가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다.
파리보다 고온다습한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성장한 오사카 나오미(16위·일본)는 2019년 이후 7년 만에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3회전에 진출했다.
오사카는 2회전 후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나는 이런 조건이 꽤 좋다. 기온이 조금 더 올라가도 괜찮다"고 말했다.
미국 출신 벤 셸턴(5위)도 상대적으로 더운 날씨가 익숙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미국 선수들은 이런 상황을 많이 겪는다. 플로리다에서 훈련하거나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신체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말했다.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mov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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