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같은 쟁점 놓고 늦게 시작한 행정재판 선고가 먼저 나와
관련자 조사 마친 경찰, 기약 없이 "법리 검토 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이율립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개입 의혹'을 놓고 통상의 사법 체계 시간표가 뒤집히는 촌극이 벌어졌다.
경찰이 고발을 접수하고 2년 넘게 처분을 미루는 사이, 1년이나 늦게 시작된 행정재판의 1심 결과가 먼저 나와버린 것이다.
장기간 소요되는 재판의 결론이 경찰의 1차 수사보다 먼저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로부터 국가 대표 수사기관의 바통을 넘겨받아야 할 경찰의 역량과 의지를 놓고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3일 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정 회장의 징계를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축구협회 패소 판결을 내렸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부당 개입한 정 회장을 중징계하라는 문체부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법원이 판단한 핵심 쟁점이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내용과 대부분 겹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권한 없이 감독 선임에 개입해 협회 내부 기구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의 기능이 무력화됐다고 판단했다. 정 회장의 개입 역시 협회의 주장처럼 단순 면담이 아닌 위법한 '공식 절차'로 봤다.
이는 정 회장의 개입이 협회 업무를 방해했는지 들여다보는 경찰 수사의 본류에 해당한다.
사실관계 자체는 이미 지난해 11월 문체부 감사로 드러났고, 이제는 법원의 사법적 판단까지 나온 셈이다. 수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찰 수사는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1년 만인 2024년 2월, 시민단체의 고발로 시작됐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서울 종로경찰서는 피고발인 등 관련자 조사를 마친 뒤 현재까지도 '법리 검토' 단계에 멈춰 있다.
경찰은 행정 법원의 판단을 곧바로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혐의가 성립하려면 정 회장이 속임수나 강압으로 전력강화위를 방해하려는 '고의성'이 추가로 입증돼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경찰이) 말씀드릴 부분이 아니다. 법리 검토하면서 계속 수사 중"이라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경찰의 수사 지연은 객관적 지표로 봐도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감사원 정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찰의 1차 처분 평균 소요 기간은 63.9일이었다.
가장 오래 걸리는 지능범죄도 평균 102일이면 결론이 났다. 정 회장 수사처럼 2년 이상 소요되는 사건은 통계조차 없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전술 역량 부족과 아시안컵 준결승 직전 불거진 선수단 내분 방치 논란 등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내며 부임 1년 만에 경질됐다.
pual07@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