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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심판위원 "공이 낀 순간, 나중에 떨어져도 볼데드로 인정 2루타"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수비수 3명이 높은 곳을 바라보고 천천히 한 지점에 모였을 때까지만 해도 아웃카운트 하나가 올라가는 건 기정사실로 보였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내야수 노시환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2-1로 앞선 9회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빗맞은 공을 띄웠다.
야구는 공을 멀리 보내는 게 유리하고, 높게만 띄우면 야수의 좋은 먹잇감이 될 뿐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유일한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의 천장 구조물이 노시환과 한화를 살렸다.
노시환의 타구는 구장 천장 구조물에 꽉 끼어서 떨어지지 않았고, 닭 쫓던 개 신세가 된 키움의 좌익수와 3루수, 유격수는 허무한 듯 천장만 바라봤다.
박근영 3루심이 인정 2루타를 선언한 직후 공은 다시 낙하를 시작해 파울 지역에 떨어졌다.
그사이 노시환은 3루까지 뛰다가 먼저 도착한 공에 태그됐지만, 플레이가 멈추는 '볼데드'가 선언된 이후라 2루로 돌아갔다.

[촬영 이대호]
운 좋게 2루타를 치고 나갔다가 구사일생한 노시환은 손아섭의 희생 번트로 3루를 밟고, 상대 폭투로 홈에 돌아와 3-1로 달아나는 쐐기 득점을 챙겼다.
최근 흔들리는 마무리 김서현이 9회말 무사 1, 2루 위기를 간신히 극복하고 3-1로 승리했으니, 만약 노시환이 홈에 못 들어왔다면 한화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고척돔 천장 구조물에 타구가 굴절돼 떨어지는 경우는 종종 있어도, 노시환처럼 타구가 끼는 건 극히 드문 경우다.
양팀 더그아웃에는 내야 페어지역 천장 구조물에 공이 맞거나 끼는 경우를 대비해 고척스카이돔만의 '로컬룰'이 비치돼 있다.
이에 따르면 천장(스피커 등 포함)에 낀 경우는 타자와 주자가 안전 진루권 2개루를 얻는 볼데드가 선언된다.
박근영 KBO 심판위원은 경기 후 "볼이 끼는 건 정말 드문 일이다. 볼데드를 선언한 직후 공이 파울 지역에 떨어졌지만, 로컬룰에 따르면 노시환의 인정 2루타"라고 설명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설종진 키움 감독 대행은 노시환이 3루까지 뛰다가 태그되고도 아웃이 인정되지 않자 심판진에게 항의했다.
만약 이번 경우처럼 공이 끼었다가 떨어지는 경우는 어떻게 판정해야 할까.
박 심판위원은 "일단 공이 끼어서 멈췄기 때문에 나중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인정 2루타"라고 말했다.
'행운의 사나이' 노시환은 "내가 할 수 있는 스윙은 다 했지만, 사실 약간 빗맞은 바람에 전력 질주하느라고 타구가 낀 것은 못 봤다"고 말했다.
3루까지 뛴 이유에 대해서는 "2루까지 열심히 뛰었고, 그때까지 수비들이 공을 못 찾는 것 같아서 인플레이인 줄 알고 3루까지 뛰었다. 그 이후에 인정 2루타라는 걸 알았다. 천장에 맞히는 게 처음 경험한 일이라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선수마저 공이 낀 경우 인플레이와 볼데드 사이에서 헷갈릴 정도로 보기 드문 장면이 나온 것이다.
이날 행운의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한 노시환은 "운도 따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결국 팀이 승리하고 연승을 이어간 것도 기쁘다"며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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