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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사퇴 청했던 판사도 "與, 사법독립 침해…멈춰야"(종합)

입력 2026-11-02 18: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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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편 '동물농장' 빗댄 비판에…판사들 '공감' 댓글 줄이어


법원장도 "조용히 있다 우리도 검찰처럼 공중분해?…목소리 낼때"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최근 사법제도 개편 모습을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댄 현직 법관 글에 '공감한다'는 동료들 댓글이 잇따르면서 파장이 커질지 주목된다.


대법원장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냈던 판사도 법원 내부망에 글을 올려 여권을 향해 "명백히 사법독립에 대한 침해"라며 "부디 이성을 찾고 그쯤에서 멈춰달라"고 적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찬용(사법연수원 44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가 지난달 30일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게시한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는 "공감한다", "동의한다", "지지를 보낸다"는 등 댓글이 20개 넘게 달렸다.


평판사뿐 아니라 지방법원 부장판사, 지방법원장, 고법 부장판사도 댓글을 남겼다.


성 판사는 이 게시글에서 검찰청 폐지와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최근 사법제도 개편 모습을 동물농장에 빗대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미연(27기) 청주지법원장은 댓글에서 "조용히 있는 사이 우리도 검찰처럼 공중분해 되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이제는 목소리를 낼 때"라고 주장했다.


조 법원장은 "하루가 멀다고 사법부를 비난하며 탄핵 운운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 선고되자 국정조사를 추진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판사가 대법원장의 지휘 감독을 받는 하급자로서 지시에 따라 판단한다는 생각이 깔린 것인가"라며 "그건 저를 비롯한 전체 판사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 법원장은 "이미 내란 특검에서 결론이 났음에도 자신들이 원하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면서 '타진요'가 생각났다"며 "사법부의 수장에 대해서도 그럴진대 이후 자신들이 생각한 결론과 다른 판단을 한 판사를 국정감사장에 부르지 않는다고, 법왜곡죄로 법정에 세우지 않는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인사 나누는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 사전 환담장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11.2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윤상도(24기) 서울북부지방법원장, 임해지(28기) 대구가정법원장도 공감한다는 취지의 댓글을 남겼다.


국양근(41기) 광주지법 순천지원 판사는 "사법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는 의제들이 언제, 무슨 계기로 갑자기 튀어나왔는지 그리고 '숙의'가 존재했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얼마나 순식간에 입법됐는지만 보더라도 최소한 그것들이 국민 '모두'를 위해 이뤄진 '발전적인' 변화가 아니라는 것만은 명확하다고 생각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국 판사는 전례 없는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언급하며 "헌정사에서 정치권력이 이렇게까지 대놓고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사법부 수장을 겁박한 적이 있었느냐"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법원장마저 이렇게 난도질하는데 이 모습을 보는 법관들이 정말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재판을 할 수 있겠느냐"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독립과 대한민국의 법치 시스템이 무너져 내리는 이 현실이 참담하고 개탄스러울 따름"이라며 "성 판사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적었다.


한윤옥(35기) 창원지법 밀양지원장도 '삼권분립의 가치와 법관윤리강령 제1조'라는 제목의 답글을 달아 삼권분립과 법관의 사법권 독립 수호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사법권 독립 및 삼권분립이 정치권력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그 독립성을 존중받지 못하고 정치권력에 잠식되고 위협받는 순간 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시민의 것이 아닌 국가 사법권까지 손에 쥔 거대 정치권력의 통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적었다.


이어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그와 같은 역사적 아픔을 이미 경험했고 그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성찰의 흔적은 대한민국 법관윤리강령에도 그대로 남았다"며 '법관은 모든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나간다'는 법관윤리강령 1조를 인용했다.


정욱도(31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여권 관계자분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남겨 조 대법원장에 대한 여권의 국정조사 및 탄핵 논의를 비판했다. 그는 앞서 계엄 정국 당시 조 대법원장의 대응을 비판하며 사법부 성찰이 필요하단 목소리를 내왔다.


정 부장판사는 "새 대법관을 전부 '맘에 꼭 드는 사람'으로 골라 앉혀야만 놓이실 모양이다. 임명 가부만 정할 수 있는 소극적 권한인 임명권을, 대법원장에게 특정인의 제청을 강제할 적극적 권한으로 변질시키려 하신다는 게 저만의 오해일까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 시도에 대한 대법원장의 거부를 빌미로 지난 감정을 실어 대법원장을 쫓아내고자 시작하신 게 탄핵 논의이고 이번 국정조사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는 편이 모두에게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본인이 자리를 지키기로 한 이상 제3자가 사퇴를 강제하는 건 불가능하고 권한남용이 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현실적이지 못한 내란세력 복귀 가능성을 핑계로 그 진압을 명분 삼아 헌법상 권한을 남용한다면, 있지도 않은 반국가세력을 핑계로 계엄을 선포한 내란 우두머리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고도 했다.


이어 "모두 차치하고, 개별재판에 대한 불만이나 영향시도를 실질 사유 삼아 사법부를 몰아붙이시는 것은 명백히 사법독립에 대한 침해"라며 "법관으로서 결코 묵과할 수 없다. 부디 이성을 찾고 그쯤에서 멈추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부장판사는 "사법부에 계엄에 대한 위헌선언을 요구했고 판결의 문제점을 이유로 대법원장께 사퇴를 청했던 1인으로서 (성 판사와) 같은 취지의 말씀을 직접 드린다"며 "안 되는 건 안 된다"고도 했다.




본회의장 퇴장 기다리는 조희대 대법원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11월 정기국회 제11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듣고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을 떠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2026.11.2 nowwego@yna.co.kr


반면 성 판사의 글에 사실상 반박하는 취지의 게시글도 등장했다.


박병곤(41기) 남부지법 판사는 '사법부 독립을 말하기 전에 답해야 할 질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성 판사님의 문제의식과 진정성을 존중하지만, 그 걱정이 충분한 설득력을 얻으려면 사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과정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적었다.


박 판사는 12·3 계엄 이후 법원이 제대로 된 역할을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파기환송 판결 과정은 상당한 논란을 낳았고, 대법관 임명 제청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역시 대법원장 권한 행사의 적절성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적었다.


박 판사의 글에는 "동의한다"는 댓글과 "독립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책임도 질 수 없고 무의미한 존재가 될 것이다", "현재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탄핵 요구 등은 '법원에 대한 정당한 비판'의 도를 넘어섰다"는 반박 댓글들이 달렸다.


사법제도 개편 과정과 사법부 독립을 둘러싼 법관들의 의견 표명이 이어지면서 법원 내부망에서 개별적인 문제 제기를 넘어 내부 공론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논의가 확산할 경우 판사들의 회의기구인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할 수도 있다.


평소 코트넷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던 법관들 외에도 다양한 법관들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은 보통 특정 판사들이 주로 글을 올리는 공간이었는데, 이번 성 판사의 글에는 생각보다 댓글이 많이 달렸다"며 "평소 의견을 드러내지 않던 판사들이 누군가 먼저 목소리를 내자 동의를 표한 것 같다. 법관 다수의 목소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도 "주로 일부 법관들이 코트넷에 글을 올리던 것과 달리 평소 의견 표명을 삼가던 법관들이 이렇게 많이 글을 남기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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