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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개편 한달] ⑤ 손발 묶인 검사, 판사 통해 증거 보완나서

입력 2026-11-01 05: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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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재판부 영장 발부나 사실조회·자료 제출명령 활용


"혐의 입증은 공소청 검사 몫인데 판사가 수사 관여" 우려도




선서하는 신임 검사들

(과천=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한 신임 검사들이 선서하고 있다. 2026.5.7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기자 = 한 달 전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한국에서 수사할 수 있는 검사가 사라졌다. 보완수사도 할 수 없다.


검사가 직접 확보한 진술·자료는 재판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재판 시작 후 판사를 통한 증거 확보 및 보완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직접 증거를 모을 수 없게 된 검사가 재판부에 압수수색영장 발부나 사실조회, 자료 제출명령을 요청해 공소 유지에 필요한 증거를 보강하겠다는 것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494조와 115조에 따라 검사는 공판 과정에서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공소청 직원을 지휘해 집행할 수 있다.


공판 과정에서 재판부를 통해 증거를 보강하는 방식은 이전에도 드물게 활용돼 왔다.


서울중앙지검(현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지난해 12월 불법 도박사이트 조직의 '현금 인출책'으로 범죄수익 15억원을 인출해 전달한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 기소했다.


수사 단계에서 자백했던 A씨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자, 검사는 재판부에 지도앱 검색 내역 등에 대한 압수영장 발부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요청해 A씨의 인출 동선과 거래내역을 확인했다.


경찰에는 보완수사를 요구해 해당 계좌들의 사기 피해 신고 이력을 확인했다.


1심은 지난 9월 A씨 혐의를 전부 유죄로 보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검사가 직접 증거를 확보할 길이 막힌 가운데 앞으로는 이번 사례처럼 재판부에 증거 확보를 요청하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이다.


경찰을 통해 모든 증거를 확보하려면 보완수사 요구부터 추가 송부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공판에 참여하지 않은 경찰이 재판 쟁점을 파악하기 어렵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차장급 검사는 "필요한 자료 범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재판에 참여하는 판사와 검사"라며 "재판부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장 발부 등은 재판부 권한이라 실제 활용 여부는 재판부 판단에 달려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재판부가 사실상 수사에 관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판 도중 재판부가 직접 증거 확보에 나서면 피고인 측은 재판부가 유죄 예단을 갖고 있다고 받아들여 무죄추정 원칙이나 재판의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법원 판사는 "법원은 수사가 아니라 심판을 해야 한다"며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증거가 부족하면 무죄를 선고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판사는 "판사도 고민되는 지점"이라며 "정황만 놓고 보면 혐의가 짙은데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사건이라면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영장 발부도 고민할 수 있다"고 했다.


br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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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1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