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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다 가린 줄 알았는데"…잘린 바코드 틈새 노린 상품권 먹튀

입력 2026-10-27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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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성사 직전 가로채기…구매자 환불에 판매자만 발동동


"바코드 선 두께·간격으로 복원 쉬워"…전문가, 중고거래 시 주의 당부




모바일 상품권 바코드 일부 노출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모바일 상품권의 바코드 윗부분이 노출된 모습을 재현한 삽화. 오른쪽은 해당 부분을 확대한 모습. [챗GPT 생성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풍기 인턴기자 = "이미 사용된 쿠폰이라고 뜨는데요."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36) 씨는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커피전문점 5만원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용으로 올렸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구매자로부터 "상품권이 이미 사용 완료되어 등록할 수 없다"는 항의를 받은 것이다.


정 씨가 해당 상품권 사용 내역을 확인해 보니, 구매자와 채팅으로 거래가 성사되기 불과 2분 전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된 장소 역시 정 씨와 구매자가 거주하는 서울이 아닌,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대구 중앙로역 인근 매장이었다.


중고거래 게시물 사진을 다시 확대해 본 정 씨는 바코드 상단 일부가 실선처럼 미세하게 남아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분명 바코드를 잘라 낸 사진을 올렸다고 생각했던 정 씨는 중고거래 게시물 사진을 다시 확대해 본 뒤에야 바코드 상단 일부가 가느다란 실선 형태로 미세하게 남아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정 씨는 결국 구매자에게 결제 대금을 전액 환불한 뒤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정 씨처럼 바코드를 가린 모바일 상품권이 무단 도용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바코드 가렸는데도"…반복되는 모바일 상품권 무단 사용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바코드 일부분만 노출됐음에도 결제가 이뤄져 피해를 봤다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블로거 A씨는 바코드를 흐리게 처리하고 번호까지 지운 커피 상품권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렸다가 낭패를 봤다. 블로거 B씨 역시 검은색 형광펜 기능으로 바코드를 덧칠한 상품권을 올렸으나 무단 도용 피해를 겪었다. B씨는 이후 직접 사진의 대비와 명암을 조절해 보니 가려졌던 바코드가 쉽게 드러나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피의자는 검거 후 검찰에 넘겨졌다.


또 다른 블로거 C씨는 대구에서 바코드를 가린 백화점 상품권을 당근에 올렸다가 경기 의정부 매장에서 무단 사용된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실제 노출된 바코드를 도용해 실물로 교환하거나 사용한 피의자가 경찰에 덜미를 잡힌 사례도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해 6월 중고거래 플랫폼에 노출된 모바일 상품권 바코드를 도용해 대형마트에서 5만원 상당의 실물 상품권으로 바꿔 챙긴 혐의로 60대 여성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 여성은 범행 수개월 뒤 같은 매장을 다시 찾았다가 이를 눈여겨본 직원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으며, 경찰 조사에서 비슷한 범행을 서너 차례 더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구매자를 가장해 바코드 노출을 유도하는 신종 수법도 등장했다. 구매 희망자가 "상품권을 진짜 갖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바코드 일부만 살짝 보여달라고 요구한 뒤, 판매자가 사진을 보내면 남아 있는 바코드 정보를 조합해 상품권만 가로채고 잠적하는 방식이다. 바코드 일부만으로도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대표적 사례다.




바코드 일부 노출 유도하는 사기 수법

중고거래에서 구매 희망자가 상품권 확인을 이유로 바코드 일부를 보여달라고 요청한 뒤 무단 사용했다는 내용의 대화. [에펨코리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온라인에 올라온 타인의 모바일 상품권 바코드를 무단으로 복원하거나 캡처해 결제하는 행위는 범행 방식에 따라 형법상 사기죄나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적용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 바코드 굵기·간격이 핵심…일부만 남아도 '정상 인식'


바코드 일부 노출만으로 도용이 가능한 이유는 바코드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통상 모바일 상품권에 쓰이는 1차원 바코드는 세로줄의 길이가 아닌, 검은 선의 굵기와 선 사이 여백의 '너비 비율'로 데이터를 식별한다. 세로줄이 아무리 짧게 잘려 나가도 가로 방향 배열이 온전히 남아 있다면 스캔이 가능하다. 상단이나 하단에 실선 수준의 띠 모양만 남아 있어도 포토샵이나 기본 사진 편집 프로그램으로 상하 비율을 길게 늘이면 원본 형태로 쉽게 복원된다.


실제 연합뉴스가 바코드 윗부분만 미세하게 남은 상품권 이미지를 편집해 테스트한 결과, 커피전문점 공식 애플리케이션에서 정상적으로 바코드가 인식되며 상품권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전문가들은 모자이크나 부분 가림 처리만으로는 도용을 막기 어려운 만큼, 개인의 주의뿐 아니라 플랫폼 차원의 기술적 차단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양섭 국립군산대 법행정경찰학부 교수는 "일부만 블라인드 처리하더라도 남은 부분과 바코드 아래 숫자, 번호 체계를 이용해 나머지가 복원될 위험이 있다"며 "판매 게시글에는 바코드와 번호를 어떤 형태로도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교수는 피해가 발생하면 판매 게시물과 거래 내역 등을 확보하고 상품권 발행사에 사용 기록 보존을 요청해야 한다며 "CCTV 보존 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으므로 최대한 빨리 신고해야 사용자를 특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측은 "상품권 판매 글에 첨부된 이미지에서 바코드가 감지되면 수정 안내를 제공한다"며 "게시 이후에도 바코드나 쿠폰 번호 노출이 확인되면 게시글을 미 노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코드가 일부만 노출되는 사례에도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탐지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un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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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7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