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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기다려보자는 의사, 잘 모르겠다는 의사가 신뢰할만 하다"
"대체의료 찾다가 수천만원 사기당하고 이혼에 몰린 환자도 있어"
"정신질환 국가적 지원과 관리 필요하다"…김현아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
[※ 편집자 주= 김현아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 인터뷰 기사는 내용이 많아 다섯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다섯 번째로 병원 이용 방법 등이 들어갔습니다. 지난 9월 8일 송고한 첫 번째 기사는 마약성 진통제의 위험성, 9월 23일의 두 번째 기사는 '3분 진료' 문제를 다뤘습니다. 9월 28일의 세 번째 기사는 의료의 상업성 문제, 10월 12일의 네 번째 기사는 의산 복합체 문제가 주요 주제였습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개인의 스토리와 사진 등이 많이 포함됩니다.]

[윤근영 기자 촬영]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내 관절염 환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허리가 아파서 다른 병원 여러 곳에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사 4명 중 3명은 허리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고, 1명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분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나한테 물었습니다. 나는 수술을 하지 말라고 하는 의사가 1명이라도 있다면 그 말을 믿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요즘처럼 '의사가 방치했다'고 하면서 환자들이 소송을 많이 제기하는 현실에서 그런 말을 하는 의사는 실력이 있고 과잉 진료를 안 하는 의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내 생각이 완전히 맞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보기에 확률적으로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는 김현아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류마티스 내과)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인터뷰는 8월 26일을 시작으로 여섯 차례에 걸쳐 병원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김 교수는 "좀 더 기다려 보자는 의사, 잘 모르겠다고 하는 의사, 지금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의사가 신뢰할만하다"고 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부정확한 상황에서 너무 서둘러서 판단을 내리려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내가 담당하는 자가면역질환의 환자들이 대체의학을 찾다가 사기꾼에게 당하는 일이 있다"면서 "의사의 치료 방법을 잘 따라오면서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1964년 서울 출생인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병원 종양내과 전공의와 류마티스 내과 전임의를 거쳐 2000년부터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류마티스 내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자가면역질환과 골관절염(퇴행성 관절염)의 전문가다. 36세였던 2000년에는 대한의학회 '분쉬 의학상'의 제1회 젊은 의학자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한국 의료계의 현실을 비판하고 개인 경험을 담은 저서들을 내놔서 주목받기도 했다. 그 책들은 '죽음을 배우는 시간'(2020년), '의료 비즈니스의 시대'(2023년),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2023년), '가짜 환자'(2026년) 등이다. 한국 의료계의 상업성, 소비자주의, 불필요한 연명치료, 정신질환에 대한 부실한 국가 관리 등의 문제들이 책에 들어 있다..

사진 속 남성은 골관절염 대가인 골드링 코넬대 교수이며 그 옆의 여성은 골드링 교수의 부인
[본인 제공 사진]
다음은 인터뷰 5차 기사 질문-답변
-- 환자들은 동네 병원 의사를 주치의로 삼아서 여러 가지 건강 상황에 대해 상의하면 좋을 듯한데, 좋은 의사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하나.
▲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환자의 말을 듣고, 잘 설명해주는 의사가 있다면 좋은 의사라고 볼 수 있다. 동네병원 의사 입장에서는 진료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돈을 더 받는 게 아니다. '행위별 수가제'이기에 그렇다. 그런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훌륭한 의사다.
-- 대학병원에 갈 경우 어떤 의사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한가.
▲ 대학병원 의사들의 실력 차가 크지 않다고 본다. 특히 내과계는 '표준적 치료 가이드라인'이 있기에 더욱 그렇다. 암 수술도 마찬가지다. 매우 어려운 특별한 수술이 아니면 의사 간의 실력 차가 크다고 볼 수 없다. 유방암의 최고 권위자인 모 교수는 "유방암 수술은 아무나 하는 것이고, 나는 연구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일반적인 유방암 수술 정도는 자기한테 받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솔직하게 말한 것이다. 나도 멀리 있는 지역에서 굳이 내 진료실을 찾아올 필요가 없다고 환자들에게 말한다.
-- 의사들 실력이 비슷하다는 건가.
▲ 의사는 계속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다. 최선의 치료를 위해서는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 공부를 많이 하는 의사가 있고, 그렇지 않은 의사가 있다.
-- 공부하지 않는 의사가 있다면 왜 안 하는 것인가.
▲ 공부하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다른 재미있는 일도 많은데, 매일 의학 논문을 읽으면서 공부하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다.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야 가능하다. 나는 공부하기 싫어지면 곧바로 은퇴할 생각이다.

같이 사진을 찍은 남성은 독일 뮌스터 대학의 팝 교수 [본인 제공 사진]
-- 1차 진료 기관에서 3차인 대학병원으로 가거나, 대학병원에서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길 때 모든 검사를 다시 하는 경우가 많은데.
▲ 엑스레이의 경우 6개월 이내에 찍은 것이 있다면 나는 다시 찍자고 하지 않는다. 이전 병원에 가서 가져오라고 한다. 그런데 환자들은 다시 갈 수 없다면서 그냥 찍어달라고 하기도 한다. 혈액검사도 한 달 이내에 했다면 다시 하지 않는다. 유전자 검사는 언제 했는지와 상관없이 또 하지 않는데, 시간에 따라 결과가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병원 의사들이 검사를 다시 하자고 하는 것에 대해 내가 일률적으로 뭐라고 하기 어렵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병원이 다시 검사하자는 것은 대체로 수입 차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 그게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병원마다 기계가 다르고 검사방법도 다르다. 그래서 다시 찍자고 했을 가능성도 있다.
--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경우에는 이전 병원에서 찍은 CT나 MRI 사진은 무조건 가져가는 것이 좋은가.
▲ 나한테 온 환자한테 이전 병원의 영상 자료를 가져왔느냐고 물으면 "다시 검사할 건데 왜 가져오라고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는 이전 병원의 영상 자료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 다만 이전 병원의 판독 소견도 같이 가져가야 한다. 판독지 없이 사진만 가져오는 환자들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의사가 자세히 살펴보기 어렵다. MRI의 경우 제대로 찍으면 섹션이 1백장이나 되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그걸 가져오면 영상의학과(방사선과)에 보내서 다시 판독하도록 해야 하는 게 원칙인데, 이 경우 환자가 별도로 판독 비용을 내야 할 수도 있다.
-- 병원 의무기록의 경우 수십페이지에 달하는데, 이것도 모두 복사해서 가져가는 게 좋은가.
▲ 의사 입장에서는 핵심적인 내용만 보면 된다. 그런데 환자는 무엇이 핵심인지 잘 모른다. 그러니 일단 모두 복사해서 제출할 수밖에 없다.

[SNS 캡처 사진]
-- 본인의 전문 분야인 자가면역질환의 경우 그 종류가 매우 많은 듯한데.
▲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베체트병, 혈관염, 전신경화증, 염증성 근염,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다양하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자가면역질환이 더 많다. 과거에는 어떤 증세가 있으면 00 질환이라고 했다. 이제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유전자 변이로 다른 진단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유전자 검사가 발달하면서 질환이 분화되는 것이다.
-- 자가면역질환은 왜 생기나.
▲ 그건 잘 모른다. 유전 영향도 있고, 환경 영향도 있다. 다만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걸리는 질환이 있다. 루푸스의 경우 여성 환자는 남성의 10배 정도 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도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 이상이다. 이런 질환은 성호르몬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 자가면역질환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 류마티스 관절염은 1% 정도, 루푸스는 0.1%다. 다른 자가면역질환은 0.1% 아래로 내려가기도 한다. 대체로 희소 난치성 질환들이다.
-- 자가면역질환은 치료가 잘 되는 편인가.
▲ 약을 쓰면 대체로 염증이 잡히는데, 그게 잘 안되는 환자들이 있다. 이렇게 되면 위험해질 수 있다. 폐에 염증이 생겨서 숨을 못 쉬게 될 수도 있고, 심장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전신에 염증이 생겨서 뇌, 신장, 장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자가면역질환의 심각성이 이전보다 떨어졌다고 했는데.
▲ 예를 들어 과거에는 베체트병에 걸리면 증상이 3∼4개는 됐다. 입 안이 헐고, 피부에 결절 반점이 생기고, 장염이 발생하는 식이다. 이제는 대체로 증상이 1∼2개로 줄었다. 과거에는 베체트병으로 죽는 사람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루푸스는 자가면역질환 중에 가장 위험한 질환 중 하나다. 내 환자 중에 사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체로 루푸스 환자다. 그런데 루푸스도 그 중증도가 이전보다 떨어졌다. 그 이유가 명확히 규명된 것은 아닌데, 생활과 위생의 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 자가면역 질환에 걸렸으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나.
▲ 자가면역질환은 장기적으로 조절하면서 관리하는 병이다. 가장 현명한 것은 의사를 믿고 치료를 잘 따라오는 것이다. 환자가 대체 의료를 찾다가 사기꾼에게 당해 돈만 날리는 경우가 있다. 어떤 분은 수천만 원을 날리고 이혼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런 질환에는 사기꾼들이 많이 꼬인다.

[본인 제공]
-- 사람이 걸릴 수 있는 질환은 수천가지나 되고 다른 우환들도 많으니 삶 자체가 고행의 연속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 괴로움이 하나도 없으면 죽은 사람이다. 디폴트 값(기본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괴로움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감사하면서 지탱하는 게 삶이다. 나도 "오늘 이만큼 힘든 일이 있는데, 이만하길 다행이다"라고 자신을 위로하면서 살아간다.
-- 본인은 감당하기 힘든 일에 직면하면 어떻게 하나.
▲ 나는 책을 쓰면서 마음을 다스린다. 내가 그동안 책을 많이 쓴 것은 그게 힘든 일을 극복하는 나의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책을 쓰면 마음이 정리되면서 어떻게 해결할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 2023년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라는 책도 썼는데.
▲ 내 딸은 나와 달리 음악, 미술 등 여러 분야에서 재능이 많은 아이였다.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 시험일 직전에 등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결국 2017년에는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과거에는 이를 조울증이라고 했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한데, 문제는 이런 질환을 겪는 사람에게 자해와 자살 충동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 처음에 딸의 양극성 장애를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엄마로서 좌절했다. 우리 딸이 힘들어할 때 나는 도와줄 수도 없고, 도와줄 수단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양지웅 기자 촬영]
-- 양극성 장애 환자들은 장애자로 등록되기도 어렵다고 했는데, 그건 무슨 이야기인가.
▲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으로 등록되면 크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혜택이 있다. 조현병 환자들의 경우 대체로 장애인으로 등록되는 것 같다. 양극성 장애 환자는 그렇지 않다. 우리 아이는 00 구청에 세 번이나 신청했으나 모두 거부당하고 말았다. 정신질환 전문의의 진단서와 의견서, 그동안의 입원 서류들을 산더미처럼 제출해도 소용이 없었다. 우리는 조만간 또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 정신 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관리가 허술한 것인가.
▲ 정신 장애에 대해 국가가 방치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족한테 너무 많은 것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가가 생활 보조를 포함해 지원해줄 것은 지원해주고 필요하면 모니터링도 해야 한다. 물론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국가가 별도로 조치를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즉 인권침해와 사회에 대한 위험이라는 측면을 잘 저울질해서 조화로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윤근영 기자 촬영]
-- 본인은 은퇴 후 무엇을 하고 싶은가.
▲ 여행가고 싶다. 미국 단기 연수 시절 가봤던 쿠바는 다시 한번 여행하고 싶은 곳이다. 아무 생각 없이 '멍때리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북카페를 열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 또 하나는 소설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조만간 내가 소설 하나를 출간할 예정이다.
-- 무슨 소설인가.
▲ 추리소설이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고 많이 읽기도 했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써봤다. 문학동네가 해마다 추리소설을 공모하는데, 작년에 운이 좋아서 내가 제출한 작품이 제9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장편 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그걸 책으로 내는 것이다. "의사가 무슨 추리소설이냐?"라는 욕을 먹을 각오로 책을 낸다.
-- 어떤 추리소설인가.
▲ 추리소설은 두 가지로 나뉜다. 그 하나가 알리바이, 트릭(속임수), 밀실 사건을 푸는 정통 추리소설이다. 다른 하나는 사회파 추리소설이다. 범죄는 사회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점을 갖는다. 내가 쓴 것은 사회파 추리소설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 어떤 정치검사가 줄을 잘못 서서 옷 벗고 나갔다. 그런데 두 달 만에 산속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누가 죽였을까?. 소설은 이를 추적해 가는 과정이다. 유력 대선 후보와 그 부인 등 여러 정치적 인물이 등장하게 된다. 책은 다음 달에 시중에 나올 예정이다. 책 제목은 '기소'다.
(인터뷰 5차 기사 질문-답변 끝)

[본인 제공]
<인터뷰 1차 기사 요약>
[삶] "병원서 처방받은 약으로도 마약중독에 빠질수 있으니 조심해야"(9월8일)
완벽하게 건강한 몸은 없다. 살다 보면 병이 생기게 돼 있다. 특히 노화에 따른 질환은 고치기 어렵다. 몸에 좀 문제가 있어도 그걸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통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 섬유근통도 그런 통증 중 하나다. 이는 중추신경계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인데, 염증이나 조직 손상에 따른 통증이 아니어서 진통제가 잘 듣지 않는다. 가능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운동하는 방식으로 통증을 줄여야 한다.
특정 운동을 강도 높게 하라는 것이 아니다. 운동이 생활이 되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잠을 잘 자야 한다. 가공식품은 피하고 집에서 요리해서 자연식으로 먹는 게 좋다.
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는 조심해야 한다. 한 알만 먹어도 중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약에 중독된 청년들이 처음으로 마약을 접하는 곳이 병원인 경우가 꽤 있다.
<인터뷰 2차 기사 요약>
[삶] "다음날 죽는것 모르고 친구들과 카톡하는 청년…너무 가슴아파"(9월14일)
대학병원에 환자들이 지나치게 많이 몰리고 있다. 3차 진료 기관에 경증 환자들이 많이 오면 위중한 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한다. 사람의 질환들 가운데 80∼90%는 동네병원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상급 종합병원에서는 의사가 하루에 100명 이상의 환자를 보는 경우도 꽤 있다. 이렇게 되면 환자 1인당 진료 시간이 3분에 그치기도 한다. 진료 시간이 짧으면 환자가 자기 질환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게 되고, 의사는 섣부른 판단을 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의사가 제대로 된 진료를 하려면 나의 경우 초진에는 환자 1인당 30분 정도, 재진에는 15분 정도가 최소한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렇게 시간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
<인터뷰 3차 기사 요약>
[삶] "대학병원내 교수 급여차 2배이상…MRI등 처방 많으면 급여상승"(9월28일)
대학병원의 교수가 환자를 많이 보고, 고가(高價)의 검사 처방을 많이 내면 연봉이 올라간다. 이러다 보니 같은 대학병원 내 교수 간의 급여 격차가 2배 이상에 이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동네 병원뿐 아니라 대학병원들도 돈을 버는 데 집중하는 측면이 있다. 이는 병·의원의 90% 이상을 개인적 주체가 운영하는 기형적 시스템에서 비롯됐다.
의료 행위에 대한 가치는 수입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병원의 수입과 교수 연봉을 연동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의료 수가(가격) 체계 자체가 왜곡돼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인터뷰 4차 기사 요약>
[삶] "말기암 19세 청년의 죽음…난 의사로서 받아들여야 했다"(10월12일)
의(醫)와 산업체가 결합했다는 것이 의산복합체다, 병원들이 가성비가 떨어지는 수억원대의 항암제를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 낮은 가격의 약이 고가의 약에 밀려나는 것도 의산복합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병원이 낮은 가격의 복강경 수술보다는 환자부담액이 500만∼2천만원에 달하는 로봇수술을 권하는 것도 의산복합체와 관련 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7천달러나 되는데도 돈이 없어서 병원에 못 가는 사람들이 많다. 의료 정책을 할 때는 유권자들의 표 계산만 하지 말고 공론화 자리를 만들어서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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