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기타공공기관으로 보고 의무 없어…이용우 "이사회 방조 책임 물어야"

[한국폴리텍대학 제공]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한국폴리텍대학이 실직자와 취약계층의 직업훈련을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을 홍보비로 과다 전용하거나, 연말 잔액을 털어내기 위해 고급 텀블러 등을 구매한 사실이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드러났다.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확보한 '폴리텍대 홍보비 집행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폴리텍대 캠퍼스 10곳이 기능인력양성 및 장비확충 사업(고용보험기금) 예산의 50% 이상을 홍보비로 집행했다.
해당 사업은 폴리텍대가 중소기업 재직근로자, 중년·여성 등 취약노동자의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작년 예산은 576억8천900만원 규모였다.
그런데 일부 캠퍼스에서는 직업훈련보다 홍보비에 더 많은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캠퍼스는 작년 소규모사업장 훈련 예산 5천226만원 중 4천285만원(82.0%)을 홍보 물품 구입에 썼다. 성남캠퍼스는 외국인근로자 한국어 훈련 예산 3천590만원 중 2천32만원(56.6%)을 홍보비에 지출했다.
연말 잔액 소진용 물품 사재기 관행도 적발됐다.
성남캠퍼스는 작년 12월 19일 손톱깎이 세트 562개, 볼펜 3천개를 한꺼번에 구입했다가 반년 넘게 창고에 넣어두고 올해 하반기에서야 꺼내 썼다.
또 '홍보용 선물은 1인당 5만원 이하'라는 지침을 넘겨 5만7천500원짜리 텀블러 100개를 구매한 사실도 드러났다.
광주캠퍼스는 홍보 물품으로 무선키보드·마우스 세트 200개를 2천800만원을 주고 사들였다.
아산캠퍼스는 애초 100만원으로 편성된 홍보예산을 1천175만원까지 대폭 늘린 뒤, 524만원 상당의 전동그라인더 외 3종을 구매했다. 해당 캠퍼스는 사들인 물품의 관리대장조차 작성하지 않았다.
이밖에 사무실 잉크 카트리지, 고급 백상지 등을 기능인력양성 홍보비로 회계처리하는 꼼수 등이 확인됐다.
폴리텍대 측은 "대학 모집 일정이 연말에 있어 홍보비 연말 집행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으나, 2026년도 모집일정 620개 중 11∼12월 개시되는 과정은 259개(41.8%)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예산 부적정 전용 배경으로는 폴리텍대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예산 변경 내역을 이사회나 주무부처에 상세히 보고할 의무가 없는 점이 지적된다.
이용우 의원은 "실직자와 취약계층의 자립을 위해 쓰여야 할 피 같은 고용보험기금이 눈먼 돈으로 전락한 것은 이사회가 기관 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라며 "이런 캠퍼스들의 일탈을 사실상 방조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노동부 조사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비공개로 실시됐다.
ok9@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