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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휘발유 뿌린 직원 이름 대며 위치 물어…"가만 안 둔다" 발언도
앞서 특허 법인 상대 사기 혐의 고소도…경찰 '무혐의' 결론 이후 방화
1차 감식 결과 사무실 출입구에 인화액체 뿌린 정황…유류용기 국과수 의뢰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건물 두 곳에서 연달아 방화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가 서울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6.10.20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조현영 기자 = 경찰이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불을 질러 20명 가까이 다치게 한 혐의로 체포한 70대 남성에 대해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체포한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54분께 신명빌딩 3층과 낮 12시 1분께 한양빌딩 4층에 잇따라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변리사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불을 낸 두 곳은 모두 특허 법인 사무실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방화 직전 특정인을 찾았다는 진술을 확보해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경찰은 전날 방화 피해자 조사 중 A씨가 방화를 실행하기 전 특허 법인 사무실에서 마주친 직원에게 상표·디자인 업무를 담당하는 부장급 직원 B씨의 이름을 대며 그가 어디서 근무하는지 물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들었다.
직원으로부터 "B씨가 누군지 모른다. 알아봐 줄 수 있다"는 답을 듣자 "필요 없다"고 답한 뒤 곧장 사무실 입구에 인화물질을 뿌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또 경찰은 A씨가 거주하던 집 주인으로부터 "(A씨가 방화 당일) 집을 나서면서 사기 친 놈 가만 안 둘 거다"라며 복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진술도 얻었다.
아울러 경찰은 소방과 현장 합동 감식 결과, A씨가 2차 방화 지점인 한양빌딩 4층 특허 법인 사무실 출입구 앞 바닥에 인화성 액체를 뿌려 불을 낸 모습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보했다.
1차 방화 지점인 신명빌딩 3층에서도 특허 법인 사무실 출입구 바닥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A씨가 특정인에 대한 살인의 의도를 갖고 있었다는 증거가 추가로 확보되면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 용기(말통)에 대해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방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1일 경찰·소방 등 관계자들이 신명빌딩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2026.10.21 saba@yna.co.kr
A씨는 2022년에도 이번에 불을 지른 두 곳을 찾아가 특허 등록 관련 불만을 토로하고, B씨 등 직원들에게 휘발유를 뿌리며 협박하다 구속돼 유죄판결 받음 전력이 있다.
방화 피해를 본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변리사에 따르면 A씨는 4년 전 방화 시도 당시 특허 법인이 제공할 수 없는 '종이 등록증'을 달라고 요구했고,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기 집 벽에 특허 등록증을 걸어두는 등 '실물 등록증'에 집착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앞선 방화 시도로 구속된 이후에도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며 앙심을 품었고, 출소한 뒤에는 전날 불을 낸 특허 법인 중 한 곳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 강서경찰서는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로도 의심을 지우지 못한 A씨는 방화를 계획한 뒤, 범행 한 달 전 집 주인에게 연락해 범행 당일인 지난 20일에 맞춰 주거지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경찰은 파악했다.
이어 범행 닷새 전에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방문해 휴대전화 해지 방법을 문의했고, 나흘 전인 지난 16일에는 강서구 주거지 인근에서 플라스틱 말통 2개와 라이터, 인화 물질을 구입하는 등 범행을 준비했다.
휘발유는 범행 전날인 지난 19일 구입했다.
범행 당일에는 집에 있는 짐을 모두 치웠다.
경찰은 A씨의 주변 정리가 수사에 혼선을 주거나 도주를 염두에 둔 것인지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A씨를 상대로 2차 조사를 하는 한편 A씨 주거지 인근 마트와 주유소를 방문해 라이터와 인화물질 구입 시기 등을 확인하고 CCTV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A씨가 불을 지른 뒤 동대문 한 식당에서 소주를 마시며 식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그의 방화 이후 행적도 조사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20일 방화 혐의로 체포된 70대 남성 A씨가 화재 발생 전 인화 물질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 2026.10.20 [연합뉴스 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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