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특허청 등록디자인공보 확보…불 난 두 건물 특허법인이 각각 등록 대리
2022년에도 등록증 문제로 직원 위협…경찰, 범행 동기·수법 등 조사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건물 두 곳에서 연달아 방화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가 서울 수서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에게 문건을 펼치고 있다.
A씨는 범행 경위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특허 법인이 사기를 쳤다"라며 취재진을 향해 문건을 펼치며 경찰서로 들어갔다. 2026.10.20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전재훈 조현영 기자 =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연쇄 방화를 저지른 70대 A씨가 불을 지른 해당 특허법인 사무소 두 곳을 통해 운동기구 디자인을 본인 명의로 등록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검거 직후 범행 동기로 "특허법인이 사기를 쳤다"고 주장했지만, 확보된 등록공보에는 두 건 모두 A씨가 만든 것으로 기재됐고 권리도 A씨 명의로 등록돼 있었다.
21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특허청 등록디자인공보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근력운동기구', 2020년 '운동기구' 디자인을 각각 특허청에 등록했다.
디자인 등록은 제품의 모양과 외형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는 절차다. 확보된 공보에는 등록된 디자인의 도면과 설명, 디자인권자 등이 명시돼 있다.
두 공보 모두 디자인을 만든 사람을 뜻하는 '창작자'와 권리를 가진 사람인 '디자인권자' 항목에 A씨의 이름이 기재됐다.

[특허청 등록디자인공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19년 등록된 '근력운동기구'는 같은 해 4월 17일 신청돼 8월 23일 등록됐다.
대리인은 화재를 겪은 신명빌딩 3층에 입주한 특허법인 B사의 변리사가 맡았다.
도면에는 양쪽 받침대가 원통형 봉을 지탱하는 형태의 기구가 담겼다.
사용자가 봉 위에 올라서 두 팔을 벌리고 균형을 잡거나 몸을 회전하는 모습도 제시됐다.
기구에 대해서는 "원통형 봉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선 상태에서 좌측 또는 우측으로 360도 회전하면서 신체의 작은 근육을 자극해 근력을 향상하는 운동기구"라고 설명했다.
2020년 등록된 '운동기구'는 같은 해 2월 12일 신청돼 12월 4일 등록됐다.
대리인은 또 다른 화재 피해 건물 한양빌딩 4층에 입주한 특허법인 C사였다.

[특허청 등록디자인공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두 건 모두 특허법인 측이 A씨를 대신해 등록 절차를 진행했으며, 등록 당시 디자인에 대한 권리는 A씨에게 부여됐다.
그런데도 A씨는 두 업체가 자신을 속였다고 주장하며 2022년에도 이들 사무실을 찾아가 직원들을 위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A씨는 그해 12월 두 업체 사무실을 찾아가 직원들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와 가위로 위협해 이듬해 4월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수협박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번 범행 역시 특허 등록증 발급 문제를 둘러싼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해외 상표 등록을 의뢰한 뒤 온라인 등록증만 발급된다는 안내를 받았으나, 종이 등록증을 요구하며 변리사가 자신의 상표를 훔쳤다고 의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잔불을 정리하는 등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2026.10.20 ksm7976@yna.co.kr
A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54분께 신명빌딩 3층과 낮 12시 1분께 한양빌딩 4층에 잇따라 불을 질러 10여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도주했다가 같은 날 오후 동묘앞역 인근에서 긴급체포됐다.
경찰서로 압송되던 A씨는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에게 "특허 법무법인에서 사기 쳐서"라고 답하고, 피해자들에게 "앞으로 사기 치지 말라"고 했다.
경찰은 A씨가 특허 관련 사안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보고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조사하고 있다.
writer@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