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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3.0] 스리랑카 노동자들의 '대모' 서아이라 "도울 수 있어 행복"

입력 2026-10-20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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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서 16년째 한국생활 고충 상담


추락한 공군 조종사 구한 사례 등 발굴 "서로 돕고 사는 게 인정"




안산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서아이라 씨

(안산=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에서 16년째 스리랑카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원하는 서아이라씨. 2026.10.19 seva@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2022년 서해상에 추락한 공군 조종사 2명을 구출한 스리랑카 수산업 노동자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 장기 체류 비자를 받도록 도운 일이 기억납니다. 안정적인 비자를 받게 된 것보다 스리랑카 사람들이 남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라는 것을 알린 게 더 기뻤죠."


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에서 16년째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있는 서아이라(53) 씨는 스리랑카인들에게 '대모'로 불린다.


각 지자체에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가 있지만 스리랑카어로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이가 거의 없기에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은 안산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온다.


이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도 다양하다.


고용허가제와 관련된 근로 계약서상의 불이익, 공장에서 일하다 다쳤을 경우 산업재해 보상 신청 등에서부터 시작해 체류자격 및 생활 법률 상담, 집 구하기, 인권 침해 사례 구제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를 안은 이들이 서 씨를 찾아온다.


그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양식장에서 일하다 조종사를 구한 일을 적극적으로 알린 이유는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에서 온 사람들의 착한 심성을 알리고 싶어서였다"며 했다.


당시 비행기 추락 현장의 김 양식장에서 일하던 스리랑카 청년 3명은 누구보다 먼저 조종사를 구하러 달려갔다. 주변에서 남의 일에 뭐 하러 신경을 쓰냐 그냥 일이나 하자는 말도 있었지만 사람을 구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들의 선행은 3주 후 이들이 센터를 방문해 서 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알게 됐다.


서 씨는 센터장에게 보고했고, 법무부에까지 선행 사례로 공유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조종사 구한 스리랑카 노동자 3명

전투기 조종사를 구출한 스리랑카 노동자들과 상담원 서아이라와 센터장. [안산시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제공]


서 씨는 "스리랑카에서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으로 건너온 이들의 제일 큰 목적은 돈을 버는 일이지만 있는 동안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서 잘 자리 잡도록 돕는 일이라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고 소개했다.


한국 생활 중에 겪는 언어 장벽이나 다양한 고충에 대해 세심하게 상담하고, 또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이들과 소통하며 권익을 지원하는 일이라 보람도 크다.


학창 시절 스리랑카에서 한국인을 만나 결혼한 그는 22년 전 남편을 따라 한국으로 이주했다.


한국 생활 초창기 그는 한국어를 못해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모든 게 낯선 데다 말을 못 하니 더 힘들어서 스리랑카로 돌아가고 싶었다"며 "열심히 한국어를 배웠고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면서 한국 생활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요즘 스리랑카에서 건너온 젊은 노동자들에게 제일 먼저 해주는 조언이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라'이다.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리랑카인을 처음 만나는 한국인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언어와 문화를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더욱이 한국어를 몰라서 받는 손해나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한국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출국 만기 보험은 일종의 퇴직금 같은 것"이라며 "행정사나 노무사를 통해서 서류를 작성하지만 한국어를 모르니 제대로 된 것인지 불이익은 없는지 불안해서 서류를 들고 센터를 찾는 이들도 많다. 한국어를 잘하는 것이 한국 생활의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공군 조종사 구출한 스리랑카 노동자들

[안산지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제공]


서 씨는 "산업현장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스리랑카인을 좋게 바라볼수록 양국 관계는 더 좋아질 것이고 스리랑카 노동자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편견이 존재하고 있다며 "외국인이라고 하면 우선 꺼리고 좀 무서워하는 이들이 많은데 알고 보면 여리고 심성도 착한 사람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 생활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 누가 날 도와줄 거라고 하고 막연히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속담의 '목마른 이가 우물 찾는다'는 것을 살아보니 알겠더군요. 도움을 요청하든 도움을 주든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게 중요합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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