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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형' 대전환…보유종 59종→33종

입력 2026-10-19 05: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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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호랑이·코끼리 보내고 아무르표범 등 새 식구…'백화점식 전시' 탈피


'도심활보' 얼룩말 세로도 작별…사바나 등 4개 숲속형 생태구역으로 재조성




서울 광진구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 광진구 능동에 있는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이 현재 59종인 동물을 33종으로 줄이고 동물들이 생활하는 방사장은 두 배 이상 넓히는 등 동물복지 중심의 '숲속 동물원'으로 탈바꿈한다.


사자와 호랑이는 이미 부산으로 '이사'를 마쳤고, 2023년 탈출 소동으로 유명해진 얼룩말 '세로'도 최근 서울대공원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내년에는 코끼리도 떠나고 대대적인 '집수리'에 나선다.


19일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총사업비 약 285억원을 들여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을 재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단은 올해 '동물원 재조성 계획'에서 동물 사용 공간 확대와 원서식지 유사 환경 조성을 재조성 핵심 방향으로 제시하고, 운영 방향도 과거 '백화점식 전시'에서 동물복지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동물의 종류는 줄이고, 동물이 사용하는 공간은 크게 늘리는 것이다.




서울 광진구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코끼리 관람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59종인 보유 동물은 재조성 뒤 33종으로 줄일 예정이다.


반면 전체 동물원에서 방사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3%에서 60% 이상으로 확대한다.


여러 종류의 동물을 좁은 공간에 모아 보여주기보다 전략적으로 선정한 동물에게 원래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과 충분한 생활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동물들의 '대(大) 이사'는 이미 시작됐다.


벵갈호랑이 1마리와 사자 1마리, 망토원숭이 1마리, 아누비스개코원숭이 3마리는 지난 7월 30일 개관을 준비 중인 부산시립동물원으로 옮겨졌다.


부산시가 포유류 종을 보강하기 위해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이들을 무상 임차한 것이다.


부산동물원에도 호랑이 1마리가 있고, 사자도 살고 있지만, 기존 개체에 새 식구를 보태기 위해 서울에서 한 마리를 더 받았다.


펭귄 11마리와 흑따오기 2마리, 두루미 1마리는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집을 옮겼다.


남아 있는 두루미와 해오라기, 돼지꼬리원숭이 등도 다른 동물원으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


한때 서울 도심을 누비며 화제가 됐던 얼룩말 세로도 지난 8일 서울대공원으로 이사 갔다.




방사장 거니는 얼룩말 '세로'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지난 2023년 3월 23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탈출했던 얼룩말 '세로'. 세로는 23일 오후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우리를 부수고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하다 붙잡혀 3시간여만에 돌아왔다. 2023.3.31 already@yna.co.kr


세로는 2023년 어린이대공원 우리에서 탈출해 주택가와 도로를 돌아다니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진 수컷 얼룩말이다.


현재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 중인 세로는 그곳에 살고 있던 암컷 얼룩말과도 조우할 예정이다.


향후 합사와 번식 여부에 따라 새로 태어나는 세로의 새끼가 어린이대공원으로 보내지거나 세로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2023년 세로의 탈출은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사육환경과 동물복지를 다시 돌아보게 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울타리는 국내 기준을 충족했지만, 넓은 초원에서 무리 생활을 하는 얼룩말이 홀로 비교적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했다는 점 등이 주목받으며 2030년 이후로 잡혀 있던 동물원 재조성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져 실제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


어린이대공원의 대표 동물이던 코끼리도 내년에 더 넓은 공간을 갖춘 다른 동물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재조성이 끝나면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는 사자·호랑이·코끼리를 볼 수 없게 된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사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류도 원칙적으로 사육 대상에서 제외한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동물원 특성상 매년 겨울이면 유행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동물원 운영이 제약받게 되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대신 연못과 녹지를 조성해 야생 조류가 자연스럽게 찾아오고 시민들이 이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새 식구도 들어온다.


공단은 유럽의 종 보전 프로그램과 연계해 아무르표범을 들여오기 위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과거 어린이대공원에서 사육했던 동물들과 함께 스라소니와 반달가슴곰, 삵 등도 새 동물원의 구성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유라시아수달과 점박이물범, 일본원숭이, 다람쥐원숭이, 알락꼬리원숭이 등 현재 있는 동물 가운데 재조성 방향에 맞는 종은 계속 사육하면서 번식 등을 추진한다.


동물원을 구획하는 방식도 바뀐다.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재조성 조감도 (4개 생물기후형 공간)

[서울시설공단 서울어린이대공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은 맹수사·초식사·원숭이사·물새사 등 동물의 계통에 따라 9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지만 재조성 이후에는 사바나·열대림·아시아온대림·초원 등 4개 생물기후형 공간으로 바뀐다.


같은 서식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중심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콘크리트 광장과 넓은 관람로는 숲속을 걷는 느낌의 작은 길로 바꾸고, 유리창이나 창살 너머로 동물을 보는 대신 주변 경관 속에서 자연스럽게 동물을 관찰하도록 한다.


동물병원과 교육장, 사무실, 상황실 등을 갖춘 교육센터도 신설한다.


공단이 그리고 있는 최종 모습은 말 그대로 '숲속 동물원'이다.


주말이면 5만명 넘는 시민이 찾는 도심 공원의 특성을 살려 동물을 구경하기 위해 줄지어 이동하는 동물원이 아니라, 숲을 걷고 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동물을 만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환경부의 동물원 허가제 시행에 따라 2028년 말까지 강화된 시설·복지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와도 맞물려 있다.


공단은 지난해 기본계획과 투자심사를 거쳐 올해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며 내년 초 설계 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경욱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예전처럼 많은 동물을 백화점식으로 보여주기보다 동물이 자연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는 쪽으로 동물원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며 "동물과 시민 모두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숲속형 동물원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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