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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류 안 보이는 교원 지적에 대학 방어논리로 '겸직제' 등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양수연 기자 = 내달 도입되는 외국 대학 학자의 국내 대학 전임교원 겸직제가 석학의 내실 있는 기여 없이 '지표 부풀리기' 전략으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같은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다음 달 20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지난 5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외국 대학 겸직에 관한 특례' 조항이 신설됐다. 법이 공포된 후 6개월이 지나 시행되는 것이다.
개정안 핵심은 교육공무원법을 적용받는 각 국립대 총장 허가를 받으면 외국대학 재직 중이더라도 '전임 교원'으로 임용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는 양교 모두에서 '전임' 신분을 받는 게 어려워 우수 연구자 초빙이 쉽지 않았다.
외국에서 대단한 성과를 보인 학자가 국내 정·부·조교수로 발탁되려면 본 소속을 포기하고 넘어와야 했다.
개정법에 따라 국내·외국 대학의 전임 신분을 동시에 인정하면 상대 학교나 연구자 당사자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유연한 국내 활동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긴 미국 대학 여름방학 구간을 이용해 석학들을 데려와 연구·교육 활동을 맡길 수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기사와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이런 변화는 국내 학술·연구 역량을 키우는 데 전 세계의 우수 학자들을 제대로 활용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추진됐다.
오석진 전 교육부 차관은 2024년 말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외국 학자가) 한두시간 정도만 와서 (강의)하는 걸로는 실질적으로 해외 학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지 못했다. 그냥 지나가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좋은 취지로 '겸직제'가 도입되지만 '학술용병'에 쓰일 것이란 부작용이 우려된다.
국내 사립대학들이 벌이는 '지표 경쟁'에 왜곡된 방식으로 겸직제가 동원될 가능성 때문이다.
개정법에 따른 겸직제 적용 대상은 국립대지만 주요 사립대도 법안 발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사립학교법상 교원 자격은 국·공립대 규정을 준용하기에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서울 한 사립대는 외국 교원 운용실태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개정법을 방어논리로 꺼내며 "유수 대학·연구기관과 유연한 교류·전략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 빅토리아대 소속이지만 2022년부터 이 대학에 비전임 교원으로도 속한 세계적 원로 수학자 A 교수는 지금까지 160편 넘게 양교 소속처가 병기된 논문을 냈으나 국내 교원과 공저는 물론 강의 이력도 없었다.
이외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술탄대 소속의 또 다른 세계적 수학자 B교수도 2023년부터 이 소속이 병기된 논문을 100편 넘게 출판해 2천여 피인용 횟수를 이 대학에 안겼으나, 공저 논문을 비롯해 이렇다 할 교원 활동이 확인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이들의 학내 활동이 잘 관찰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실험 장비를 매개로 협력이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타 학문과 다른 이론 수학 분야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종의 연구교수로서, 급여를 지급하는 정당한 고용 관계가 있는 만큼 논문에 자교 소속이 계속 기재되는 게 마땅하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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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비전임'인데도 임용만을 근거로 구체적 학내 기여가 없는 고인용 연구자 활용을 정당화하는 마당에 개정법이 시행되고 사립대들이 이를 준용하면 또 하나의 '학술용병' 영입 통로가 될 수 있다.
개정법은 겸직이 허용되는 외국 교원의 분야·절차 등 기준을 대통령령에 맡기는 구조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입법예고된 교육공무원임용령에는 이 기준이 "외국대학 교원의 채용 분야를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첨단·신기술 분야 및 기초학문 등 '그 밖의 대학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분야'"로 명시됐다.
여기에 대학의 인사위원회 심의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사립대에도 이런 조항들이 그대로 준용된다면 전임 교원 임용에 각 총장의 뜻이 상당 부분 반영된다.
총장 등 수뇌부가 국제 논문·피인용 횟수나 대학 랭킹에 연동되는 국제화 지표를 보강한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특정 학자에게 본국에서의 원격 근무를 허용하는 등 느슨한 조건의 전임 계약을 제안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대학들이 일단 고용 관계만 성립시키면 책임 있는 학내 활동 없이도 '소속'을 매개로 해외 우수 학자 성취를 배분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한 겸직제도를 오용할 수 있다.
교육부는 앞서 학술용병 의혹이 제기되자 실태조사에 나섰으나, 대학들이 제시한 '국제 연구 교류 증진' 등도 교원 주요 실적으로 수용해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연구윤리 전문가이자 세계적 문헌정보학자인 로크만 메호 베이루트 아메리칸대 교수는 "실질적 소속이 성립하려면 연구 협력이 지속적이고, 교육·학생 지도·학사 행정 등 대학 핵심 기능에 뚜렷하게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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