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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탄은행 '2026 연탄나눔 재개식'…봉사자 100여명 참여

[촬영 김채린]
(서울=연합뉴스) 김채린 기자 = "손에서 손으로 천천히 하나씩 옮길게요. 힘내자!"
날씨가 부쩍 쌀쌀해진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서울연탄은행 '2026년 연탄나눔 재개식'이 진행됐다.
연탄 가격 상승과 배달의 어려움으로 취약계층의 겨울나기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날 봉사자들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올겨울 첫 온기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참여해 주민들에게 총 5천개의 연탄을 나눴다.
봉사자들은 각자 지게를 짊어지고 마을 곳곳을 누비며 개미마을 주민들에게 직접 연탄을 배달했다.
연탄 한 장의 무게는 3.65kg이다. 단체는 "연탄 한 장의 무게처럼 36.5도의 따뜻한 체온을 어르신에게 전달한다고 생각하자"며 참가자들에게 힘을 북돋웠다.
연탄을 나른 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봉사자들의 목장갑이 어느새 새카매졌다.

[촬영 김채린]
첫 번째로 연탄을 받은 김재식(84) 어르신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올겨울 따뜻하게 보낼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다"며 지팡이를 짚은 채 봉사자들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했다.
이날 봉사 현장에는 7살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였다.
딸과 함께 왔다는 봉사자 손승완(45)씨는 "아내가 신청해줘서 참여하게 됐다. 힘들지만 기분이 좋다"며 "연탄 나눔으로 어르신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엄마와 함께 참여한 강윤우(12)군, 강다윤(10)양은 거의 몸집만 한 지게에 연탄을 싣고는 가파른 길을 쉴 새 없이 오르내렸다. 얼굴에 까만 연탄 가루를 묻히고는 "재밌다"며 해맑게 웃었다.

[촬영 김채린]
어렸을 적부터 엄마와 함께 연탄 봉사를 했다는 김건우(16)군은 익숙한 듯 연탄 8장을 한 번에 등에 이고 좁은 골목을 거침없이 올랐다.
'힘들지 않냐'고 묻자 "힘들지만 즐겁다. 하다 보면 몸이 아프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아픈 줄도 모른다"며 "연탄 나눔으로 어르신들이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시기를 바란다. 그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다"고 했다.

[촬영 김채린]
연탄은 과거 대표적인 서민 난방 수단이었지만 경제 발전과 함께 기름보일러와 도시가스가 보편화하면서 사용 가구가 꾸준히 줄었다.
총가구 수 대비 연탄 사용 가구 비율은 1988년 77.8%(823만4천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006년 27만가구에서 2019년 10만가구, 2023년 7만4천여가구, 지난해 5만9천여가구로 줄었다.
하지만 쪽방촌과 판자촌, 달동네, 반지하, 무허가주택 등에 사는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는 여전히 연탄이 주요 난방 수단이다.
이들은 통상 10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 약 7개월간 이어지는 추위를 견뎌야 한다. 가구당 한 달에 150∼250장의 연탄을 때어야 냉기를 쫓을 수 있다.
하지만 연탄을 쓰는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연탄 가격 인상으로 공장 공급 가격이 장당 100원 오른 데다 개미마을처럼 경사가 심한 지역은 장당 수백원의 운반비가 추가로 들기 때문이다.
좁고 가파른 골목 탓에 배달 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곳도 적지 않다.
단체는 "전국 6만 연탄 가구의 한 달 사용량을 250장으로 하면, 한 달에 1천500만 장의 연탄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안전하게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연탄 나눔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 허기복 대표는 "연탄 봉사에 대해 주변 다섯 분에게만 알려줘도 어르신들의 방을 하루 동안 따뜻하게 할 수 있다"며 "연탄은 여전히 많은 이웃에게 꼭 필요한 온기다"라고 말했다.

[촬영 김채린]
lyn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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